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팬츠드렁크... 행복 지수 1위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
[리뷰] 팬츠드렁크... 행복 지수 1위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2.12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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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츠드렁크―하다[Pantsdrunk-] 
① 어디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가장 편안한 옷차림으로 혼자 술을 마시다. 
② 현재의 순간을 온전히 즐기며 몸과 마음을 쉬게 하다. 
③ 지금, 가장 트렌디한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다.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나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 
세계에서 교육 제도가 가장 우수한 나라.” 

이 매력적인 수식어를 가진 나라는 어디일까? 2018년 UN 세계행복보고서가 발표한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바로 핀란드다. 이쯤 되면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가 궁금해진다. 이 책은 그에 대한 답을 담았다. 

핀란드 최대 일간지 <헬싱긴 사노마트>의 문화부 기자인 저자 미스카 란타넨은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가 다름 아닌 ‘팬츠드렁크’에 있다고 답한다. 팬츠드렁크는 편한 옷차림으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핀란드의 문화다. 한국의 ‘혼술’과도 닮은 이 생활 방식은 핀란드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매일 밤 그들의 행복을 책임진다. 출간 직후 ,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 언론이 극찬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인 『팬츠드렁크』는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몇 년 전, 전 세계에 휘몰아쳤던 이웃 나라 덴마크의 ‘휘게’ 열풍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의구심을 품었다. 그가 볼 때, 휘게는 ‘실제 환경을 바꾸고 조성해야 얻을 수 있는 행복’이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휘게는 인테리어 잡지나 블로그, SNS 등에서 흔히 보이는 ‘번지르르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 저자는 또 다른 북유럽 국가 핀란드에는 환경이나 분위기와 상관없이 전 세계 어디서나 실천할 수 있는 ‘팬츠드렁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저자는 팬츠드렁크의 기원부터 실천 방법, 팬츠드렁크가 행복을 주는 이유, 술 없이도 팬츠드렁크를 즐기는 방법 등 팬츠드렁크의 모든 것을 분석하여 한 권의 책, 『팬츠드렁크』에 담아냈다. 

팬츠드렁크를 하기 위해서는 별다른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편한 옷차림, 적당량의 술, 좋아하는 과자와 가벼운 소일거리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팬츠드렁크가 주는 휴식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저자는 팬츠드렁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마음 상태’라고 말한다. 팬츠드렁크를 제대로 즐기려면 마음을 열고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겨야 한다. 오래 입어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있든, 나무늘보처럼 늘어져 코를 파며 포테이토칩을 먹든, 팬츠드렁크 중에는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

이 책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 온종일 자신을 괴롭힌 고민과 걱정은 잊어버리고 오롯이 혼자가 되는 시간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팬츠드렁크의 목적이라 말한다. 저자는 이에 더해, 세상의 압박에서 나를 해방시키는데 도움이 될 여러 가지 팁을 전수해준다. 가령, 팬츠드렁크할 때 양모 양말은 몸과 마음을 한층 더 포근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고, 그날 밤 기분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분위기를 완전히 나의 것으로 주도할 수도 있다. 팬츠드렁크는 바로 오늘 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전해줄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저자는 팬츠드렁크의 철학을 분석하며 ‘술’이 아니라 ‘휴식’에서 그 의미를 찾는다. 팬츠드렁크의 진짜 목적은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취하자는 것이 아니라, 근심과 걱정을 벗어 던지고 현재의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 핀란드식 혼술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권장한다는 점이다. 2015년 12월, 핀란드 외교부는 세계 최초로 국가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핀란드스러움을 보여주는 30가지 이모티콘에는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속옷 차림으로 술을 마시는 여자와 남자가 그려진 칼사리캔니(Kalsarik?nni), 즉 팬츠드렁크 역시 포함되었다. 당시 외교부 민간 외교 부서의 이사였던 예니타 크레스벨은 “팬츠드렁크는 사우나처럼 핀란드의 전형적인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모두가 그 문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에로 수오미넨 주한 핀란드 대사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추천의 말에서 “팬츠드렁크는 주변의 기대나 머리 아픈 고민, 정신없이 바쁜 일은 모두 잊고 자기다운 모습으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라고 하며, “이 책을 통해 바쁜 한국 독자들이 일과 공부를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또 새로운 전통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에겐 지금 팬츠드렁크가 필요하다. 『팬츠드렁크』가 제안하는 삶의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삶의 무게에 짓눌린 몸과 마음을 편안히 쉬게 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오늘 밤 팬츠드렁크하길 권한다. 일상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바뀌며 내일도 계속 살아갈 힘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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