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 “도올 파문 등 회사는 망하고 있는데 이사회는 파행”
KBS노동조합 “도올 파문 등 회사는 망하고 있는데 이사회는 파행”
  • 미래한국 편집부
  • 승인 2019.03.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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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위기에 식물 이사회 웬 말인가…잿밥에만 관심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러워”

비언론노조인 KBS노동조합은 친문, 친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다수 이사들이 KBS 경영위기를 지적한 소수이사들의 성명을 트집 잡아 모든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이사회가 파행한데 대해 “경영 위기에 ‘식물 이사회’가 웬 말인가”라며 21일 비판 성명을 냈다.

노조는 다수이사 측 주도의 이사회 파행을 지적하면서 “지난 1월과 2월에는 광고가 거의 2~30% 빠지고, <1박 2일> 제작중단으로 광고 매출 감소는 가속도가 붙을 우려가 크다”며 “더구나 특집 제작은 계속되고 있고 시청률 2~3%하는 7억 연봉 <오늘밤 김제동>도 계속되고, 도올 김용옥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매국노라고 비난해 수신료 거부운동에 기름을 붓고 민주당과 방통위는 1TV, 2TV 분리회계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위기에 처한 KBS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회사가 망하고 있는데 이사회는 뭘 하고 있나? 연일 비상회의를 열어 회사 살릴 일을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집안싸움에 골몰해서야 뭘 얻는단 말인가?”라며 “혹시 사상 초유의 회사위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BS이사들은 이제라도 회사 경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편을 갈라 싸우는 것보다는 위기 탈출에 매진해야할 것”이라며 “계속 분란만 일으키고 현실을 외면한다면 KBS를 살리기는커녕 적폐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성명 전문 -

<경영 위기인데 ‘식물 이사회’가 웬 말이냐>

KBS이사회가 유례없는 파행을 겪고 있다.

3명의 야권 추천 소수이사가 회사의 경영실태를 폭로한 성명서 “처참한 경영실적, 양승동 체제에KBS 미래를 계속 맡길 수 있나”가 지난달 27일 사내 게시판에 게시되자 다수이사 측이 크게 반발하면서 모든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6일 개최 예정이었던 간담회가 취소되었다.

이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4일 개최된 이사회 운영위원회에서 촉발되었다. 이날 운영이사 회의에서 다수 이사측 운영이사들은 소수이사 성명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고, 소수이사 측 운영이사는 이사들이 자유로운 의사 표현권을 막는 행위는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다수 측 운영이사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 향후 이사회 일정을 함께 논의할 수 없다고 보고 이사회일정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이에 소수 측 운영이사는 이사회 운영규정상 운영위원회에서 합의를 하지 못하면 의안은 이사회에서 처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6일 예정된 간담회는 예정대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7인 이사들이 간담회 불참을 통보했고, 이사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연기가 타당하다고 판단한다’라는 의견을 덧붙여 문자를 보냈고, 결국 6일로 예정된 간담회는 취소됐다.

13일에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도 사측과 본부노조의 임금협상안보다는 성명서 문제가 먼저 거론됐다.

다수 이사측은 소수이사들이 성명서를 통해 회사의 경영 상태를 외부에 알려 혼란만 부추기고 다수이사들이 마치 정권과 결탁한 것으로 매도하는 등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소수이사들에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이에 소수이사들은 경영감독의 책임이 막중한 이사회가 결산안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소수이사들의 성명서를 문제 삼는 것은 오히려 적반하장이라고 했다. 소수이사들은 이사회 운영에 더 많은 책임이 있는 다수이사들이 이사회를 파행시킨 사태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해 논란이 벌어졌다.

1시간 격론 끝에 소수이사들은 “성명서 상의 거친 표현 등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다수이사들은 간담회 파행에 대한 사과가 없이 상정 안건 논의를 강행하려 했고, 반발한 소수이사들이 퇴장하자 임금인상 등 관련 안건을 30분 만에 통과시켰다.

어제인 지난 20일에도 KBS 계열사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이사회의 일정이 무산됐다. 이어 3월 28일과 29일 예정돼있던 이사회의 지역시찰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대해 김상근 이사장은 “지난 3월 13일 이사회 폐회 후 남은 8명의 이사들이 잠시 휴지기간을 갖자고 전원이 합의했다”고 밝혀 사실상 이사회 활동이 멈췄다는 것을 시인했다. 기록적인 광고 적자는 물론 수신료 거부운동과 분리회계 움직임, 지역 구조조정 문제 등 회사 안팎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에는 광고가 거의 2~30% 빠지고, <1박 2일> 제작중단으로 광고 매출 감소는 가속도가 붙을 우려가 크다. 더구나 특집 제작은 계속되고 있고 시청률 2~3%하는 7억 연봉 <오늘밤 김제동>도 계속되고, 도올 김용옥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매국노라고 비난해 수신료 거부운동에 기름을 붓고 민주당과 방통위는 1TV, 2TV 분리회계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렇게 회사가 망하고 있는데 이사회는 뭘 하고 있나? 연일 비상회의를 열어 회사 살릴 일을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집안싸움에 골몰해서야 뭘 얻는단 말인가? 혹시 사상 초유의 회사위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아직도 KBS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지, 관용차를 사적으로 끌고 다니는 것은 아닌지, 이사 자리를 발판으로 정치계로 진출하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소수이사들은 섣불리 퇴장을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끝까지 남아 대화를 하고 풀어가려는 인내심을 보여줬어야 한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전에 KBS이사의 역할을 먼저 생각했어야했다.

다수이사들도 이사의 막중한 책무에 충실하지 않고 성명서가 기분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현안을 제쳐두고 일정까지 무기한 연기에 소수이사들을 따돌리고 있다. 과연 이런 일이 KBS와 시청자를 위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KBS이사들은 이제라도 회사 경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편을 갈라 싸우는 것보다는 위기 탈출에 매진해야할 것이다.

계속 분란만 일으키고 현실을 외면한다면 KBS를 살리기는커녕 적폐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2019.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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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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