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위험한 책 읽기....세상을 이해하는 `깊고 꼼꼼한 읽기`의 힘
[리뷰] 위험한 책 읽기....세상을 이해하는 `깊고 꼼꼼한 읽기`의 힘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1.08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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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문화의 중심은 더 이상 책이 아니다. 이미지와 스크린이 단어와 책을, 즉 시각이 언어를 능가하고 있는 이 과정에서 우리는 왜 문학의 운명을 우려해야 할까? 이는 이야기의 참된 의미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언어 내러티브의 중요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우리의 뇌는 ‘읽는 뇌’, 즉 깊이 읽고 사고하는 뇌에서 ‘디지털 뇌’, 즉 스펙터클과 표면적 감각에 의해 점점 우둔해지는 뇌로 이행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는 언어적 존재로서의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는 점차적으로 환영과 실제 사이의 경계, 원본과 복사본 사이의 경계, 허구와 일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디지털 시대는 전자적 의식을 새로운 인간 의식으로 상찬하고 이에 귀속되어 특권화하여 승리를 굳혀나간다. ‘온라인의 삶’이 ‘오프라인의 삶’의 선호 모델이 된다. 우리는 마치 스크린 상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하고 지성이 지혜가 아닌 기술상의 노하우로, 인간 지식의 깊이가 아닌 순간적인 기술의 재빠른 습득으로 평가된다고 믿기 시작한다. 
 

이 책이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언어가 우리를 둘러싼 인간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이자, 스스로의 내면으로 향해 나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언어는 우리가 스스로의 특이성(개인적 자아), 연대감(사회적 자아), 그리고 익숙함과 낯설음을 발견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언어 내러티브에 대한 고심은 우리로 하여금 과거 그리고 미래와 연결되게 한다. 문학 내러티브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는 것은 비록 위험이 따르는 일이지만, 우리는 이를 통해 자아와 우리 앞에 펼쳐진 세계 사이의 미지未知의 접합점과 조우할 기회를 얻게 된다. 언어는 독특한 개인으로서의 우리에게 선물과도 같은 존재다. 우리가 감히 용기를 내기만 한다면 언어는 우리에게 성찰해볼 만한 인간 세계를 선물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로버트 P. 왁슬러는 문학의 ‘깊이 읽기’와 ‘꼼꼼히 읽기’가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저자는 이른바 우리의 실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소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내러티브를 가진 소설을 읽는 것은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어적 존재이며 언어, 특히 내러티브의 형태를 갖춘 언어는 정체성을 향한 우리의 탐색에서 핵심적이라 할 수 있다. 문학을 읽는 것은 혼란과 혼돈으로 가득한 이 세계에서 일관된 인간 정체성을 유지하고 자아성찰적인 개인으로 남아 있기 위해 오늘날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더 충실한 논의를 위해 이 책의 대부분의 장들은 19~20세기의 잘 알려진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이 여정에서 우리는 문학 내러티브가 인간의 유한함에 대해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는지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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