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잇단 외교 결례가 크게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문비어천가’, ‘땡문뉴스’ 비판이 높은 공영방송 KBS <뉴스9>이 청와대 및 국무총리도 인정한 실수를 외교결레가 아니라는 취지로 옹호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에 KBS공영노조는 21일 성명을 내어 “3월 20일 <KBS뉴스9>에서는,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한 문 대통령의 인사가 외교 결례가 아니라고 보도해, 지나치게 ‘대통령에게 아부하는 뉴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참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이런 방송을 하고서도,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단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 전문 -
(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
문 대통령 ‘외교 결례’를 ‘아니다’라는 KBS, “부끄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한 것 등, 외교 결례에 대한 파장이 크게 일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 총리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셈이어서 심한 결례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실무진이 제대로 챙기기 못해 생긴 실수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런 실수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대통령이 캄보디아를 방문했는데, 청와대 공식 SNS에 대만 사진을 올렸는가 하면, 앞서 방문한 브루나이의 국왕이 주재한 만찬에서 공공장소 음주와 주류 판매 등이 금지된 나라인데도 ‘건배 제의’를 해 참석자 사이에서 ‘외교 결례’ 논란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또 과거 체코를 방문할 때는 청와대가 체코를 이미 없어진 ‘체코슬로바키아’라고 표기한 바가 있어 실수의 연발이 계속돼 온 것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되자, 청와대는 물론 국무총리도 실수를 인정하고 ‘조심할 것’을 다짐했다.
그런데 3월 20일 <KBS뉴스9>에서는,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한 문 대통령의 인사가 외교 결례가 아니라고 보도해, 지나치게 ‘대통령에게 아부하는 뉴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날 <KBS뉴스9>의 <뉴스줌인> 코너에 기자가 출연해 문 대통령이 한 인사는 말레이시아어나 인도네시아어도 뜻이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지 언론이 ‘외교결례’라고 보도하지 않고 있고, 한인 사회에서도 별 문제없다고 하는데, 오로지 한국에서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듯이 보도했다.
많은 언론들이 문대통령의 부적절한 언행을 비판하고 있는데, KBS만 이를 두둔하고 나서자 공영방송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방송’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셈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KBS뉴스9>의 <뉴스줌인>은 주로 야당을 비판하는 기사를 많이 방송해, 안팎의 비난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아예 드러내놓고 대통령을 비호하는 방송을 하고 나선 것이다.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하라고 국민들이 위탁한 공영방송 KBS가, 어느덧 권력의 홍보기관처럼 변해 버린 것이 아닌가.
참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이런 방송을 하고서도,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김용옥 씨를 동원해 고(故) 이승만 대통령을 미국의 ‘괴뢰’라고 폄하하고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하면, <오늘밤 김제동>을 통해서는 ‘김정은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내용의 인터뷰 방송을 내보낸 KBS를 누가 믿고 볼 것인가.
KBS를 더 이상 권력의 홍보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 또 특정 정파이념의 확산도구로 삼지 말라.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KBS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2019년 3월 21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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