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국세청의 과잉충성
KBS와 국세청의 과잉충성
  •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8.12.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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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을 향한 과도한 충성심이 정권의 뒷덜미를 잡는 법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KBS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건 필자의 생각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한쪽에서 볼 때 유독 정권에 후하다는 의심을 사는 리얼미터가 내놓은 분석이니 아무리 민심과 따로 논다는 KBS라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1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2월 3일부터 7일까지 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전주와 대비해 1.1%포인트 오른 49.5%를 기록했다.

그런데 리얼미터 측에 의하면 3~5일 주중집계 기간 동안 자연적 조정(회귀) 효과와 필자로선 이해 안 되지만 김정은의 서울 답방 가능성 보도로 인해 50%대 지지율을 넘보다 ‘오늘밤 김제동’ 논란으로 회복세가 꺾였다는 것이다. 리얼미터 측은 “(이 프로그램의)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 인터뷰를 두고 논란이 확대되었던 지난주 후반에 다시 40%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오늘밤 김제동’이 아무리 김정은 찬양한 적 없다, 중립을 지켰다며 세간의 지적을 부인해도 KBS 김정은 찬양 논란에 비친 이미지는 단순하다. 혈세나 다름없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김정은은 겸손하고 능력과 실력이 있는 지도자로, 그의 팬이 되고 싶다’고 하는 엽기적인 인물 인터뷰를 버젓이 내보내는 KBS에 많은 국민은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BS가 순수한 청년처럼 그린 이 사람은 이적단체 판결을 받아 해산된 통진당 후보로 서울시의원 선거와 총선 등에 나온 인물이었다. 현 정권 들어 어지간한 친북행태에 아무리 단련된 국민이라도 KBS가 벌인 이런 보도행태에는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또 그런 불만들은 요란하게 김정은 방남 판을 벌이는 정권과 문 대통령에게로 직접 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KBS가 정권의 심기를 살피다 못해 오버해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었으니 안 하느니만 못한 꼴이 됐다.

구글코리아 세무조사는 오비이락?

KBS가 지나친 친정부 보도로 대통령의 국내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면 구글 코리아에 세무조사 들어간 국세청의 행보도 흥미롭다. 국세청은 표적 조사를 부인하지만 구글이 더불어민주당이 요청한 보수 유튜버 등의 콘텐츠 삭제요청을 거절한 뒤 벌어진 일이라 그렇다. 이미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 나왔던 한승희 국세청장이 “유튜버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진행해야 한다”는 여당 의원 지적에 동의한다고 운을 띄웠다.

일부 언론에 의하면 10월 그때부터 일부 유튜브 제작자의 과세자료를 들여다보는 세무조사 전 단계 신고 검증을 진행했다고 한다. 세무조사로 전환된 걸 보면 뭔가 꼬투리를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도 드루킹 댓글공작 논란이 한창일 때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때도 뭔가 꺼림칙하다 했지만 네이버도 세무조사를 받는 마당에 구글이라고 성역일 순 없다. 하지만 보수유튜브 탄압 논란에 이은 구글 세무조사를 세계는 어떻게 볼까.

이미 미국의 정치권은 문재인 정권 아래에서 벌어지는 언론탄압, 우파탄압을 걱정하고 있다. OECD 국가에서 벌어졌다고 믿기 힘든 언론인 구속사건에 남북회담에서 탈북민 기자를 배제하는 일까지 있었다. 급기야 미국 보수정치권과 시민단체, 폭스뉴스와 같은 방송까지 문재인 정권의 언론탄압을 지적하고 있지 않나.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의 유명 보수 싱크탱크 기업연구소(AEI)는 “문재인 정부가 언론을 탄압하고 언론 자유를 제한하고 사법부와 공무원 조직에서 당파성을 조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미국이 구글코리아 세무조사를 단순한 세무조사로 볼까. 관측에 의하면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고소득 유튜브 제작자의 세금 탈루 의혹과 구글코리아의 역외 탈세 의혹 등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조사할 가능성이 있단다. 현 정권 방식대로라면 먼지를 털어도 작심하고 털어낼 것 같다. 국세청 나름의 충성심이겠지만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본다. KBS에서 보듯 과잉충성의 뒤끝은 늘 쓴 맛을 남기기 때문이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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