北전술과 병력 大해부....북한의 군사도발 이렇게 이뤄진다
北전술과 병력 大해부....북한의 군사도발 이렇게 이뤄진다
  • 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 승인 2018.11.15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북한 비핵화’를 내세우며, 북한과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판문점선언에 이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북군사합의서에 서명했고, 지난 1일부터는 휴전선 일대 한국군의 전술활동을 전면 금지시켰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완전히 비무장 상태로 만들고 관광지화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조차도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에만 관심을 가질 뿐 북한군 재래식 전력은 논외로 치고 있다. 이는 사실 김영삼 정부 이후 군 당국이 “재래식 전력에서 비교하면, 북한군에게 양적으로는 열세지만 질적으로 우세”라고 홍보를 하면서 다들 믿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전쟁은 기술로만 되는 게 아니어서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한반도 전쟁 시 대규모 인명 피해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해외 전문가들 또한 북한군 재래식 전력을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미 랜드 연구소는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여기서 “한국 주도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려면 김정은이 좋은 지도자이자 선량한 협상가로 둔갑하는 것을 막고, 통일이 완료될 때까지는 상당한 수준의 재래식 전력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북한 방사포는 여전희 수도권에 위협적이다 / 유용원의 군사세계
북한 방사포는 여전희 수도권에 위협적이다 / 유용원의 군사세계

북한의 남침 전술 - 방사포·기갑전력·특수부대로 사흘 내 수도권 포위

남북군사합의 이후 한국군은 중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동시에 중부전선 등에서 비무장지대에 있는 전방초소(GP)를 철거 중이다. 2019년에는 남북도로연결까지 할 것이라고 한다.

첫 지뢰제거 작업이 벌어지는 곳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일대다. 해발 281m의 작은 야산인 ‘화살머리 고지’를 중심으로 육군 5사단이 지뢰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곳은 2013년 6월 김정은이 찾았던 북한 오성산 까칠봉 GP와도 멀지 않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백마고지와 함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한국군 2사단과 프랑스 대대가 수만 명의 중공군을 피로 막아낸 곳이다.

당시 유엔군이 화살머리 고지를 어떻게든 지키려 한 이유는 남북한 간의 침공 경로이자 주변을 감시하기 좋은 위치여서다. 강원도 철원 일대의 평야는 수도권 북쪽 파주 평야 일대와 함께 북한군 남침 시 중요한 통로다. 북한군은 김정일 때부터 전쟁 시 보름 이내에 한반도를 통일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갑전력을 중심으로 한 돌파전술을 훈련해 왔다. 이는 구 소련군의 종심기동전술((Operation Moving Group, OMG)을 북한군 상황에 맞게 바꾼 것이다.

OMG 전술은 소련군이 바르샤바 조약기구 병력과 함께 서부 유럽을 최대한 빠르게 점령하기 위해 만든 전술이다. 간략히 설명하면 이렇다. 우선 특수부대가 적 후방의 기간시설, 군부대에 테러를 가한다. 동시에 ‘묻지마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를 저질러 적의 질서 유지를 어렵게 만든다. 적이 내부 질서 유지로 정신이 없어지면 공격을 개시한다.

처음은 방사포 등 대규모 포병 전력이 적 진영을 초토화한다. 이어 공격 헬기와 병력 수송용 헬기가 선봉에 서서 적 진영 내부를 박살낸다. 그러면 기갑전력이 보병들을 태운 차량과 함께 전선을 뚫고 들어간다.

냉전 당시 소련군이 계획했던 1일 이동속도는 하루 50km 이상. 이때 적 후방으로 깊이 들어간 기갑전력과 보병은 최대한 빨리 적 후방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옆에 있던 전력들은 이미 뚫린 전선으로 몰려들어 구멍을 계속 넓힌다. 후방의 예비부대는 전방 부대를 지원하면서 적 지역에서 계속 전투를 벌인다.

북한군은 이를 응용해 전쟁 시 대규모 기갑전력과 특수부대를 앞세워 하루 평균 60km 이상을 진군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남침 초기에는 한국군의 저항으로 속도가 느리겠지만, 전방에 배치해 놓은 1000여 문의 방사포·장사정포로 먼저 한국군 부대를 공격한 뒤 경기 파주와 강원 철원 일대의 평야 지대로 대규모 기갑 전력을 투입하면 사흘 이내에 수도권을 포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 인천뿐만 아니라 평택, 용인, 안성 등 경기 남부지역까지 포위한 뒤 다른 한 축은 고속도로 주변을 타고 부산까지 파죽지세로 진군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북한군은 한국군의 저항이 강하면 화학무기까지 사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북한군 기갑전력과 방사포, 장사정포, 특수부대는 따로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술적 목표를 위해 동시에 움직인다. 지금 정부가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전방 지역의 해안포나 포병 전력이 후퇴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방사포와 장사정포는 휴전선 북쪽 10km 이상에서도 한국 수도권과 전방 지역 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

