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오늘밤 김제동’ 심의정보 알고 노동조합·지방에서까지 몰려와 시위”
“KBS ‘오늘밤 김제동’ 심의정보 알고 노동조합·지방에서까지 몰려와 시위”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3.16 09: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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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로 방통심의위원 “정의의 이름으로 사퇴요구 거절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 대상인 5·18 영상 목록과 민원인 정보 등을 사전에 공개한 이상로 위원에게 자진사퇴 권고를 내린 후 처음 열린 15일 통신소위가 개회 40분 만에 파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상로 위원은 친문·친정부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한 방통심의위의 자진사퇴 권고에 대해 “사퇴할 의향이 없다”면서 “심의정보를 유출했다고 지적하는데, 정보 공개에 관한 뚜렷한 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사퇴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고 맞섰다.

아울러 이 위원은 방통심의위 회의 공개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안건을 상세하게 공개하도록 만들 것을 요구했다. 방통심의위가 제재를 받을지도 모를 대상이 된 당사자에 사전에 안건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는다는 의미에서다.

이 위원은 또한 규칙 개정 전까지는 심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현재 수준의 회의 장소와 의제 공개는 하나 마나”라며 “국민이 알고 찾아와 방청할 수 있도록 의제를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재영 위원, 이소영 위원, 허미숙 부위원장 등은 “이상로 위원이 계시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이상로 위원 거취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함께 논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주장인 것.

사퇴할 만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야당이 추천한 방통심의위에 대해 일방적인 사퇴공세를 퍼붓고 있는 셈이다.

“‘오늘밤 김제동’ 심의정보 누군가로부터 듣고 몰려와 시위, 당연한 것… 왜 5·18 영상 관련자들은 안 되나”

한편, 이상로 위원은 이날 프림덤뉴스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정의의 이름으로 방심위 사퇴요구를 거절한다”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에서 “다수 위원들이 문제 삼는 건 회의를 사전에 공개했다는 것인데, 방통심의위 원칙이 공개”라며 “회의를 비공개로 할 경우에도 회의를 열어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하는데 사전에 그런 회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공개하도록 돼 있는 5·18 영상 심의정보를 사전에 알리고 외부에 회의를 방청할 수 있도록 알려준 것은 정확하게 합법적이라는 취지의 설명이다.

방통심의위원회 이상로 위원
방통심의위원회 이상로 위원

이 위원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심의를 받는다는 걸 알고 미리 온다. 예를 들어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 인터뷰를 한 KBS ‘오늘밤 김제동’ 프로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심의 받은 일이 있다”며 “심의 날 노동조합에서도, 또 지방에서도 사람들이 시위를 하러 왔다. 사전에 방통심의위원 또는 사무국 등 누군가로부터 사전에 심의정보를 전달받고 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미리 일찍 알려줬으니 노동조합과 지방에서도 사람들이 올라와 방통심의위 앞에서 시위를 한 것”이라며 “기자가 알려줬다는데 그럼 기자는 어떻게 알았나, 마찬가지로 심의위원과 사무국 직원 중 누군가가 알려준 것이다. 그런데 왜 5.18 관련 사람들은 알면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 위원은 “사전에 정보를 알려줬다는 것을 문제 삼아 저보고 사퇴하라는 건데, 그러나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규제당할 위기에 있는 당사자가 사전에 그런 사실을 알아야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통심의위가 하는 일은 심의이지 수사가 아니며 당사자가 모르는 공개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위원은 그러면서 “제가 회의공개 규칙을 좀 더 구체적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것, 당사자가 모르는 회의는 정의롭지 않다는 것 등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회의를 하지 않겠다고 위원들이 회의장을 나가버린 것”이라며 “그들이 언제까지 회의를 기피할지 모르겠지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우리는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 규제를 당할 위기에 있는 사람은 어떤 이유로 규제를 당하는지, 심의위원들이 어떤 문제를 지적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이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는 게 심의위원들이 할 일”이라며 “저는 제가 한 일이 정의롭다고 생각하며 절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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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2019-03-17 10:08:07
이상로위원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