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디지털 혁명 사용설명서...네트워크, 플랫폼, 이용자, 그리고 공생의 생태계
[신간] 디지털 혁명 사용설명서...네트워크, 플랫폼, 이용자, 그리고 공생의 생태계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2.08 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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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강선은 디지털 혁신 전략가, 동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디지털 컨버전스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밴쿠버 필름스쿨에서 디지털미디어를 공부했다. 1986년에 KBS 교양 PD로 입사해 예능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2000년대 한국사회가 막 디지털화할 때 그 변화들을 목격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 후 KBS PD 특파원으로 미국에 건너가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과 미국 전역의 각종 연구소를 취재하며 기존 산업들의 디지털 변혁을 현장에서 관찰했고 세계의 흐름을 읽게 되었다. 

그는 KBS 혁신추진단장으로 기존 미디어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을 주도해왔다. 또한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논리와 전략을 강의와 글쓰기 그리고 컨설팅을 통해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인류의 번영에 절대적이라는 기술 민주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디지털 기술을 이해시키고 디지털 혁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이익창출의 시대에서 가치창출의 시대로 바뀌었다 

우선, 디지털 혁명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 활동을 비롯한 정치 사회적 행동 유인이 이익창출에서 가치창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를 살아왔던 기성세대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특징이기도 하다.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화 시대에는 이익이 중요했다. 이익은 소유에서 나오기 때문에 먼저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지면 이익을 얻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산업화 시대는 서로 소유하기 위한 경쟁의 시대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 시대는 연결을 통해 모든 인간과 모든 도구를 네트워크화한 플랫폼이라는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이익보다는 참여자들의 가치창출이 중요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가치창출이 상호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지다 보니 점증적 증가가 아니라 지수함수적이면서 폭발적인 증가를 한다. (반대로 이용자들의 선호도를 얻지 못하면 기하급수적 이탈이 생긴다. 가치창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한방에 훅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이익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경쟁에 최적화된 한국 사회의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소유 기반의 소비자 시대에서 공유의 이용자 시대로 바뀌었다 

디지털 혁명 시대에는 이용자란 말을 사용한다. 왜 이용자일까? 이용이라는 말은 대상을 필요에 따라 이롭게 쓴다는 의미다. 이롭게 쓴다는 것은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시대는 연결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고 이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용할수록 가치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네트워크 효과의 산물이다. 소비는 사용하면 없어지지만 이용은 사용할수록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네트워크의 속성을 알아야 하고 연결의 힘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네트워크 이론에서부터 디지털 플랫폼의 속성들을 현실 경제와 비교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 시대는 산업혁명처럼 물질의 세계가 아니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의 연결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이고 그래서 이용하면서 가치를 생산해내는 형이상학적인 세계이다. 즉 디지털 혁명 시대의 가장 큰 두 번째 특징은 이렇게 가치를 만들기 위해 이용자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에서는 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주도한다. 권력의 보편화가 초 개인화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 부분에서도 산업화 시대 공급자들이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다시 한 번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생태계 경제에서는 확장성이 중요하다.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확장되어야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가치창출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성장해야 한다. 공생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다양성이 확대돼야 하고 공유 개념이 도입돼야 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신흥 5대 공화국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은 모두 연결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만들고 생태계 안에서 상호작용으로 끊임없이 가치 생산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 기업들 하나하나는 그 어떤 국가와 비교해서도 경제력에서 앞서고 사회적 측면에서도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신흥 공화국이라고 부른다. 이 책에서는 디지털 5대 공화국이 어떻게 연결의 생태계를 만들고 확장해 가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파트너십 관계에서 대등한 동료인 피어십 관계로 바뀌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디지털 혁명 시대의 특징이 있다. 관계의 변화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주종관계에 입각한 파트너십partnership이 중요했다. 갑질 문화가 가능했던 것도 산업화 시대 협력은 수직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연결에 의한 대등한 관계에 입각한 피어십peership이 중요하다. 거대한 경제 변혁 속에서 잘나가는 기업 대부분은 구성원 모두가 성장하는 피어십 문화를 갖고 있다.

디지털 경제는 상상력이 가장 큰 자원이고 그 상상력은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며 그 인간들은 다양하게 연결될수록 확장되기 때문이다. 설립된 지 180년이 넘는 피앤지부터 10년밖에 안 된 에어비앤비까지 피어십 문화를 갖는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피앤지는 설립 초기부터 흑인을 비롯한 소수자를 고용했고 이미 100년 전에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했다. 지금은 한 명의 연구원이 전 세계 외부 연구자 150명 이상과 연결하도록 해서 피어십에 의한 회사 외부와의 관계를 설정해 피앤지 연구 생태계에 수십만 명의 연구자가 참여하고 있다. 피앤지 경영자에게 종업원들은 동료관계이고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컴퓨터도 동료관계이다. 공생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대기업 체제가 특징인 한국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하다. 

그럼 어떻게 생태계를 만들고 참여하고 기여할 것인가? 

그럼 어떻게 이용자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어떻게 생태계를 만들고 확장할 것인가? 디지털 시대에는 참여자를 계속 늘리면 지수함수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고 그래서 누구나 다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왜 대부분 참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데 실패하고 극소수만 성공할까? 이익 추구에서 가치 추구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누구나 인식하고 있지만 인간의 관성은 무의식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고 하던 대로 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패러다임 전환에 실패한 많은 기업들과 성공한 기업들의 비교를 통해서 어떻게 지수함수적인 기술 진보의 시대에 적응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가치 추구 패러다임에 왜 미션 설정이 중요한지도 살펴본다. 인간은 단지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 기업들의 미션은 그 기업의 성장을 위한 목적성이 강했다. 반면 디지털 시대 부상한 기업들의 미션은 그 기업의 성장이 아닌 인류의 번영과 공통의 이익을 추구한다. 애플은 “인류를 향상시키겠다는 정신을 갖는 사람들에게 도구를 만들어줌으로써 세상에 기여한다.”이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능력을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세상을 좀 더 열고 연결되도록 한다.”이다. 이러한 인류 공통의 가치창출 목표는 생태계에 참여하는 모두가 한 방향성을 가질 수 있게 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개개인이 인류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개인의 역량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크게 신장되는 시대이다. 극단적으로 비교하면 디지털 시대에는 개개인이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과 대등하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개인 역량의 신장이 어떻게 정치와 사회 시스템을 바꾸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바꾸어야 하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 핵심 주요 키워드들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사례들로 이해를 쉽게 해주고 있다. 거대한 디지털 혁명의 파도 앞에서 큰 변화의 방향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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