한국군이나 몇몇 군 출신 안보전문가들은 “한국군 전차는 2400대 가운데 대부분이 3세대인 반면 북한군은 대부분 2세대나 2.5세대여서 우리가 전력면에서 우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은 한국군에는 없는 Su-25같은 대지공격기, 병력 수송과 함께 공격 헬기 역할을 하는 Mi-24, Mi-8, Mi-17 같은 다목적 헬기 16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기동전 때 전방을 파고드는 것은 특수부대원이다. 이들은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S)을 장비하고 있어 한국군 육군 항공전력에 큰 위협이 된다. 여기다 한국에서 만만하게 보는 전차가 4300여 대다.

북한 신형 스텔스 고속정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 연합
북한 신형 스텔스 고속정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 연합

SLBM 탑재 잠수함, 고속정, 독사 미사일 가진 북한 해군

한국에서 북한 해군을 평가할 때면 주로 함정의 배수량이나 화기의 성능, 방어능력 등을 본다. 특히 수상함 전력을 자주 비교한다. 한국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과 상륙함 등의 대형 함정이 있지만 북한군에는 소형 어뢰정과 구형 고속정밖에 없다는 점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자위 대상이다. 하지만 북한 해군의 위협은 바다 위보다는 수중, 그리고 해안에 있다.

북한 잠수함 중 최소한 3척은 탄도미사일(SLBM)용이다. 북한은 소련이 붕괴한 뒤인 1993년 12월 러시아로부터 골프급 잠수함 1척을 도입했다. 1994년 5월에 또 한 척을 구매했다. 당시 러시아는 북한에 수출한 골프급 잠수함의 미사일 발사관과 사격통제장치 등은 모두 제거하고 고철로 팔았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폭로가 지난 몇 년 사이에 나왔다.

2015년 5월 8일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고래급 잠수함에서 SLBM 북극성 1호를 발사한 것이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북한은 골프급 잠수함 2척 외에도 신포급(일명 고래급) 잠수함을 최소 2척 보유하고 있다. 신포급 가운데 한 척은 수직발사관이 하나여서 사실상 실험용이지만 두 번째 잠수함은 골프급처럼 수직발사관이 3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유사시 골프급과 신포급 잠수함에서 9기의 SL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북한이 SLBM에는 반드시 핵무기를 탑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전쟁 때 핵무기가 최후의 수단이므로 쓸 생각은 않는 서방 국가들의 생각에 불과하다. 북한은 SLBM에 화학무기나 생물학 무기도 탑재할 수 있다. 9발의 SLBM에 각각 VX가스나 탄저균과 같은 생화학무기를 실어 한국 대도시와 도로 위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그러면 수만 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생길 것이고, 정부는 전쟁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북한 해군은 또한 2015년 2월 신형 고속정을 만들어 전방에 배치했다. 기존의 구식 고속정이 아니라 VSV(Very Slender Vessel)라고 부르는 ‘파도 관통형 고속정’이다. 해상에서의 속도는 90km/h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스텔스 선형의 미사일 고속정도 새로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 이 미사일 고속정은 자동조준 포탑과 함께 Kh-35 대함미사일 4기, 단거리 대공미사일을 장착했다.

1990년대 중반 러시아가 개발한 Kh-35는 길이 3.85m, 직경 0.42m, 발사 총중량 480㎏, 탄두 중량 145㎏, 최대 사거리는 130㎞로 인도와 미얀마, 베트남에도 수출된 미사일로 서방 진영의 ‘하푼’과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다. 북한 해군은 Kh-35를 다른 형태로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2017년 4월 김일성 생일 열병식 때 실체가 확인됐다. 북한이 ‘금성 3호’라고 부르는 이 미사일은 궤도차량에 4기를 적재해 해안에서 적 함정을 공격한다. 마치 한국 해병대가 운영하는 ‘해성’ 지대함 미사일처럼 보인다. 2017년 4월 이 미사일을 쐈을 때는 사거리가 200km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해군은 이외에도 신형 공기부양정과 고속 반잠수정을 개발하고, 기존의 소형 공기부양정과 고속정에 무유도 로켓 BM-21을 장착해 해안 침투 역량을 강화했다.

