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보는 눈] 중국의 체면 문화 (Face Culture)
[시대를 보는 눈] 중국의 체면 문화 (Face Culture)
  •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 승인 2019.01.0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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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시사주간 타임지의 커버스토리가 아시아 지도를 배경으로 ‘Face Culture(체면문화)’라는 큰글자가 새겨져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도덕을 강조하는 유교문화에 속한 중국·한국 ·일본이 바로 그런 나라라는 실증을 기사화한 내용이었다.

2년전 한국로잔위원회가 중국교회 지도자 100명을 초청해 세미나를 하던 중, 필자가 강의하면서 “중국은 G2에 속하는 나라인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환호성을 지르며 긍정했다. 그러나 필자는 “No”라고 반응했다. 이유는 한국에서는 1919년 기독교인 수가 1% 정도 되었을 때, 자유·정의·평등의 전국 규모의 만세운동을 교회가 주동이 되어 일으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중국은 탈북자를 체포하여 다시 북송하여 저들을 죽음에 처하게 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교회는 한마디 반응도 못했다. 종교 탄압을 자국은 물론이고 북한의 인권 상황을 잘 알면서도 무책임한 입장만 견지하고 있으니 세계를 지도할 G2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 했을 때 청중은 싸늘한 반응으로 머리를 숙였다.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인체에 유해한 멜라민 함유 중국산 유제품이 세계적으로 유통된 사건을 바라보면서 충격과 허탈감이 느껴진다. 그 문제점을 인지한 업체와 정부가 여러 이유로 10개월 가까이 지연 보고했다는 상도의의 실추는 사건의 악랄함까지 느끼게 한다.

중국이 개혁개방 40년이 되면서 질적 발전보다 양적 성장을 추구해 온 중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생명경시풍조가 낳은 필연적 결과물이다. 중국은 세계 폐기물의 56%에 해당하는 쓰레기를 수입하여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류 재활용 과정을 거쳐 재수출하면서 제조업의 성장을 높여왔다. 그러나 재활용에 사용된 물품 선별이 어려워지고 폐기물마저 오염되어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버려지는 일이 시작됨으로, 지난 4월 1일 폐비닐류 재활용품으로 수거가 금지되어 오염된 스티로폼, 페트병이 거리에 방치되어 시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로 이 같은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재활용 폐기물 대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사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쓰레기’가 교역 제한 품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중국에 폐기물을 수출하여 중국은 자국의 부를 축적해 왔다. 쓰레기를 수입하여 경제적 이득을 챙기던 중국이 환경오염으로 가족이 병들고, 아이들이 갈 곳 없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만을 탓하기 전에 우리도 쓰레기를 만드는 것부터 처리 과정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해 봐야 할 것이다.

체면을 앞세워 눈가림만 하는 유교 문화권에 속한 우리도 내게 불리하거나 손해가 올 때엔 언제든지 배신의 칼을 뽑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물만 마시고도 이쑤시개로 잇새에 끼인 고기를 빼내는 흉내를 내는 체면을 위해 눈가림만 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이웃에게도 진실한 국민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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