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는 능력이다?
소비는 능력이다?
  • 미래한국
  • 승인 2002.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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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 줄이고 합리적 소비 습관 길러야
최근 몇몇 카드회사의 TV광고카피가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사랑하는 이에게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등. 짧지만, 의미심장한 카피들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러한 카피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소비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행위이다’라는 명제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고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자신의 능력을 ‘카드’를 통해 표출하는 것이 좀 더 멋있고,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이런 현상을 대학가에까지 미쳤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카드붐’이 일고 있다. 학생들 거의 대부분이 학비를 스스로 벌지 못하는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수의 학생들이 1장 이상의 카드를 갖고 있다. 그들은 옷을 살 때, 머리손질을 할 때,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실 때 등등 여러 곳에 카드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 때문에 그들은 현금대신 카드를 사용하는 것일까?표면적으로는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편리함이 현금을 사용할 때 보다 크기 때문이다. 카드를 갖고 있으면, 굳이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지갑이 가벼워진다. 또한 고가의 상품을 구입할 때, 일일이 돈을 셀 필요 없이 한 번에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편리하다.하지만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면, 또 다른 이유를 하나 더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카드가 갖고 있는 상징성에 유래한다. 카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곧 그만큼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카드는 부의 상징이다. 사람들은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마치 자신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하다는 환상 속에 빠질 수 있고, 거기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카드의 매력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매력에 이끌린 대학생들은 서슴지 않고 카드를 사용하게 된다. 결국 그들 중 일부는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는 것이다.’소비는 능력(힘)이다’라는 명제는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특히 요즈음처럼 물질이 중요시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거의 진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얼마나 많이 소비하는가에 따라 한 사람의 능력을 측정하기에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느껴진다.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던 솔로몬은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모두 가졌지만, 그 모든 것이 헛되다고 고백했다. 인간은 단순히 물질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물질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인간의 능력은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이 소비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진정한 능력은 자신이 살아가는 올바른 이유를 알고, 그것을 향해 꾸준히 나아갈 때 저절로 발휘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바로 그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방향이 될 것이다. 그 기준에 비추어 봤을 때, 과연 우리 대학생들은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을까? 한 번 쯤 생각해보면 어떨까?김정엽 연세대학교 경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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