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드러낸 우파 유튜브, 재도약을 위한 조건
한계 드러낸 우파 유튜브, 재도약을 위한 조건
  • 박한명 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9.02.11 15: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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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유튜브 2기 전성시대를 위한 전제조건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유튜브에서 여러 토론회, 기자회견, 집회 관련 콘텐트를 종종 검색해 보다보면 과거와 확 달라진 풍경을 관찰할 수 있다. 기존 지상파나 종편 로고를 붙인 카메라 기자들의 모습과 함께 스마트폰 거치대나 홀더, 셀카봉 등 개인용 방송장비를 갖추고 중계하는 1인 미디어들이 크게 늘었다는 사실이다. 지상파와 종편, 1인 미디어가 나란히 취재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미디어 권력이 어디로 옮겨가고 있는지 확실히 체감으로 느껴진다.

집회 현장에서 셀카봉에 장착한 스마트폰을 든 백발노인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면 어떨 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최근 2년 새 개인용 방송 장비 매출이 5배 이상 급증했다는 수치도 미디어 권력 이동현상의 한 단면이다. 며칠 전 인터파크 조사결과에 의하면 1월 한 달 개인용 방송 장비 카테고리 매출 분석 결과 재작년 동기 대비 540%, 작년 동기 대비 130%로 폭발적인 매출 성적을 기록했다. 이동 중 휴대나 사용하기에 간편한 중저가의 스마트폰용 짐벌, 간이조명, 휴대용 마이크 장비 등이 특히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이런 1인 방송 열풍에 동영상 오픈 플랫폼 절대 강자 유튜브의 독주도 여전하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유튜브는 사용시간 점유율을 86%나 차지했다. 국내 동영상 플레이어 분야는 유튜브의 독무대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정치권, 특히나 정부와 여당에서는 유튜브를 잡기 위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어떻게든 방송법을 적용하려 안간힘을 쓴다.

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방송법과 인터넷TV(IPTV)법을 합치고 OTT를 포괄하는 통합방송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에 기인한다. OTT가 기존 방송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규제 사각지대에 있으니 규제안으로 끌어들여야한다는 수평규제 논리인데, 말이 안 되는 논리라는 건 자명하다. 규제만이 아니라 기존 방송사가 누리는 혜택도 OTT에 동일하게 주어야 타당한데, 그게 가능한가.

콘텐트 빈곤과 정당·정치인 종속성이란 한계

어찌됐든 비교적 규제 청정지역에 속한 유튜브가 한동안 맹위를 떨칠 게 틀림없다. 다만 필자가 이번 기회에 말하고 싶은 건 유튜브의 순기능이 아닌 역기능이다. 언론노조와 그 협력세력이 장악하다시피 한 지상파와 종편 신문 포털을 통해서는 알 수 없는 정보와 사실(FACT), 관점을 유튜브가 제공해주고 있긴 하나 부정적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특히 우파의 유튜브 콘텐트는 천편일률적이다.

일부 인터넷 매체가 운영하는 채널이 생산하는 콘텐트에다 1인 채널 대부분은 정치 위주의 콘텐트로 기존 뉴스를 소재로 우파 시각에서 해석해주는 논평과 취재물이다. 종류와 내용이 엇비슷한 고만고만한 콘텐트로 구독자 확보에 뚜렷한 한계를 보인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지나친 선정성이다. 콘텐트 생산에 투자할 수 없는 1인 미디어 채널은 자극적인 제목이나 허무맹랑한 소설로 조횟수 장사를 하고 있다. 예컨대 손석희 JTBC 사장의 기자 폭행의혹 사건을 가지고 근거도 없이 불륜설을 퍼트린다거나 여성 아나운서의 명예를 마구 훼손하는 식의 허위 게시물로 구독자를 끄는 행태들이다.

또 미북회담이나 북한이 이슈가 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 북폭 임박” 이런 식의 제목을 달아 일단 사람부터 끌고 보자는 식의 과장된 콘텐트도 그에 해당될 것이다. 이런 종류의 콘텐트물은 안 그래도 유튜브를 잡지 못해 안달 난 세력에게 규제 명분만 제공해준다. 이용자들이 이런 종류의 콘텐트물은 외면함으로써 자정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파의 유튜브 약진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한계도 명백하다.

종류와 질에 있어서 지금 보이는 빈곤한 콘텐트로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특히 일부 정치 콘텐트에 한해서 보자면 정당에 종속적인 특성마저 보인다. 유명세를 떨치는 일부 유튜버들은 스스로 공정성을 내세우면서도 특정 정당과 특정 정치인을 위한 것 같은 인상마저 짙다. 이런 흐름은 공론장으로서의 유튜브 역할에도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우파가 진출하고 점령해간 유튜브 1기는 그런대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한계를 드러낸 지금이야말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서야 한다. 보다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다양한 콘텐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파 안에서 끼리끼리 편 갈라 싸우는 콘텐트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견제할 수 있는 비판적 콘텐트가 필요하다. 우파 스스로 그런 흐름을 탈 때 진정으로 우파의 대약진을 이끌어낼 유튜브 2기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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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랍니다 2019-02-11 21:06:39
동삼합니다. 재미없다는게 문제죠.

정부 시발 2019-02-13 08:30:19
뭐 이딴게 다있냐 시발 정부 망해가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