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 ‘탈미통북’의 문재인 국방정책
9·19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 ‘탈미통북’의 문재인 국방정책
  •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 승인 2018.12.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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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은 기존 우파적 정통주의에서 좌파적 수정주의 쪽으로 좌선회를 했다. 우파적 정통주의는 대한민국을 자유주의 번영을 이뤘다. 북한과 대화를 하더라도 그들이 기만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안보를 허물지 않도록 했다. 반면에 좌파적 수정주의는 북한을 믿고 우리 것을 대가 없이 주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한미동맹을 지켜나가는 것이 우파적 정통주의라면 소위 탈미정책으로 가는 것이 좌파적 수정주의다.

문재인 국방정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탈미통북’이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국방개혁 2.0이다. 군대를 질적으로 양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병력도 줄이고 훈련도 줄이고 있다. 국방원칙 3가지는 첫째, 당면위협에 대비한다 둘째, 미래위협에도 대비한다. 셋째, 항상 임전태세를 유지한다로 정의한다.

그런데 국방개혁 2.0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았는데도 당면위협을 외면하고, 북한이 개방하더라도 중국이 미래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데도 전혀 대비책이 없다. 또한 한미동맹으로 임전태세를 유지해야 함에도 훈련을 중단 축소하는 등 전혀 임전태세 유지와는 벗어나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문재인의 국방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그리고 남북 간 군사합의는 군비통제원칙에도 전혀 맞지 않다. 군비통제원칙이라는 것은 군사적 관계를 안정화 시키는 것이다. 무조건 병력을 줄이고 무기를 축소하는 것이 군비통제가 아니다. 적이 공격무기를 늘릴 때 우리가 방어무기는 같이 늘리는 것은 군비통제가 아니다.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쌍방이 합의해서 공격무기와 방어무기를 같이 줄이고 상대방이 무엇을 하는지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군사적 관계를 안정화 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번 군사분야 합의를 보면 휴전선 인근에서 쌍방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지킨다고 하는데 이것은 매우 불공정한 것이다. 우리가 북한을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을 포기한 것이다.

지금 한미동맹은 겉으로는 외교적 이유로 표면화 되고 있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매우 약화되고 있다.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있는 이유는 3방면에서 오고 있다. 미국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를 상업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방위비 협상도 그 이유다. 한국 쪽 원인은 (좌파적)수정주의적 조치를 취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국 국민들도 하여금 남북이 공조해 미국을 공격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국민으로 하여금 한미동맹에 대한 믿음을 낮추고 과연 한미동맹의 실효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북한 쪽 원인은 한마디로 미친 짓을 하는 것이다. ‘비합리성의 합리성’이라는 학자의 논문도 있지만 쉽게 말하면 ‘미친 짓을 하는 것이 가장 계산적인 것이다’라는 뜻이다. 북한의 미친 짓은 바로 계산된 행동으로서 한미동맹을 와해시키기 위함이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만드는 것은 미국을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다. 미국 국민의 마음을 흔들기 위함이다. 풀어 설명한다면 “지금 대한민국이 예쁘지도 않는데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해서 미국의 도시와 시민이 공격을 받아도 되는가”라는 말이 된다. 이것은 동맹을 이간시키고 와해시키기 위한 것이다. 북한이 핵보유를 하려는 가장 큰 목적은 한미동맹 해체에 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동맹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있다. ▶첫째,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얼마나 큰가 ▶둘째, 한국이 이념적으로 얼마나 상생할 가치가 있는가 ▶셋째, 공통 주적이 있느냐 ▶넷째, 한국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있느냐로 설정할 수 있다. 현재 각 항목은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이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의 세계 전략에 동참하지 않고 중국 편에 서려고 한다. 반면에 일본은 미국의 전략에 적극 동참한다. 그 결과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미동맹은 북한을 상대로 공통의 주적을 공유했다. 그런데 지금은 한미 간 공통의 주적이 희미해져 있는 상태다. 한미동맹이 흐릿해지면 연합작전도 영향을 받고 그 결과 북한이 오판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다.
 

전시작전권 전환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매우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자주권 타령을 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전작권 관련해 ‘언제까지 미국 바짓가랑이 잡고 있을 것인가? 북한보다 훨씬 많은 국방비를 쓰면서 아직까지도 미국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말했다. 매우 감성적인 접근법이다. 그러나 전작권은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전쟁 수행능력 차원에서 전작권 분리가 유리한지 불리한지 생각해 보면 답은 뻔하다.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어느 쪽이 높은지를 판단해야 한다. 자존심보다는 국가 생존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 문제를 재부상시키고 있다.

베트남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키신저가 월맹과 1973년 파리평화협정 체결 2년 뒤 월남은 패망했다. 그랬던 키신저는 최근 트럼프에게 중국과 협상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 카드로 제시하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은 베트남에 엄청난 병력과 물자를 투입했지만 베트남 국민의 정신이 썩었기 때문에 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패망했다.

공산월맹군이 사이공으로 진주했을 때 남베트남군은 군장도 무기도 버리고 달아났다. 공산월맹군은 미군 탱크를 몰고 사이공 시내를 질주했다. 항복한 베트남군은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영혼이 빠져나간 군대는 죽은 군대다. 베트남군이 그랬다. 저는 오늘 우리 군대가 영혼이 빠져나간 군대가 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여러 선배 장성 여러분은 부디 우리 군이 영혼이 있는 군대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 주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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