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독국제영화제’ 김학순 연평재단 이사장...“영상으로 제복 영웅들의 활약을 알리고 싶어”
‘불독국제영화제’ 김학순 연평재단 이사장...“영상으로 제복 영웅들의 활약을 알리고 싶어”
  • 조희문 영화평론가
  • 승인 2019.01.0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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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연평재단(이사장 김학순.영화감독)은 제1회 불독영화제를 열었다. 지난 11월 10일 까지 접수한 공모작 40여편을 대상으로 심사를 마치고 12월 7일 한국영상자료원 대극장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영화제를 개최한 김학순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경과를 들어봤다.

- 불독(BULLDOC)국제영화제의 명칭이 독특해보입니다.

불독(Bulldog)과 다큐멘터리(Documentary)를 연결한 합성어입니다. 불독은 충직하게 주인을 지킨다는 의미를 담았고, 다큐멘터리는 그런 행동을 하는 영웅적 인물들의 헌신을 기록한다는 뜻을 포함합니다. 경찰, 군인, 소방대원, 평화유지군들처럼 제복을 입고, 시민을 구조하거나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사람들을 칭송하고 감사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를 담은 영화제입니다.

김학순 연평재단 이사장

- 우리 사회에서는 ‘제복을 입은 사람’이라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군이나 경찰관 소방관 등 제복을 입고 일하는 대원들에게 감사하고 칭송하는 분위기보다 비판하고 비난하는 시각이 더 넓게 퍼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군인들이 민간인을 보호하기 보다는 위협하는 존재로 비치거나 시위 진압을 하는 경찰이 오히려 비난 받는 일이 빈발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왜곡되어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논란이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군인이나 경찰을 무조건 비난하고 불신해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얼마 전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에게 화재진압 책임을 묻는 황당한 일도 있었지요.

- 영화제의 부제가 ‘나보다 우리를 위해 산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는데 영화제의 주제가 명확해 보입니다.

제복을 입고 헌신하는 사람들의 희생이 없다면 우리가 안전한 생활을 지키기 힘들 것입니다.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상으로 널리 알려보자는 취지이지요. 영화제 규모가 작고 막 시작하는 것이지만, 이번 영화제가 그 같은 인식을 확산하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주 특별한 변신>(1994)의 프로듀서로 영화 활동을 시작한 김학순 감독은 <비디오를 보는 남자>(2002)로 극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연평해전>은 그의 두 번째 연출작. 이 영화로 영화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연평해전’은 1999년 6월 15일과 2002년 6월 29일, 2차례에 걸쳐 북방한계선(NLL) 남쪽의 연평도 인근에서 대한민국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 전투를 가리킨다.

국민 지원으로 만든 영화 <연평해전>

1차 연평해전은 북한의 북방한계선 침범 도발로 시작했다. 1999년 6월 7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도 서북쪽 10㎞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 3척이 어선 보호를 빌미로 북방한계선을 3.5㎞ 침범했다. 다음날에도 경비정 4척과 어선 10척이 북방한계선 남쪽 9㎞까지 침범했다. 적대적 행동을 강화한 북한은 대한민국 해군함정을 향해 먼저 사격을 시작했다. 해군은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사격으로 반격했고, 교전은 오전 9시 42분까지 14분간 진행되었다.

북한은 어뢰정 1척이 격침되고 5척이 크게 파손 당해 북방한계선 이북으로 도주했고 대한민국 해군은 고속정 5척이 가벼운 손상을 입는 데 그쳤다. 1차 연평해전이 벌어진 지 3년 후인 2002년 6월 29일 북한은 또다시 북방한계선을 침범해 무력 충돌을 일으켰다. 이날 오전 9시 54분부터 북방한계선을 넘기 시작한 북한 경비정들은 10시 25분 근접 차단을 실시하던 대한민국 해군의 참수리 357호를 향해 집중사격을 퍼부었다. 이에 해군도 참수리 357호와 358호가 대응사격을 개시하는 한편 인근의 제천·진해함(PCC)과 참수리급 경비정 4척을 투입해 격파사격을 실시했다. 교전은 오전 10시 56분까지 31분간 진행된 후 북한의 SO·1급 초계정 등산곶 684호가 반파된 채 북으로 퇴각함으로써 종결되었다.

이 전투에서 북한의 기습 공격을 받은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가 예인 도중 침몰되고, 정장인 윤영하 소령을 비롯해 한상국 상사 및 조천형·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했다. 북한은 초계정 등산곶 684호가 반파된 채로 퇴각했고, 30여명의 사상자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화 <연평해전>은 2연평해전을 바탕으로 만든 실화 영화. 나라를 지키다 희생한 용사들의 투혼을 기리며 추모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제작 초기단계에서 제작비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사정이 알려지면서 해군의 지원과 일반인들의 모금 지원이 이뤄졌고, 2015년 6월 24일 상영을 시작했다. 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그만큼 영화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관객이 많았다는 뜻이다. 김학순 감독은 이 영화의 흥행 이익 중 10억 원을 떼어내 ‘연평재단’을 설립했다. 연평해전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 희생한 영웅들의 희생정신을 발굴해 널리 알리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연평해전>은 국민적 지원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고, 그 덕분에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전투 중 희생당한 장병들에 대한 추모와 응원의 마음이 영화제작 지원으로 이어진 것이라 하겠습니다. ‘연평재단’은 영화제작을 후원해준 여러분들의 응원에 감사하기 위한 저의 표현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불독영화제는 성과가 있었나요?

예상을 넘는 호응을 받았다고 봅니다. 국내에 각종 영화제는 수백 개가 넘지만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영웅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영화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불독영화제는 ‘제복을 입은 대원들의 일과 삶’을 테마로 담은 영화들을 한데 모아 마련한 영화제입니다.

첫 회이고 준비 기간도 짧은데다 테마도 제한적이어서 어느 정도의 지원이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어쨌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40여 편이 넘는 지원작이 들어왔는데, 예 상을 넘는 수준이어서 준비하는 저희들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시상 작품들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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