핵무기 없어도 위협적인 북한 전략군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고 해도 운반 수단을 없애지 못하면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에는 여전히 위협이 남는다. 북한은 김정은이 집권한 뒤 자신감을 얻었는지 육군 예하에 있던 탄도미사일 부대들을 한데 묶어 전략군을 창설했다. 북한 전략군은 거의 모든 탄도미사일을 관리·운용한다.

한미연합사가 파악한 데 따르면 북한 전략군은 평안남도 성천군 백원리에 사령부를 두고 예하에 1사단(스커드), 2사단(노동), 3사단(무수단 등 장거리 미사일)과 9개 여단을 거느리고 있다고 한다. 1미사일 사단은 6개 대대에 64개 발사대, 2미사일 사단은 3개 대대에 37개 발사대를 갖추고 있다.

화성-14형이나 화성-15형 같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평안남도 은산군 대흥군, 자강도 전천군 갈골동, 자강도 화평군 무명산, 평안북도 삭주군 등 4곳에서 운영 중이라고 한다. 여기에 26호 공장, 118호 공장, 125호 공장, 약전기계공장, 잠진군수공장 등 미사일 생산 기지, 25곳의 지하 미사일 기지 등을 갖고 있다.

북한 전략군의 스커드 미사일이나 노동 미사일이 아무리 구식이라고 해도 최소 300km 이상의 사거리에 1톤에 가까운 탄두를 장착하고 있어 매우 위험하다. 북한이 발사하면 2~3분만에 서울에 도착하는 이런 미사일은 한국군의 전투부대가 아니라 공항, 항만, 군수기지, 사회기반시설 등을 노리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북한 미사일 가운데 비교적 신형에 속하는 ‘독사’ 탄도미사일은 원형이 된 구 소련의 SS-21을 개량해 사거리를 늘리고 정확도를 높였다. 2014년 8월 시험 발사 당시 독사 미사일은 220km를 마하 5.3으로 비행했다. 이는 한국군이 미사일 발사를 즉각 발견했다고 해도 대응할 수 없다는 의미다.

북한 전략군은 최근 새로운 탄도미사일까지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스커드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사거리 250km의 ‘파테-110’ 미사일, 중국제 WS-2 대구경 방사포를 개량한 사거리 200km 이상의 ‘KN-09’ 무유도 로켓을 이미 확보했다. 러시아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9K720 이스칸다르’와 매우 흡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018년 초에 공개했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이스칸다르를 실전 배치한 것이 2006년이라 북한이 이를 도입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 미사일이 독사의 개량형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참고로 이스칸다르 미사일은 사거리 500km에 불과하지만 속도가 워낙 빠른데다 ‘편심 탄도(Eccentric Ballistic)’ 기능을 갖고 있어 요격 미사일로는 막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연히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 이스칸다르 미사일은 한국군이 자랑하는 ‘현무-2’ 탄도미사일의 원형이기도 하다.

이런 위협적인 탄도미사일 수백여 기를 가진 북한 전략군이 전쟁 초기에 장착한 모든 미사일을 한국과 일본으로 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또한 그 공포로 인해 한국군의 전쟁수행능력은 크게 쇠퇴할 것이다.

이처럼 북한은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없다고 해도 한국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외 군사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에 “통일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재래식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앞서 소개한 베넷 선임연구원의 주장도 그런 맥락이다.

군사전문가들의 충고 “통일 때까지는 군사력 강화해야”

베넷 선임연구원은 현재 한반도 통일에 대한 담론이 대부분 평화통일 방식에만 편중돼 있고, 이마저도 김정은 체제 이후를 염두에 둔 연구가 거의 없으며, 한반도 통일은 일단 시작되면 성공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를 크게 9가지로 나눴다. 한반도 전쟁, 김정은 정권 붕괴, 남북 간 평화적 합의에 따른 통일이라는 세 가지의 큰 줄기를 두고, 한반도 전면전 시 북한의 무력통일 성공, 한미 연합군의 북진 통일, 북진 통일 이후에는 한국의 북한 재건 성공 또는 실패 등으로 나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9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남북 간의 합의에 따라 한국이 주도하는 평화로운 통일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꼽았다. 김정은 정권이 갑자기 붕괴한다고 해도 한국이 무턱대고 북한 지역에 개입하려고 했다가는 전쟁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그렇게 되면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는 물론 경제적·사회적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이를 복구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넷 연구원은 이처럼 남북 통일에 있어서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 때문에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뿐만 아니라 재래식 군사력을 더 강화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심리전과 정보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북한군의 재래식 전력 상황을 안다면 그의 주장을 수긍할 수밖에 없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