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 “반토막 난 매체력, 올해 또 천억 대 적자 우려”
MBC노동조합 “반토막 난 매체력, 올해 또 천억 대 적자 우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3.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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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파업 비참가자 핍박 중지, 허장성세 공공론 걷어내고 뼈가 부서지도록 일해야”

MBC 소수 노조인 MBC노동조합(2노조)는 18일 노조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최승호 사장 경영진 체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천억 이상의 적자를 볼 것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미래한국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MBC노동조합은 글에서 “한 높은 분이 지난 5일 게시판에다 올 들어 1,2월 광고매출이 전년대비 33%나 빠졌다면서 구성원들에게 젊은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며 “지상파 광고가 전반적으로 감소세이지만 유독 MBC만 급전직하로 빠지는 광고절벽 현상을 두고 높은 분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MBC 경영 상태는 심각하다 못해 거의 절망적”이라며 “올 초 방문진에 보고된 2019년도 MBC경영계획은 방송광고 3천억 원 확보라는 꿈같은 전제하에, 직접제작비를 전년대비 400억 원이나 더 늘려 편성하고 대신 영업적자 400억 원을 감수하겠다는, “쓸 돈부터 먼저 생각하는” 그야말로 ‘방만 경영’의 종합 세트물이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매체력이 반 토막 났는데 행사사업수익을 전년대비 3배나 늘려 잡고, 팔 콘텐츠도 없는데 예상 유통수익 숫자만 끌어올려 놓은 것도 허황되긴 마찬가지”라며, “단순계산만 해봐도 광고가 이런 추세로 이어지면 연간 광고수익이 2천억 원을 넘기 어려울 것이고 연쇄작용으로 연말 적자가 최소 1,300억 원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노조는 “하루 평균 7~8억 원 정도는 해줘야 할 하루 방송 광고액이 고작 1~2억에 맴돌면서 1년 치 직원 급여가 속절없이 날아갈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며 “MBC는 1,500억 원대 인건비, 2천억 원대 제작비, 천억 대 일반 경비 등 경직성 비용이 너무 커 비용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더욱이 채권발행이나 시장을 통한 재원조달도 매우 어렵고 그쪽 방면의 금융 재무전문가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MBC는 광고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자기 살점인 보유 부동산을 뜯어 처분하거나 아니면 제작비 부문에서 손질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그러면서 “MBC가 허장성세의 공공론 뒤에 숨어 있는 조직 이기주의와 방만한 무사안일을 걷어내고 실사구시의 구심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려면 경영진들이 욕을 먹어가며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처럼 주인 없는 회사에서는 구성원을 설득할 자산이 이것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 아래 정치 파업 비참가자들을 끝없이 핍박하고 차별하면서 편 가르기에 골몰하는 외눈박이 경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임원들이 특별활동비 명목으로 업무추진비 외 연간 수억 원의 현금을 챙기고, 품위 유지용 차량 운용에 수억 원을 쓰면서도 영업은커녕 매주 <평일 아침 7시 10분 집 출발, 저녁 6시 10분 집 도착, 주말 휴식>, <구내식당이나 도시락 점심>의 웰빙으로 일관하는 한, 높은 분의 ‘젊은 콘텐츠 개발 촉구론’은 ‘젊은 사고를 못하는 사원들(?)’에게 경영부진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14층의 옹알이이자 허망한 메아리로 간주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MBC 최승호 사장
MBC 최승호 사장

- 이하 전문 -

올해 또 <천억 이상> 적자?

한 높은 분이 지난 5일 게시판에다 올 들어 1,2월 광고매출이 전년대비 33%나 빠졌다면서 구성원들에게 젊은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줄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지상파 광고가 전반적으로 감소세이지만 유독 MBC만 급전직하로 빠지는 광고절벽 현상을 두고 높은 분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의미심장한 일이다. 작년 연말 조직개편과 함께 경쟁력 향상과 대대적인 수익 위주의 혁신을 하겠다고 사방팔방으로 팡파르를 울렸건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드라마, 예능, 뉴스 할 것 없이 좀체 되는 것은 없고 수익은 땅바닥을 기는데 경쟁력은커녕 사내 분위기는 여전히 흉흉하니 높은 분이 개탄할 만 하다 할 것이다.

