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온라인 쇼핑의 종말...리테일 혁명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
[서평] 온라인 쇼핑의 종말...리테일 혁명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12.30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앞으로 10년 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온라이프 시대가 시작된다

빅데이터, IoT, 가상현실, 증강현실, 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디지털 경제와 결합해 새로운 경제, 새로운 비즈니스, 새로운 소비자를 만든다. 온라인 쇼핑에서 시작된 디지털경제는 과거 우리가 익숙한 오프라인 경제와는 전혀 다른 경제와 비즈니스를 초래했다. 

승자의 저주가 아니라 승자독식으로 이어지는 플랫폼경제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의 리테일 타이탄들의 등장으로 귀결되고, 언제 어디서나 접속되는 디지털은 소유보다 이용에 기반한 공유경제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컴퓨터, 핸드폰, 아이패드, 비디오게임과 함께 성장해온 밀레니얼 세대(1980년~1995년)는 온라인 쇼핑을 습관처럼 받아들인 최초의 세대다. 이들 밀레니얼 세대는 ‘원하는 것을, 언제 어니서나 소비하기를 욕망’하는 세대다. 이들 세대에게 온라인은 단지 쇼핑을 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곳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에게 온라인은 관계의 장이자 사회적 생활의 공간이기도 하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거대 리테일 기업들은 이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욕망을 기꺼워하며 충족시키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개인 맞춤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고,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도록 무료 반품 정책을 도입하고, 더 빠른 배송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기업들의 노력에 대해 이들은 호감을 표시했다. 이들 기업들은 더 나아가 소비자의 가치까지 제품에 반영하고자 한다. 오늘날 이들 기업들은 지구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가치를 사업영역 전체에서 도입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제조업체까지 압박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점점 더 커지면서 디지털경제의 특징이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 

승자의 저주가 사라진 이들 기업은 모든 상품을 모두에게 파는 기업으로, 밸류체인의 모든 역할을 혼자 도맡는 기업으로 변모하였다. 책과 CD를 팔던 아마존은 식료품에서 약품까지 팔지 않는 것이 없으며,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아니라 클라우드 호스팅, 홈 스피커 등의 기술 영역에서 물류까지 모든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리테일 타이탄의 부상은 기존 리테일 밸류체인 전체의 역할분담을 붕괴시키고, 과거 패션, 보석과 같은 상품과 서비스에 따라 나뉘었던 비즈니스 영역을 파괴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의 등장은 이런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고, 앞으로 소비의 주축이 될 밀레니얼 세대가 이들 기업에 보이는 호감은 기존 리테일 업체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이들이 벌이는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아갈 것인가? 아니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 가진 장점을 새롭게 구현해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 구글조차 수년 내 전례 없을 정도의 커다란 리테일러가 될 것이라고 선언할 정도다. 

저자는 메크로폴리스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던 선도적인 e-커머스 사업가였다. 유럽연합 e-커머스 집행위원장으로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비롯한 현재의 강자들과, 일본, 유럽 등에서 이들과 같은 지위를 구축하기 위해 애쓰는 라쿠텐, 아소스닷컴, 그리고 이들 기업에 대항해 생존을 모색하는 수많은 기업들의 경영자들과 고위 임원들을 만났다. 또한 구글의 반독점법 소송을 진행 중인 유럽처럼 이들 기업들의 진출로부터 소비자와 자국 기업의 보호, 새로운 경제로 나아갈 대책을 고민하는 각국 정부의 고위관료들을 만나왔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런 활동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거대 담론의 차원에서 새로운 경제가 등장한 배경과 특징, 그리고 이 새로운 경제하에서 부상한 새로운 소비자, 이 경제가 우리 삶과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리테일 분야의 최강자들인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의 전략을 소개할 뿐 아니라 이들 기업의 압도적인 위력 앞에서 자신만의 장점을 개발해 생존에 분투하고 있는 소규모 리테일 기업들의 전락과 사례도 풍부하게 담았다. 저자 스스로가 아마존과 구글 등의 거센 공세에 맞서 분투하는 유럽 산업의 고민 당사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미국 외의 중국, EU, 러시아 등에서 번역되고 각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새로운 물결이 도도하게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혁명의 변방에 있는 우리는 아직 변화를 위한 준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카풀 논란, 의료산업화 논란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는 기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해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 사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까지 어느 정도 지체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기업에게 그러한 지체는 곧 파멸로 귀결될 뿐이다. 

최근 신세계 그룹이 1조 원을 투자해 전자상거래 기업을 세우고, 쿠팡은 또다시 2조 원을 유치해 물류 최강자의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위메프, 쿠팡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다 롯데, 신세계 등 전통적 유통 강호들이 건재한 한국에서도 리테일 대전이 임박한 것일까? 승자독식의 경제가 이들 기업의 대전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 것이다. 만약 이들 리테일 대전에서 승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기존 리테일 타이탄들도 플레이어로 참가하는 더 큰 대전이 될 것이다. 

“보아야 할 곳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갖춘다면, 새롭게 부상하는 세계를 볼 수 있다.” 

저자가 책의 시작에 인용한 문구다. 마틴 루터 킹은 인종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면서 이 말을 했지만,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문구이다. 이 책은 그 안목을 갖추는 데 일조할 것이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