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법관의 ‘법관탄핵 의결’은 처음부터 끝까지가 위헌
[토론] 법관의 ‘법관탄핵 의결’은 처음부터 끝까지가 위헌
  •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8.12.18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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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분립의 원칙을 위반

우선 국회의 대법원장·대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3권 분립의 원칙에 출발해서 입법권, 집행권, 사법권의 분립과 상호 견제를 위해서 국회에 부여된 고유한 권한이다. 이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 국회의 탄핵 소추 대상에는 대법원장·대법관 이외 헌법재판소장·재판관 및 대통령과 정부 각료 등이 포함된다. 국회는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한 때’ 탄핵 소추할 수 있지만, 반드시 법적 문제만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정치적 문제까지 고려해서 탄핵 소추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재량행위이다.

따라서 대법원장이 국회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요청하거나, 동료 대법관에 대하여 탄핵을 요청하는 행위는 이와 같은 국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위헌적 행위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헌법 위반으로 탄핵 대상인 행위가 된다. 결국, 사법권을 담당하고 있는 일부 판사들(법관대표회의 판사)의 탄핵 소추 요청은 대법원장에게 위헌적 행위를 요구하는 위헌적 행위에 불과하다. 이런 행위야말로 명백한 탄핵 대상인 행위에 해당된다.

한편, 국회의 일반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3권 분립에서 출발한 사법권에 대한 국회의 견제라는 요소보다 법관의 재판상 독립과 법관 인사의 독립에서 출발한 법관의 권한과 책임이라는 요소가 강하다. 비정치적 권력인 사법권의 허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서 법관의 신분을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국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연합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

재판의 독립을 위해서 타 국가기관으로부터의 독립은 사실상 법원의 독립을 통해서 보장하고, 사법부 내부로부터의 독립은 법관 인사의 독립을 통해서 보장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때 사법부 내부의 독립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 상부로부터의 독립뿐만 아니라 주변 법관으로부터의 독립이 포함된다. 법관대표회의의 탄핵 소추 요청은 동료 법관을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 상부로부터의 독립’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난하면서 ‘주변 법관으로부터의 독립’을 침해하고 있는 위헌적 행위에 불과하다.

판사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 의무가 요구되는데, 사법권의 본질에 비춰 더 엄격하게 정치적 중립 의무가 요구된다. 속칭,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거쳐 지금은 ‘좌파무죄 우파구속’이라는 ‘정치재판, 정치판사’라는 비아냥이 세간에 무성하다. 정치 문제로 인해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다. 국회의 탄핵 소추 결정이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정치적 행위인데, 일부 판사들이 탄핵 소추 요청이라는 정치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탄핵 소추 요청이 정치적 중립인가? 사법 농단, 사법 적폐, 재판 거래 등등으로 현 정권에 수사를 요청하고, 현재 국회의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에게 탄핵 소추를 요청하는 행위가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순수한 법적 행위라고 한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궤변이다. 행정조직법정주의에 사법기관법정주의도 포함된다. 모든 국가기관은 법치주의와 법치행정의 원칙으로부터 기관법정주의가 요청된다. 그런데, 법령에 근거도 없는 법관대표회의라는 인민위원회가 설치된 후 사법권의 독립과 책임은 사라지고 사법권의 독립이 침해되었다. 이러한 위법적인 법관대표회의가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필요한가?

법관대표회의 설치의 위법성

실체적 진실 확인을 핵심 업무로 하는 판사들이 단순히 추측 또는 언론보도만으로 동료 법관을 탄핵 소추 요청하는 행위야말로 사법권의 독립, 사법부의 신뢰를 파괴시킨 행위이다. 법관 탄핵 소추 요청 결정에 찬성한 판사들, 너희에게 물어 본다.

탄핵 요청 결의의 원인이 된 속칭, ‘사법농단’ ‘재판거래’가 무엇인가? 확정된 사실인가? 얼마나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로부터의 사법권의 독립’을 지켰는가? 헌법과 법률 및 양심에 따라 재판을 했는가? 다수 국민들이 너희들을 ‘정치 판사’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정권과 좌파 시민단체와 편향된 언론 보도에 떨고 있는 비겁한 판사’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너희 재판을 ‘편향된 이념, 그릇된 개인적 신념에 오염된 재판’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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