실제로 MBC 경영 상태는 심각하다 못해 거의 절망적이다. 올 초 방문진에 보고된 2019년도 MBC경영계획은 방송광고 3천억 원 확보라는 꿈같은 전제하에, 직접제작비를 전년대비 400억 원이나 더 늘려 편성하고 대신 영업적자 400억 원을 감수하겠다는, “쓸 돈부터 먼저 생각하는” 그야말로 ‘방만 경영’ - 이를 파악하지 못한 MBC 대주주 방문진도 책임을 면할 길 없다 - 의 종합 세트물이었다. 매체력이 반 토막 났는데 행사사업수익을 전년대비 3배나 늘려 잡고, 팔 콘텐츠도 없는데 예상 유통수익 숫자만 끌어올려 놓은 것도 허황되긴 마찬가지다. MBC는 김재철 사장 당시 넉넉한 밑천을 바탕으로 2,400억 원을 초과하는 직접제작비를 지출한 적이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2천억 원 수준에서 제작비를 알뜰하고 짜임새 있게 운영하면서 탄탄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지금처럼 전년도 1,200억 원 적자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둘러쓴 채 제작비를 무려 4백억 원이나 더 늘려 대규모 적자 예산을 편성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런 방만한 예산 계획표 아래 1,2월을 운영한 결과, 광고수익 33%감소라는 충격적인 성적표가 나오고 회당 7억 원을 쏟아 부어 만든 상반기 기대작 <아이템>이 망가지면서 경영진들이 아연실색해 하는 분위기가 높은 분의 메시지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계산만 해봐도 광고가 이런 추세로 이어지면 연간 광고수익이 2천억 원을 넘기 어려울 것이고 연쇄작용으로 연말 적자가 최소 1,300억 원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7~8억 원 정도는 해줘야 할 하루 방송 광고액이 고작 1~2억에 맴돌면서 1년 치 직원 급여가 속절없이 날아갈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MBC는 1,500억 원대 인건비, 2천억 원대 제작비, 천억 대 일반 경비 등 경직성 비용이 너무 커 비용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더욱이 채권발행이나 시장을 통한 재원조달도 매우 어렵고 그쪽 방면의 금융 재무전문가도 없다.

따라서 MBC는 광고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자기 살점인 보유 부동산을 뜯어 처분하거나 아니면 제작비 부문에서 손질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숱하게 나왔던 비상경영안의 골자가 그런 내용들이다. 거기다 MBC는 ‘겉으로만 거창한’ 공영론의 너울을 세게 흔들면 흔들수록 가성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프로그램에다 밑 빠진 독처럼 돈을 퍼부어야 하는 자기 모순적 구조에 허우적대도록 운명 지워져 있다. 높은 분이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모기만한 소리를 외칠 때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 것은 이미 구성원들이 익히 이런 모순을 알고 있고 가뜩이나 정치오염이 심한 조직에서 딱히 성과를 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원이 게시판에다 생떽쥐베리 글귀를 인용하면서 “지시만 하지 말고 원대한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우게 하라”고 한 것은 이런 MBC의 모순과 작금의 불안한 심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것이다. 누군가는 공공재 운운하면서 애써 수익논의를 외면하려 하지만 우리의 하부구조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력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방송사에서 일반제조업이 행하는 단순 무식한 구조조정을 할 수도 없다. 노동유연성이 제로상태인 문재인 정부 하에선 해고나 인력 정리와 같은 반노동법적인 무리수도 불가능하다.

결국 남는 것은 얼마나 경영진이 책임감을 갖고 선택과 집중을 밀어붙이면서 짜임새 있는 살림을 펼쳐내느냐에 달려있다. 거기에는 허위의식을 과감히 벗어젖히고 구성원들에게 모든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소통하면서 어려운 살림을 헤쳐 나가기 위해 같이 고통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경영진의 노력과 솔선수범이 전제돼야 한다. 사막의 돌풍 앞에 머리만 처박는 타조인 양, 다가오는 ‘진실의 순간’을 외면하면서 조직원 설득이나 솔선수범은 도외시하고 그저 14층 고위층에 숨어 고고하게 선문답만 되놰서는 아무런 해법이 없다. 더욱이 지금처럼 이른바 적폐청산의 칼춤과 편 가르기 조직 운영으론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이런 와중에 전임경영진에서부터 이미 사실상 시행돼왔고 법적으로 시행단계에 올라선들 MBC처럼 경쟁력 없는 채널에는 별무 효과인 <중간광고>를, 마치 신대륙에서 발견한 마법 방망이인양 홍보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착오적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무엇보다 경영진이 우선해야 할 일은 모든 프로그램과 제작요소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원가분석과 공공성 분석의 교차방정식으로 정확한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다. 적자를 불사하고도 제작비 증액을 결정한 정책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400억 원을 더 퍼붓겠다고 나섰으면 어떤 프로그램이 가성비가 높은지, 돈만 삼키는 하마(?)인지 아닌지, 공공성에는 얼마나 기여하는지 등의 효율성을 따져가면서 예산을 집행하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주간 7,80개 프로그램 타이틀에 대한 꼼꼼한 원가분석도 없이 헬리콥터 예산으로 마구 돈을 뿌린 결과, 작금의 상황과 같은 ‘전체적 경쟁력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닌가?

MBC가 허장성세의 공공론 뒤에 숨어 있는 조직 이기주의와 방만한 무사안일을 걷어내고 실사구시의 구심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려면 경영진들이 욕을 먹어가며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처럼 주인 없는 회사에서는 구성원을 설득할 자산이 이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 아래 정치 파업 비참가자들을 끝없이 핍박하고 차별하면서 편 가르기에 골몰하는 외눈박이 경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임원들이 특별활동비 명목으로 업무추진비 외 연간 수억 원의 현금을 챙기고, 품위 유지용 차량 운용에 수억 원을 쓰면서도 영업은커녕 매주 <평일 아침 7시 10분 집 출발, 저녁 6시 10분 집 도착, 주말 휴식>, <구내식당이나 도시락 점심>의 웰빙으로 일관하는 한, 높은 분의 ‘젊은 콘텐츠 개발 촉구론’은 ‘젊은 사고를 못하는 사원들(?)’에게 경영부진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14층의 옹알이이자 허망한 메아리로 간주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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