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文정부의‘탈미통북’ 이대로는 안 된다
9·19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文정부의‘탈미통북’ 이대로는 안 된다
  •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승인 2018.12.0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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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예비역 장성 수백 명이 참여해 조직한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일동’이 주관하고 본지 <미래한국>이 후원한 이날 토론회에는 300여 명의 예비역 장성들이 참석한 가운데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의 사회로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박휘락 국민대 교수, 신원식 전 합참차장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이에 토론회의 주요 발표내용과 토론을 지면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한반도에 ‘퍼펙트 스톰’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안보 여건은 ‘완벽폭풍(Perfect Storm)’이란 강한 폭풍을 만들어내는 모든 요소들이 결합되고 갖춰지고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Perfect Storm을 만드는 6가지 조건을 말한다면 따뜻한 저기압 공기, 찬 고기압의 공기, 열대성 습기 등이 결합되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의 안보 상황과 연결하여 설명한다면 완벽폭풍의 하나하나의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첫 번째 조건은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다. 미국의 군사학자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상호주의 국가와 기회주의 국가 차원에서 분석한 바 있다. 이 논리에 비춰 본다면 북한은 기회를 노리고 있는 기회주의 국가다. 반면 한국은 협력적인 상호주의 국가라는 것이다. 상호주의 국가는 상대방에 따라 대응하는 반면에 기회주의 국가는 상호주의 국가를 역이용한다. 예를 든다면 ‘상호주의 국가’가 대응하지 않겠구나라고 생각(오판)하고 공격할 때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도 그래서 일어났고 한국전쟁도 마찬가지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첫 번째 조건은 재래식 전력이다.

세계 군사력 비교 자료, 특히 국방비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의 군사력은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방비 자체가 군사력이 될 수는 없다. 인건비, 무기도입비 등 많은 돈이 드는 한국과 병사들 봉급을 거의 주지 않고 무기 구입에 큰돈이 들지 않는 북한의 군사비를 단순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핵을 빼고 본다면 한국의 군사력을 1로 볼 때 북한의 군사력은 1.6 정도, 핵을 포함하면 북한이 1.9 정도 된다고 보면 현실에 부합한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국방비가 많은 것이 유리하겠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는 아직도 북한의 군사력이 남한보다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제1조건을 평가해 봤을 때 북한의 기습적 도발의 조건은 매우 성숙해 있다고 판단된다. 이런 상황이 믿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북한이 김포반도로, 철원 쪽으로 대규모로 기습 공격한다면, 또 화학탄으로 공격해서 서울을 포위한다면 어떻게 하겠는지 상상해 봤으면 한다.

두 번째 조건은 핵이다.

북한이 핵을 몇 개 보유하고 있는지 외국에서는 많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한 번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최근 10월 1일 통일부 장관이 국회 보고에서 북한 핵무기에 대해 약 20개 내지 많게는 60개 정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말한 것이 유일하다. 국방백서에조차 북한이 핵을 개발했다는 말조차 없는 실정이다.

북한이 핵으로 한국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미국에게 조차 위협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최소억제전략 차원이다. 쉽게 말한다면 미국이 북한을 초토화 시키는 것보다 만에 하나 북한 핵이 로스앤젤레스에 떨어지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는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다. 즉 이런 이유로 북한이 핵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근본적 목적은 더 이상 한국을 지원하지 말라는 경고다. 즉, 두 번째 폭풍의 조건인 핵문제도 무르익었다고 판단한다.

세 번째 조건은 국민의 애국심과 정신력이다.

전쟁에서 숨겨진 실질적 힘은 국민의 정신력이다. 통일부에서 발간한 자료에 보면 현재 상황 인식에 대해 국민들은 편안하고 낙관하고 있다.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가?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너무도 많다. 이것만 봐도 완벽폭풍 제3조건도 성숙되었다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조건은 정부다.

전쟁은 국민들의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 분노 적개심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우리 정부를 보면 북핵에 둔감하고 북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를 못 믿는 상황이다. 결국 제4조건도 성숙된 상황이다.

섯 번째 조건은 군이다.

헌법 66조 2항은 대통령은 국가 안위를 지켜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군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지만 반대로 정부도 군을 존중해야 한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은 민주주의 국가의 군대가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군은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고, 대신에 정치인들이 군의 전문성(professionalism)을 보장해주는 상호작용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 군대의 전쟁 준비와 수행에 내재하는 고유 논리를 정치권이 존중해주지 않으면 군대는 정치권의 시녀가 되고 싸워서 이길 수 없는 군대가 된다는 지적이었다.

현재의 우리 군대가 이렇지 않은가? 정치인들은 군과 군인을 무시하고, 군의 진급과 보직 결정에 지나치게 관여하며, 장거리요격미사일(L-SAM)의 시험발사를 연기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군사력 증강에도 간섭하고 있다. 따라서 안보의 완벽폭풍 제 5조건도 성숙단계다.

여섯번 째 조건은 한미동맹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의 국가와 동맹을 맺었기 때문에 그 동안 전쟁을 억제하고 경제적 번영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핵무장한 북한을 억제하고 북핵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러나 현 정부는 겉으로는 한미동맹이 견고하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70년 전통의 동맹 신뢰를 침식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한 간 군사분야 합의에 서명했고, 미국이 부과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오히려 한국이 약화시키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현재 우리 안보는 북한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에만 모든 것이 걸려 있는 듯 착각을 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이제 평화를 통해서 안보를 추구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안보를 통해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 대북 관계도 자존심을 지키는 관계로 되어야 한다. 굴종적인 대북관계로는 동맹도 지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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