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돌선교회, 통일 준비 매뉴얼 발간... “북한이 무너지면 이렇게 행동하라”
모퉁이돌선교회, 통일 준비 매뉴얼 발간... “북한이 무너지면 이렇게 행동하라”
  • 이근미 소설가·9기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9.02.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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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통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듯 분위기가 들떴으나 여전히 실질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남북 접촉과 교류가 조금씩 이어지는 가운데 통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과연 통일은 어떤 형태로 올 것이며, 통일을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거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기관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지난 해 12월 18일 모퉁이돌선교회에서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매뉴얼>을 발표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성탄 축하와 북한으로 송출하는 ‘광야의 소리’ 방송의 녹음을 겸한 예배에 1000여 명이 모였고, 그 자리에서 모퉁이돌선교회 국제총무 이반석 목사는 “4년여에 걸쳐 준비한 매뉴얼을 교회와 여러 선교단체에서 활용하면 좋겠다. 준비 없는 통일은 재앙이다. 통일은 준비하는 가운데 구체화 된다”는 선언을 했다.
 

매뉴얼인 만큼 각종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이 매우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현 상황 유지, 개방, 붕괴’라는 3가지 시나리오를 세웠는데 각 시나리오마다 대응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1단계는 구호와 구제, 2단계는 회복, 3단계는 재건으로 이어진다. 각 단계마다 12가지 서비스섹터로 세분화 했다.

비상 상황이 생기면 재난구조요원들이 북한의 14개 지역으로 출동하게 된다는데 지역 선정은 어떻게 했는지, 북한으로 달려갈 구조요원은 훈련이 되어 있는지, 현지에 가면 도와줄 사람들은 있는지 여러 궁금증이 인다.

그보다 모퉁이돌선교회는 무슨 일을 하는 단체이고, 어떤 대표성이 있기에 복음통일 매뉴얼을 작성했을까. 모퉁이돌선교회 대표 이삭 목사는 1945년 황해도에서 출생하여 가족과 함께 월남했다가 1967년 미국으로 이주한 인물이다. 미국에서 신학과정을 마치고 안수를 받은 이삭 목사는 북한 선교를 간절히 바라는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1985년 모퉁이돌선교회를 설립했다.

이삭 목사는 1986년 심장수술을 받은 오픈도어선교회의 데이빗으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으면서 과감한 행보를 시작했다. 병문안을 간 이삭 목사에게 공산권 선교의 대부로 불리는 데이빗은 “197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Love China’ 집회 현장엔 중국 선교를 하는 280명이 모였다. 정작 중국인은 단 1명이었다.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이 위세를 떨치고 있어 하나님을 믿는 것은 목숨의 위협을 감수해야 하는 시기였다. 이제 당신이 ‘Love North Korea’(LNK)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던 것이다.

고작 두세 명이 둘러앉아 누런 종이에 ‘카타콤 소식지’를 인쇄하여 보내는 수준인데 무슨 국제대회냐며 손사래를 치는 이삭 목사에게 데이빗은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일을 계기로 1988년 영락교회에서 ‘Love North Korea 88’이 개최되었다. 북한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내기도 힘든 시기인지라 영상은 필리핀 오픈도어선교회의 도움으로 제작했으나, 인쇄를 맡은 국내업체는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많은 교인들이 ‘북한을 복음화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도했고 국내외 목사들은 북한선교전략회의를 열었다.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예배모습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예배모습

북한 665개 지하교회와 동시 작전

공교롭게도 1988년 이후 북한에 여러 변화가 일었다. 적극적인 종교제거정책을 펼쳤던 북한 정권은 돌연 평양에 봉수교회를 건축하며 북한에도 기독교회가 있음을 대외적으로 과시했다. 이어서 칠골교회를 완공했고 해외교포와 종교인들의 방북이 활발해졌다. 1989년 김일성대학에 종교학과가 신설되었고 1990년 1만부의 성경을 발행했다. 1991년부터 남한 기독교인들의 북한 방문이 허용되어 곽선희 소망교회 목사가 최초로 북한에 갔으며 1992년 4월9일 북한 헌법에서 반종교 선전의 자유 조항이 삭제되었다.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매뉴얼>의 내용 가운데 ‘비상 상황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북한 14개 도시(해주, 남포, 평양, 평성, 사리원, 개성, 라선, 회령, 청진, 혜산, 신의주, 강계, 원산, 함흥)의 665개 지하교회의 2000명과 함께 구호 작전을 펼친다고 되어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북한에 지하교회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북한을 연구하는 신학자들도 북한에 지하교회는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이반석 목사는 “모퉁이돌선교회는 지난 20여 년 간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의 활동에 관한 자료를 모아왔다”며 그 자료를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미국 풀러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고 일러줬다.
 

