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한다
[신간] 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한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2.1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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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원석은 지난 14년간 일본을 포함해 세계의 수많은 성공 기업을 취재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어떤 한 회사에만 적용되는 마법과 같은 성공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특정 기업의 성공 방식을 말하는 원포인트 레슨 같은 건 없다. 대신,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른 초격차 기업과 그 나머지를 가르는 근본적인 차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왜 다시 도요타인가》(2016) 출간으로 업계에 반향을 일으켜 현대자동차, LG전자, 아모레퍼시픽, 한화그룹, 롯데인재개발원, 웅진그룹, 풀무원, 한샘, 삼성증권, 흥국증권, 휴넷, 타라그룹, 평화홀딩스 등 여러 기업에서 강연했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97년 조선일보에 입사, 이후 일본 호세이法政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사회부·문화부·산업부·국제부를 거쳐 2017년 조선일보 경제경영섹션인 ‘위클리비즈’에 있으면서 일본 최고의 현역 경영자들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세계 최대 산업용로봇 회사인 화낙FANUC의 이나바 요시하루 회장 등을 현지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또 2011년 1년간 도쿄에서 연수하며 업계·학계의 수많은 전문가들과 만났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일본 ‘초격차 기업’의 경영 핵심이 무엇인지를 분석했고, 아울러 한국 기업이 꾸준히 성장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이한 이유를 찾아냈다. 그 해답의 힌트를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한다’는 부제에 담았다. 
 

왜 일본의 초격차 기업인가? 

그들은 우리와 비슷한 제조업종에 집중돼 있고,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가 적용하기 더 쉽고 적절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한국경제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일본을 따라가는 현상을 보이는 바, 일본 기업들이 대내적인 위기를 지나온 과정이 우리 기업들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본이 정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나라의 경제까지 무시한들 한국에 득 될 게 없다. 그보다는 일본 기업들이 어떻게 ‘잃어버린 20년’을 이겨내고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는지, 왜 실제로 경쟁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지난 14년간 일본을 포함해 세계의 수많은 성공 기업을 취재하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 어떤 한 회사에만 적용되는 마법과 같은 성공 비법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특정 기업에만 적용되는 ‘원포인트 레슨’은 없다. 과거처럼 “도요타 생산방식을 우리 기업에 도입하자”, “츠타야의 라이프스타일 제안 방식을 본받자” 하는 식의 단일한 특정 메시지로 배울 수 있는 건 한계가 뻔하다. 그보다 초격차 기업과 그 나머지를 가르는 근본적인 차이가 뭔지 저자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본문 서두에 ‘초격차 기업’에 대한 정의를 서술하면서 그 답의 실마리를 풀어갔다. ‘초격차’라는 건 수치로 나타나는 각종 실적 지표만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의 실력과 경쟁력은 수치 그 이상의 것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물론 책에 소개된 일본의 초격차 기업들은 매출·영업이익 등의 실적이 뛰어나다. 그러나 그것은 결과일 뿐, 본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꼭 눈에 보이는 실적에서 경쟁사보다 압도적인 격차를 내야만 초격차 기업인 것은 아니다. 적정한 이익, 완만한 성장이라 하더라도 외부의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성장하는 그 본질적인 가치가 다른 기업을 압도한다면, 이 역시 초격차 기업이라 할 수 있다. 

호황이든 불황이든, 외부 여건에 아랑곳없는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다. 따라서 일본의 초격차 기업은 반드시 첨단기술 관련 업종일 필요도 없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말하면,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더 멀리 가버린 기업, 쉽게 따라갈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해도 따라잡기 어려운 기업들이다. 

최근 일본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좋아졌지만, 일본 초격차 기업들은 이 같은 외부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거의 독자적으로 파워를 내왔던 기업들이다. 과연 그러한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저자는 다음의 세 가지로 분석했다. 그들은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했다. 그리고 그 일을 “제대로” 극한까지 밀어붙였다. 어찌 보면 비결이랄 것도 없을 만큼 새삼스러운 말로 들린다. 그러나 당연한 일들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아닌가. 세상에 특별한 것은 없다. 응당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은 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회사 ‘화낙’의 이나바 요시하루 회장 등이 모두 입을 모아 이 같은 ‘뻔한 말’을 성공의 비결로 꼽을 땐, 그 안에 곱씹어볼 만한 내공이 들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책에는 10여 곳 이상의 일본 초격차 기업들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각 기업마다 CEO의 경영 전략, 운영 전술,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는 노하우 등이 기업 사례와 저자의 직접 인터뷰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 군은 제조와 첨단 IT기술을 융합한 4차 산업의 숨은 실력자들이다. 산업용로봇에 있어서 세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화낙’, 제조업이면서도 50%가 넘는 압도적 영업이익율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모인 ‘키엔스’, 적층 세라믹 콘덴서 세계 시장 점유율 50%의 ‘무라타제작소’ 등이 그 주인공이다. 

경제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현실에서 본업 상실의 위기를 딛고 살아남은 불사조 기업들도 우리가 주목할 기업 군이다. ‘후지필름’은 사진필름 시장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기업이 사라질 위기까지 갔으나, 자사가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액정필름, 의료기기, 의약품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전성기 때보다 오히려 실적이 상승했음은 물론이다. 

‘잃어버린 20년’에서 더 크게 성장, 연속 증수증익을 달성하며 무서운 매출·이익율 상승을 보인 기업들도 있다. 가구업 ‘니토리’는 시총 및 이익률이 국내 SK보다 높다. 일본 가구업계 최초로 판매와 제조를 통합해 높은 경쟁력을 갖춘 덕분에 15%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그밖에 위생도기 회사 ‘토토’는 일본의 버블붕괴, 주택경기 침체의 직격탄 속에서도 지속 성장한 비결을 갖고 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의류업체 ‘유니클로’는,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는 의류 사업에 집중해 아시아 시장을 제패하고, 유럽과 미국 시장을 확대하는 글로벌 전략이 돋보인다. 

이 책은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꼼꼼히 읽을 만한 이유가 있다.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회장,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심층 인터뷰가 최초로 실려 있다. 특히 손정의 회장의 인터뷰는, 전세계 미래산업 관련한 핵심 기업들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공격적 행보를 이해할 수 있어 유익하다.  이밖에도 글로벌 무대서 일본 경제를 움직이는 재계·학계의 리더들 심층 인터뷰가 책 곳곳에 Q&A 형식으로 실려 있어 생생함을 더한다. 

많은 이들이 다가올 미래를 불안해한다. 한국 핵심산업의 부진, 트럼프발 미·중 무역전쟁, 전 세계에 횡행하는 내셔널리즘과 포퓰리즘, 중국과 신흥국발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이 크다. 그러나 이런 위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무리 새로워 보이는 것도 사실은 이전 역사의 반복일 뿐. 반복되는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남아 번영하는 기업들은 대개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의 길을 가는 기업들이다.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하는’ 기업들인 것이다. 

기업뿐 아니다. 이 책은 자신의 분야에서 방향을 잘 잡고 묵묵히 실력을 쌓아나가는 사람들,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갈 의지와 꿈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최고의 격려이자 응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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