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 對 중국몽의 충돌
미국 우선주의 對 중국몽의 충돌
  • 최 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승인 2019.03.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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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국 전략이 협력과 경쟁에서 견제와 대결로 전환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의 대중정책은 실패했고, 중국에 이익을 주고 중국의 부상을 방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too little, too late) 그러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중국, 러시아, 북한을 위협(현상 파괴를 도모하는 비자유주의 세력)으로 간주하고 이에 적극 대처하고자 하는 전략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중국은 국제규범, 규칙, 제도를 준수한다고 하나 궁극적으로 중국 중심의 지역 및 세계 구도, 제도와 규범(Sino-centric regional and global order and rules)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미국 내 중국 옹호 목소리는 거의 사라진 상태이며 전략적 불신이 증가했다. 민주·공화, 정계·재계, 언론·학계 등에서 ‘중국 위협론’이 확대된 상황이며 현재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정책에 동조하는 세력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대중국 국제연대를 모색하지는 않고 미국과 중국 양자간 대결로 몰고 가는 경향을 보여 왔으나, ‘인도-태평양 구상(사실상 트럼프판 재균형전략으로 볼 수 있으며, 인도를 적극 활용하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음)’을 매개체로 하여 연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도 인도-태평양전략이 구체화되어 있지는 않으나 내용을 채워가는 과정에 있으며, 관련국들의 입장을 반영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 한편 중국의 취약한 부분을 찾아 공략하거나 같은 부분에서 경쟁하려는 모습도 보이고는 있으나 전략이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지난 달 중국을 방문한로버트 라이시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왼쪽)와 스티븐므누신 재무장관(오른쪽)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협상 시작 전 류허(가운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지난 달 중국을 방문한로버트 라이시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왼쪽)와 스티븐므누신 재무장관(오른쪽)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협상 시작 전 류허(가운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있다.

중국, 신형대국관계·신주변국관계 구축과 중국몽의 실현

시진핑 주석은 중국 중심의 지역과 세계질서를 만드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여건을 조성하고 체제를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되, 장기적으로는 미국을 대체하는 세력으로 부상하고자 한다는 것이 미국 측의 판단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을 적극 활용하여, 세계적으로 협력세력을 확보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망과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러 협력을 지속 강화하고, 협력의 범위를 확장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되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군사력 증강도 적극 추진해 힘의 역외투사능력을 제고해서 최소한 아·태지역에서의 거부능력을 확보하고 패권세력으로 부상코자 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최근 들어 보다 적극적·공세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시진핑 주석의 권위를 높이려는 내부 정치적 판단에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여타 지역 문제도 미중의 경쟁과 갈등 측면에서 해석하고 대응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대립과 갈등을 하면서도 극단적 상황은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미국도 극단의 상황에 대처할 능력과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전략적 불신이 심화되고 잠재 위협에서 직접적인 위협으로 등장하고는 있지만 공멸의 위험성으로 인해 일정 수준에서 타협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중장기적으로 미국은 중국이 대체세력으로 등장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치중하는 반면, 중국은 일단 수세적인 입장이나 미국의 대체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음을 알리고 기반을 강화하는 것에 치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게임 자체를 변경(3rd offset)하여 새로운 게임에서 중국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려고 하는 반면, 중국은 게임 룰을 변경하여 자국의 이익과 위상을 제고하려 한다고 볼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은 자체 협력 강화를 통해 대미 의존도는 낮추면서도 중국을 경계하는 일종의 헷징(hedging)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가치와 규범을 매개체로 한 역내 협력과 역외 협력자 확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 역시 미일동맹을 축으로 하나 미국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격형 무기를 중심으로 자체능력 확충 및 역내 협력망 구축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4자 협력 및 동남아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로 드러난다.

동남아 국가들은 고민은 하나 대책과 행동은 부재하고 분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중동국가들은 대미 의존을 지속·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문제에만 집중해 주변 정세와 큰 판의 변화에 둔감하거나 무관심한 접근은 한계와 제약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큰 판과 거대 게임의 변화가 북한 문제 해결에 구조적 영향을 줄 것이므로 강대국 관계 변화에 대한 관심과 방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post-North Korea 시기와 상황에 대비한 전략적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는 줄어드는 한국의 입지와 선택지다. 미중관계가 갈등과 견제의 방향으로 진행됨에 따라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이 성립되지 않고,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문제는 물론, 여타 안보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의 독립적 공간 확보와 자율성 확보에 제약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한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중국 어느 국가로부터 확고한 신뢰와 협조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 놓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은 평화체제에 관해 상이한 입장을 가지고 접근하며, 북핵 문제 해결 차원을 넘어선 지역안보 구도 변화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예: 미 : 유엔사의 기능과 위상 유지와 강화 대 중·러 : 유엔사 해체 주장).

 

미국(트럼프)은 중국 문제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안보 문제에 대한 한국의입장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사진은 2016년 중국군유해 송환식.
미국(트럼프)은 중국 문제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안보 문제에 대한 한국의입장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사진은 2016년 중국군유해 송환식.

고민에 빠진 국가들, 협력자 확보를 통한 제3의 길 모색

평화체제 구축은 단기간에 타결·완성될 것은 아니나 평화체제에 관한 논의는 향후 동북아질서 재편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면에서 관련국들의 면밀한 계산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안이 될 것이다. 중국은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매개체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동맹을 파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것인 반면, 미국(일본)은 동맹 유지와 비핵화를 분리해 접근하려 할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빌미로 중국을 압박하고 봉쇄하려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은 한·미·일 3국 안보협력 나아가 안보동맹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반대로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미국 본토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한미일 3국 안보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 보다 많은 역할과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문제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안보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나아가 미국은 한국이 지역안보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기를 원하며,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제도화하기를 원한다.

대표적인 것이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과 군수지원협정(ACSA: Acquisition and Cross-Service Agreement)일 것이다. 중국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피하고 싶은 문제이겠지만 언제까지나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지역안보문제에 관한 논의를 회피하고, 미국의 동맹과 우방국들 간의 협력에 주저할수록 한국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는 증가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감소한다.

최 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전방위적 대미 공공외교 늘려야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에 더해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은 중국을 넘어 미국을 보며 입체적이고 포괄적인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 지금 당면하고 있는 중국 문제에 가려 더 큰 전략적 자산이자 우리 안보의 핵심 중 하나인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미 늦다. 그리고 해결에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게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지금부터 미 의회, 학자·전문가, 언론, 그리고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전방위적인 대미 공공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예를 들어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와 기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독립적 공간과 자율성이 제약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나 역설적으로 거대 게임 변화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다수의 국가가 존재하므로 이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증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와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협의와 협력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네덜란드, 프랑스 등) 지역별 거점국가를 지정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협력망 구축도 적극 고려해야 하며 또한 동맹국들 간의 협력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도-태평양 구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의 특화된 영역 확보를 통한 전략적 가치와 위상 제고가 필요하다. 특화된 영역·이슈와 가치를 중심으로 한 협력망과 안전망을 구축해 미중 갈등 속에서의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미중 갈등에서 야기되는 제약과 압박을 완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즉 어느 특정 국가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제기되고 있거나 제기될 이슈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유연한 전략과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개발협력(특히 인적 자산), 우주, 사이버 안보, 질병 및 공중보건, 자연 재해 및 재난, PKO 등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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