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홍준표, 시조가 될 수 있을까
유튜버 홍준표, 시조가 될 수 있을까
  •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8.12.20 15: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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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카콜라TV’ 돌풍 일으킨 홍준표, 언론과 정치의 미래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홍준표 전 대표가 ‘홍카콜라TV’ 유튜버로 돌아왔다. 홍준표의 변신을 먼저, 크게 알린 건 언론이다. 홍준표가 아무리 이슈메이커라지만 유튜브 방송 시작과 동시에 보이는 언론과 정치권의 폭발적 반응이 필자로선 놀랍기만 하다.

<“사이비언론 시청거부” 홍준표... 박광온 “사회악 수준”(오마이뉴스)> <유튜버 데뷔한 홍준표...‘막말·가짜뉴스’ 논란(YTN)> <홍준표 '홍카콜라' 첫 방송…"막말·가짜 뉴스" 비판(MBC)> <홍준표, 홍카콜라 데뷔서 '무분별 의혹제기'…"北무상답방 안해"(종합)(연합뉴스)> <'홍카콜라' 홍준표의 유튜브 데뷔…첫방부터 '가짜뉴스' 논란(MBN)>

<체코 방문, 플루토늄…‘홍카콜라’ 가짜뉴스 공방(채널A)> <유튜버 데뷔 홍준표, 첫 방송부터 ‘가짜뉴스’ 쏟아내(경향신문)> 등등. 화제의 성격이야 어찌됐든 개인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정치인들 중 이렇게 주목받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정치권 반응도 즉각적이다. “홍카콜라TV는 한마디로 가관이었다...가짜뉴스와 막말 정치의 최후는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권선징악의 결말에 따라 모두가 예상 가능할 것이고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더불어민주당 조승현 수석부대변인)” “코카콜라 이미지만 훼손하는 홍준표, 무관심이 답이다... TV홍카콜라는 가히 가짜뉴스와 막말로 점철된 막장 드라마 같은, 홍준표 전 대표 정치인생의 정수(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 “본거지인 한국당에서조차 기피대상이 된 마당인만큼 그냥 이대로 극우보수의 네임드 유튜버로 우뚝 서길 바란다(정의당)”

언론과 정치권 반응이 가히 수소폭탄 수준이다. 홍준표는 “팩트(사실)가 드러나니 아프긴 아픈 모양”이라며 넉살좋게 받아쳤다. 정치인에게 악플 보다 더 안 좋은 건 무플이라고 했다.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홍카콜라TV’는 현재(19일 오후 2시 기준) 구독자수 4만2천, 조회수 60만을 훌쩍 넘겨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영방송이 해야 할 역할 하는 유튜브

필자가 홍카콜라TV를 주목하는 건 홍준표 개인에 대한 찬반이나 호기심 따위가 아니다. 언론과 정치의 미래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개 개인방송도 KBS, MBC, SBS와 같은 공룡급 방송사와 맞먹을 정도로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자기만의 콘텐츠와 경쟁력이 있다면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자기를 홍보할 수 있다. 유튜브 성공의 비결은 다양성이다.

유튜브는 주류 매체가 다루지 못하는 필요와 가치를 제공하는데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유별난 재미를 찾는 10대와 20대들이 주로 찾아보는 동영상 사이트는 이제 60대 이상 사회적으로 가장 보수적이고 완고한 기준틀을 갖고 있는 세대들도 이용자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보편성과 특수성이 공존하고 주류와 비주류가 공존하는 세계가 바로 유튜브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이런 다양성은 KBS, MBC와 같은 공영방송이 추구해야 할 가치다.

방송법에는 “방송은 국민의 화합과 조화로운 국가의 발전 및 민주적 여론형성에 이바지하여야 하며” “방송은 성별ㆍ연령ㆍ직업ㆍ종교ㆍ신념ㆍ계층ㆍ지역ㆍ인종등을 이유로 방송편성에 차별을 두어서는 아니 된다.” “방송은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호ㆍ신장하여야 한다.”와 같은 조항들이 있다. 그러나 소수자와 차별받는 계층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문재인 정권의 방송사들은 대부분 권력해바라기들이 되어 이러한 가치를 국민에 보장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에서 탄생한 기업의 유튜브라는 상업적 플랫폼이 그 역할을 대신 하고 있는 셈이다. 자본과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방송이란 구호를 전가의 보도처럼 쓰면서, 오히려 거기에 종속돼 보수우파의 여론은 묵살하거나 왜곡시켜 여론 다양성을 해치는데 골몰하고 있다. KBS와 MBC에서 보듯 탐욕으로 똘똘 뭉친 공룡방송사 기득권자들이 내부를 어떻게 전체주의적으로 ‘통치’하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유튜버 홍준표에 주목하는 이유

앞으로 언론 환경은 몸집(규모)은 최대한 가볍게 머리(콘텐츠)는 최대한 무겁게 변화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흘러갈 것이다. 각각의 개인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는 유튜브가 바로 그 흐름이다. 공룡 방송사들이 그 추세를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개 중엔 도태되는 방송사도 나올 것이다. ‘강남스타일’의 싸이나 미국의 유명 가수 저스틴 비버가 월드스타로 발돋음 한 것도 유튜브 방송이 계기가 됐다.

1960년대 TV방송은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인 존 F.케네디 상원의원과 공화당 후보 리처드 닉슨 부통령의 토론에서 케네디를 젊고 당당한 지도자감으로 닉슨을 근심 많고 나약한 패자로 만들었다. 미국의 역사가들은 이 첫 TV 토론이 없었다면 케네디가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정치계의 흐름과 유행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 자기가 가진 콘텐츠를 증명할 줄 모르는 정치인은 크게 성공하기 어려워 질 것 같다. 오바마 대통령이 페이스북 유세로 재선에 성공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스스로를 언론화해 성공적인 정치를 해나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사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홍카콜라TV를 개국하면서 홍준표는 “여론 왜곡현상, 여론 조작 현상을 바로 잡자, 방송을 통해 대한민국 언론이 바른 길로 가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홍카콜라를 통해 정확히 민심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가 자기 한계를 딛고 여러 창의적인 시도를 하기 바란다.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비록 첫 방송부터 거의 모든 언론과 정당들이 악담을 퍼붓는, 악당 조커와 같은 취급을 받았더라도.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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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천 2018-12-21 12:12:43
5.18은 민주화운동 + 시민 무장 폭동.
5.18을 민주화운동이라는 홍준표는 보수우파 분열시킨 위장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