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키 가츠히로 "한국과 일본 서로 갈등할수록 북한에 유리"
아라키 가츠히로 "한국과 일본 서로 갈등할수록 북한에 유리"
  • 강시영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1.30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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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키 가츠히로, 일본 다쿠쇼쿠대학 교수·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대표
인터뷰 강시영 미래한국 기자 / 사진 홍정석 미래한국 기자

아라키 가츠히로 일본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대표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이 단체는 대다수가 납북 일본인인 실종자를 찾기 위한 시민단체이다. 아라키 가츠히로 대표는 게이오대학에서 한국정치를 전공하고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한 후 현재 다쿠쇼쿠대학 교수로 있어 한국을 자주 찾는다.

이번에는 작년 5월 발족한 특정실종자 유가족 모임 회원들과 함께 와 한국의 납북가족 대표를 만나고 휴전선과 전쟁기념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을 가졌다. 위안부재단 문제로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대법원이 강제동원 배상판결을 내림에 따라 한일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미래한국>이 아라키 가츠히로 교수로부터 일본 내의 반응을 들어 봤다.
 

아라키 가츠히로 
일본 다쿠쇼쿠대학 교수,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대표

- 이번에 한국 방문 목적은 무엇입니까.

제가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대표로 일하고 있는데 유가족 모임이 1년반 전에 결성됐습니다. 그들과 함께 와서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과 만나 양 단체의 교류를 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공동의 관심사를 논의하며 협력해나가기로 했습니다. 휴전선을 돌아보고 전쟁기념관을 찾아 제2연평해전 조형물도 봤습니다.

- 최근 한일문제에 대한 일본 내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한국과 일본이 우호적이지 않을수록 북한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물론 북한인권에 관한 관심도 멀어지게 합니다. 한국 대법원이 징용배상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일본의 우파뿐 아니라 일반 국민, 특히 학생들까지 일단 약속한 것을 번복하는 한국과 어떤 약속을 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습성이 있어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실제 대법원 판결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보고 일본 국민들은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쌓인 상태입니다.

실정법으로 역사를 재단하는 것은 무리

- 한국에서는 1910년 한일병합조약이 적법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견해를 나타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때 한일합방은 ‘이미’ 무효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애매하게 표현한 것이죠. 한일병합조약이 무효든 아니든 1910년부터 1945년까지의 시대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군의 점령하에서 일본 보호라는 명분으로 만든 영문 헌법을 번역해서 오늘날까지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이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 70년이라는 역사는 사실로 인정해야 합니다.

- 독도가 법적, 역사적으로 일본의 영토가 아니라는 주장을 일본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영토분쟁 문제는 어느 나라나 다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 일본과 러시아의 쿠릴열도 문제가 있죠. 보통 실효적 지배를 하는 나라는 문제 제기를 안합니다. 일본에서 볼 때 실효적 지배를 하는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합니다.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서 분쟁화하기를 원하고 있어 분쟁화 될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 참가자들과 소녀상 / 연합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 참가자들과 소녀상 / 연합

- 양국 관계의 개선 전망이 있을까요?

지금 한반도에 대한 일본 식민지배가 끝난 직후보다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됐다고 봅니다. 한국에는 좌익은 물론 우익 중에도 반일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일본의 지배에 있었지만 일본을 이해하던 세대가 퇴장하고나자 좌익이 반일감정을 이용하는 프로파간다가 성공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됐지만 일방적으로 친일파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일본의 식민지배 하에서라도 교육 증진과 산업 부흥에 힘쓴 것은 일본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조선민족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본과 북한의 수교 가능성은 있다고 보시는지요.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북한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해서 일본의 납북피해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관심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미국이 군사적인 압박을 해야 북한이 일본과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것입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과 대화하고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남북군사합의를 하는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급할 게 없는 것이죠. 북한은 외부에서 자금이 들어가야 살 수 있는 나라인데도 그렇습니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가 진전되지 않고는 북한과 협상을 할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당분간 일본과 북한 수교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 북핵 문제를 일본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일본은 핵무기를 가지지 않은 상황이라 특별한 입장은 없습니다. 다만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미국과 합의하면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를 어겨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이 있기 때문에 미국과 대화를 하는 것인데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북한이 하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을 배려하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등 실질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의 경제문제 등이 잘 안풀리니까 간판 정책인 남북관계 개선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판단을 합니다. 얼마 전 있었던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냉면 발언 에피소드가 남한이 북한에 끌려가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하겠습니다.

-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은.

작년에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7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재작년에 비해 40% 증가한 것입니다. 일본 기업들이 구인난으로 한국에서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도 활발히 개최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호감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위안부 문제나 징용배상 판결이 나오는 상황을 보며 모순을 느끼는 일본 국민들이 많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이해의 폭을 넓혀 양국의 교착 상태를 푸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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