북한 지하교회 교인이 보내온 감사 편지
북한 지하교회 교인이 보내온 감사 편지

논문 내용을 일부 보완하고 수정하여 이반석 목사는 2015년 <북한 지하교회 순교사>를 발간했다. 1945년부터 2006년까지 북한 성도들이 받은 핍박을 다룬 761건의 사건을 정리한 이 책에는 지하교회 교인 1만 6984명의 행적이 담겨 있다. 이들 가운데 1945년 전에 믿기 시작한 사람은 66%이고 부모의 영향을 받아 믿은 사람이 20%이며 나머지 14%에 해당하는 2290명은 개인 전도, 중국 탈북생활, 라디오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예수를 영접했다. 이들은 대부분 처형되거나 투옥되었다.

모퉁이돌선교회를 설립한 후 중국을 두 번째로 방문했을 때 이삭 목사는 한 할머니로부터 “신약과 시편이 담긴 작은 성경책 100권만 주면 북한에 보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북한으로 성경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88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때였다. 당시 만난 북한 사람들을 통해 “북한이 공산화된 1945년부터 깊은 산 속이나 동굴 속에서 소수의 성도들이 모여 예배드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모퉁이돌선교회는 바로 이 사실을 공개했고 언론을 통해 북한 지하교회의 존재가 보도되었다. 모퉁이돌선교회에서 보낸 성경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북한에 전달되었고 북한의 성도들은 돌이나 천에다 감사의 편지를 써서 보내왔다. 이삭 목사가 발간한 <LNK 30주년 기념 사진집>에는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예배 장면을 비롯해 북한 교인들이 손으로 쓴 성경과 편지가 다수 실려 있다.

분단된 지 70년이 넘어 남북한의 언어가 판이하게 달라졌다. 북한 성도들이 남한의 성경을 읽고 오독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자 모퉁이돌선교회는 2006년 새누리성경 신약전서를 발간했고 2015년에 구약과 신약이 완전한 북한어로 번역하여 <북한어성경 신구약 원본>을 발간했다. 모퉁이돌선교회는 지금까지 통일성경(북한어 신구약합본) 1만 1000권, 북한어 신약성경 1만 5600권, 북한어 만화성경 8300권을 북한에 배달 완료했다. 이반석 목사 북한으로 성경을 배달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 조선족 교회와 탈북자와 북한이탈주민을 통해 복음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사역을 하면서 여러 사정을 접했습니다. 1991년에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으로 넘어오기 시작했고 그때 북한 지하교회 소식을 전해 들었죠. 1995년 고난의 행군 때 더 많은 사람이 중국으로 왔습니다. 우리 선교회의 목표는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을 돕고 북한 교회를 재건하는 것입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복음을 듣고 북한으로 돌아갔고, 지하교회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선교회에서 탈북자들을 많이 도왔지만 그 분들 가운에 남한으로 데려온 분은 한 가정뿐입니다.”

북한 주민에게 신학교육 시켜

2004년 4월 현장사역자들이 중국 베이징에 모여 기도하다가 놀라운 체험을 했다고 한다.

“거의 같은 시각 기도가 끝났는데 10명의 선교사들이 똑같은 음성을 들은 겁니다. ‘평양 함락작전’이라는 말씀이었는데 북한에 교회를 확장하시겠다는 뜻이라는 걸 깨닫고 모두 놀랐습니다. 그 일이 있고 6개월 만인 10월에 북한 지역 42군데에서 새로 지하교회 모임을 가진다는 소식이 왔어요. 북한의 지하교회는 건물 개념이 아니라 성경 말씀대로 두세 사람이 모이는 곳을 뜻합니다.”

그때부터 모퉁이돌선교회는 단순한 성경 배달에 그치지 않고 북한 지하교회 개척에 포커스를 맞췄다. 2007년 4월 평양국제성경학교(PIBC)를 개설하여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친척을 만나기 위해 중국에 온 북한 사람들에게 정규적인 신학교육을 시키기 시작했다. 신학교육을 받은 성도들이 북한에 돌아가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인프라도 구축했다고 한다.

