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윤도한에 이어 한겨레 여현호 ‘靑직행’ 野 “갈 데까지 간 인사”
MBC 윤도한에 이어 한겨레 여현호 ‘靑직행’ 野 “갈 데까지 간 인사”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1.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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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언론인 靑 입성 그렇게 비난하더니… 거리낌 없는 ‘내로남불’ 인사 시전

친정부 보도로 관제언론 논란이 거센 MBC, 한겨레신문 출신 언론인들이 현직에서 곧바로 청와대로 입성해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을 임명한 데 이어 9일 국정홍보비서관에 여현호 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를 임명했다. 그러자 해당 언론사 내부에서도 비판 성명을 내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좌)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비서관(우)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좌)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비서관(우)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신문지부는 이날 여 비서관 임명과 관련 성명을 내고 “권력을 감시하던 언론인이 하루아침에 권력 핵심부의 공직자로 자리를 옮겼다”며 “공정성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를 해치는 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여 기자의 청와대행이 한겨레가 언론인 윤리에 어긋난다고 줄곧 비판해온 행태에 해당함을 분명히 밝힌다”며 “청와대에도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여현호 비서관은 한겨레신문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선임기자를 지냈으며 기사와 칼럼을 쓰다 임명 이틀 전인 7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겨레신문은 여 비서관이 논설위원이던 2015년 10월 정연국 당시 MBC 시사제작국장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되자 사설로 “현직 언론인이 최소한의 ‘완충 기간’도 없이 언론사에서 권력기관으로 곧바로 줄달음쳐 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언론노조 MBC본부는 8일 윤도한 수석 임명에 대해 성명을 내고 “사실상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직행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며 “권력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던 기자가 다른 자리도 아닌 청와대를 대표해 홍보하는 자리로 갔다는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했다. 윤 수석은 지난해 12월 31일자로 MBC에서 명예 퇴직했다.

한편, 권력 감시자 역할을 해온 언론인이 최소한의 유예기간도 없이 권부에 합류시킨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김의겸 대변인이 어쨌든 사직 수개월 후 청와대에 입성한 것과 달리 윤 전 논설위원은 명예퇴직 열흘 만에, 여 비서관은 사표가 수리된 지 하루 만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최소한의 여론 눈치도 안 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연국 전 MBC 시사제작국장 등 현직 언론인을 청와대로 불러들였던 박근혜 정부 때의 구태를 비판하던 당사자들이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2015년 10월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발탁 당시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권력의 잘못을 비판해야 할 책무를 가진 현직 언론인이 권부로 자리를 옮긴 것은 매우 잘못된 행태”라며 “권언유착이 우려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자유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8일 “과거 정권에서도 언론인들이 현직에서 청와대로 이동하는 일은 있었지만 이를 보는 국민 시각은 결코 고왔던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출신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참담하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에는 여현호 신임 국정홍보비서관을 비롯해 김의겸 대변인까지 2명의 한겨레신문 출신 언론인이 함께 일하게 됐다. 자칫 특정 언론에 기대 국민소통을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에 대한 감시를 가장 큰 본업으로 삼아야 할 현직 언론인이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곧바로 ‘권력의 나팔수’를 자청하는 행태는 일그러진 언론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청와대가 언론을 대하는 형편없는 인식 수준과 언론인 개인의 낮은 직업 소명의식이 만들어 낸 ‘갈 데까지 간 인사’”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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