2014년 2월 5일 2년의 정규 신학과정을 마친 신학생 3명이 목사 임직을 받고 북한으로 파송되었다. 이반석 목사는 모퉁이돌선교회에서 사역자 훈련을 받고 북한으로 간 사람이 4900명이며 이들이 평양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 곳곳 1700군데에서 예배를 드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어디서 몇 명 모인다는 보고가 들어온 곳입니다. 우리는 2명 이상 모이면 교회라고 부릅니다. 서로 위로받고 나눌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죠. 한 군데서 30명 정도 모이는 곳도 있습니다. 한꺼번에 다 모일 수는 없어요. 최대로 모일 수 있는 인원이 5명입니다. 일주일 내내 그곳에 30명이 다녀간다는 얘기지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1995년부터 개인적인 복음 전도를 통해 지하교회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사역하는 기독교 단체들은 현재 북한에 10만여 명의 지하교회 성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2011년 모퉁이돌선교회에서 모임을 갖던 중 또 여러 사람들이 “북한 땅에 내 백성들이 있다”는 음성을 들었고 그것을 ‘통일을 준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반석 목사는 “모퉁이돌선교회는 그 전까지 정치적인 부분은 별개로 생각하여 통일이라는 단어를 터부시해왔다”고 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4년 8월 15일 철원 성소기도원에 400명 모였을 때 모퉁이돌선교회 대표 이삭 목사는 “통일이 되면 북한 땅 어디든지 가서 복음을 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성경을 보내고 지하교회를 개척했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 통일이다. 문이 열리면 북한 땅 어디든 가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선포했다.

1600명에게 재난구조훈련 시키다

모퉁이돌선교회는 내부적인 회의 통해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통일 대비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2014년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동역할 단체들과 함께 북한선교전략회의를 하여 글로벌 네트워크 KRIN(Korea Reconciliation Initiative and Network)을 구축했다. 전략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북한은 난민촌이나 다름없는 상황이고 준비 없는 통일은 재난”이라는 것이었다.

“유엔 보고에 따르면 재난을 대비해 1000원을 준비하면 8000원을 절감할 수 있고 1년을 준비하면 8년의 고통을 단축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선교기관에서 일하는 분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문의했습니다. 그 분은 미국의 핵발전소 비상계획 전문가로 출국하면 CIA에 등록해야 하는 중요 인물입니다. 그 분이 IDRN(Internationl Disaster Response Network)의 재난구조훈련을 받으면 된다며 한국에 가서 훈련시켜줄 테니 사람을 모으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IDRN 훈련을 받은 사람이 1600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중국인과 중국교포, 미국교포, 캐나다 교포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훈련받았다. 이반석 목사는 이어서 매뉴얼 만들기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2015년 5월 1일에 한국교회 목사님과 미국 선교사님 160명이 모여서 통일에 대한 개념, 전략에 대한 방법, 각종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 정립 등을 2박 3일 동안 기도하면서 토론했습니다. 그렇게 네 번 모여서 매뉴얼을 완성했습니다. 예수님도 말씀 선포하기 전에 먹이고 병 고쳐주셨잖아요. 재난구조를 먼저 이행한 다음 복음을 전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복음통일을 준비하는 매뉴얼>은 누가 보든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쉽게 작성되었다. 북한에 어떤 상황이 벌어져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을 때 첫시간, 첫날, 첫주, 첫달, 첫해에 무얼 해야 하는지 분석해서 상황에 대해 12가지 섹터에 따라 실행하도록 했다. 일을 진행할 때마다 체크리스트로 점검을 하면서 따라가면 된다.

“우리가 만든 다음 전문기관으로부터 컨설팅까지 다 받은 매뉴얼입니다. 20%의 에너지를 넣어 80%의 효과를 내자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차질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조정할 컨트롤타워까지 준비해놨습니다. 재난구조를 마치면 우리는 나오고 이후 교회 개척팀들이 들어가는 겁니다. 우리가 특수부대 역할을 하는 거죠. 준비하고 있다가 상황이 벌어지면 들어가서 일하고 철수하는 단계까지 정리한 것이 이 매뉴얼입니다.”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매뉴얼>은 비상매뉴얼, 초기현장상황 평가, 12 서비스섹터 사역, 개입시기에 따른 사역별 실행계획 시간표, 체크리스트, 응급상황 대응 계획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크리스트편만 우선 살펴보자. 첫 번째 임무인 ‘기도’ 단계는 ‘초기대응, 대응팀 구성, 현장 투입준비, 현장 투입 준비 지속, 현장 투입, 현지 기도사역 활성화, 현지인 사역자 양육, 현지인 사역자 평가 및 위임, 남북연합기도회 준비, 철수’로 구성되어 있고 각 단계마다 세부 사항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었다. 기도가 끝나면 이어서 ‘예배-재난구조-어린이와 청소년-화해와 내면치유-트라우마 상담-교회개척과 전도-성경배달-문서배달-라디오-미디어-스포츠와 예술-교회 건축-지도자 양성-지역사회개발-현장파송’으로 이어지는데 각 항목마다 또 세부적인 체크리스트가 마련되어 있다.

“시뮬레이션을 해가며 실제 연습을 하다가 문제점을 발견하면 다시 수정하면서 디테일하게 만들었습니다. 북한이 열릴 때 인터넷 연결 박스만 들고 들어가면 바로 통신이 연결됩니다. 만약을 위해 선교사들이 아마추어무선(HAM) 자격증도 땄습니다. 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 본부까지 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었고 말로만이 아닌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다보니 4년이 걸렸습니다. 재난구조 사역을 해본 비영리단체의 컨설팅을 받아 마지막까지 완벽을 기했습니다.”

한국 교회와 함께 통일 준비하고 싶어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매뉴얼>을 완성한 후 2018년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컨퍼런스를 열었을 때 외국인 87명을 포함하여 총 220명이 참석했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 영국, 핀란드, 일본, 중국, 몽골, 러시아 등 총 17개국에서 오셨어요. 러시아에서는 처음 참석했어요. 탈북민들이 왔으니 6자회담을 하는 나라에서 다 온 거죠. 많은 나라가 통일을 준비하는 모임에 참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함께 드린 예배를 녹음하여 ‘광야의 소리’ 방송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 더 뜻 깊었으며, 이게 연합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반석 목사는 북한이 언제 열릴지 모르나 1단계 준비를 끝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다고 한다.

“우리 혼자서 할 일이 아니에요. 한국 교회와 같이 해야죠.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매뉴얼> 책을 외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선교단체들이 매뉴얼을 보고 컨퍼런스를 하면서 통일을 함께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여러 교회나 단체의 초청을 받아 통일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 ‘지금 상황으로 계속 갈 때, 북한이 변화를 하면서도 완전한 자유를 주지 않을 때, 북한이 완전히 변화했을 때’ 세 가지 상황에 대해 어떤 선교 방안을 세웠는지 물으면 대부분 대답을 못합니다.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죠. 실질적으로 군대를 제외하고는 우리만큼 디테일하게 매뉴얼을 만든 곳은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상황과 환경에 따라 변경하고 수정해나가야죠.”

북한에 변화가 생겼을 때 정부가 할 일과 민간이 할 일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아리송하다. 이반석 목사는 세계 여러 나라의 예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정권이 바뀌었을 때나 필리핀에서 재난이 일어났을 때 기독교의 지원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사회적인 부분까지 정부가 담당하기 힘들 때 현장에 뛰어 들어가는 건 언제나 교회와 선교단체들입니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자 유엔이 월드비전을 책임자로 지정했어요. 북한에 변화가 있을 때 정부 혼자 다 감당하기 힘듭니다. 아이티 지진이 나자 선교단체들이 달려가서 별별 약속을 다했지만 실제로 이행된 건 1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도 안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어요. ‘할 수 있는 건 준비해놓자, 최소한 이 정도만은 하자’는 게 우리 생각이고 외부 인사들도 우리 매뉴얼을 참고하여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통일이 되더라도 남북한의 격차가 커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북한을 개방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 복원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고, 경제적 차이가 크고, 사회 시스템이 우리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먼저 군대와 경찰이 들어가서 치안을 담당하고, 그 다음에 유엔과 관련된 단체가 들어가고, 세 번째로 특별한 NGO가 초청받아 사회 문제를 해결하게 되겠죠.

세 번째 단계에서 유엔은 준비되고 훈련된 NGO를 선택하게 될 겁니다. 우리 요원들을 훈련시킨 IDRL은 유엔이 인정하는 재난구조팀이어서 우리가 우선권을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태가 발생하면 바로 서비스센터가 준비되어 있는 NGO들은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에서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게 됩니다. 모퉁이돌선교회 재난구조요원 1600명이 훈련받고 대기 중입니다.”

이반석 목사는 통일은 사람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올 거라고 말했다.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통일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선이지만 세상 법도 어기면 안 됩니다. 우리는 정치적 측면이 아닌 복음적 차원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겁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자유통일이며 평화통일입니다. 고난 받는 북한 사람들이 남한의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도록 통일되어야 합니다. 돈이 아닌 사람을 준비시켜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이반석 목사는 북한이 개방되어 남쪽에서 구조요원들이 들어갈 때 1700개 지하교회의 교인들이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이 언제 올지 모르지만 모퉁이돌선교회는 예배드리고 훈련하는 모임을 계속할 거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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