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비호한 KBS의 ‘홍위병력’
김의겸 비호한 KBS의 ‘홍위병력’
  • 박한명 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9.04.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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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우롱한 ‘오늘밤 김제동’과 최경영 기자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대한민국 건국대통령을 폄하한 삼류 학자를 감싼 KBS가 어느 지경에까지 와 있는지는 투기의혹에 휘말린 김의겸 사건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KBS가 ‘오늘밤 김제동’ 화요일(2일) 방송분에서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을 속칭 ‘쉴드’친 모습은 가관이었다. 최경영 기자는 이날 방송에서 부패혐의로 고발된 김의겸을 적극적으로 편들었다. 그것도 언론 탓을 하면서.

문재인 정권 홍위병 노릇에 KBS는 회사 차원으로도 모자라 개인 기자까지 개별 프로그램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막장 소릴 들어도 KBS의 홍위병력이 이 수준까지 왔다면 이건 대국민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KBS에 사표 쓰고 뉴스타파로 갔다가 어떤 특혜를 입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양승동 사장이 다시 복직시켜주고, 또 프로그램까지 꿰찬 최경영 기자가 이날 방송에서 한 발언들을 보자.

김제동이 이런 취지로 질문한다. “(김의겸 부동산 투기 논란에 대해) KBS1 라디오 최경영의 경제쇼 진행자인 최경영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다. 이 분야의 국내 최고로 여러분께 잘 이야기를 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보시나”

최경영 “이게 투자냐, 투기냐 이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투자, 투기를 구별하기도 쉽지가 않고 투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은행 수익의 3배 이상, 그걸 아주 단기적으로 차익을 얻으려고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4, 5배가 되면 투기인 것인지 아니면 2배면 투자가 되는 것인지. 그 단기라는 것도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도 명확히 개념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사실 이분(김의겸) 같은 경우는 투자다. 투자를 한 것이다. 재테크를 한 거는 분명히 맞는 사실이다...그런데 특이한 점은 조선일보와 매일경제가 한 10시간 만에 취재를 해서 가장 먼저 이 보도를 했다는 것. 그러니까 수백 명의 고위 공직자가 재산 공개를 하는데 대통령 비서실에 26억 정도의 상가 건물을 매입한 사람을 타깃해서 보도했는데 그게 불법이나 탈법의 소지가 있는 게 아니고 단지 상가 건물에 몰빵 투자를 했다. 이게 이 정부의 정책과는 반대되는 게 아닌가라는 보도를 했고 그게 국민감정을 건드렸다고 봐야 되는 게 맞는 판단이라고 본다.”

김제동 “알겠다. 매매 물건, 매매시점,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직위, 아마 이 직위 때문에 제일 논란이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기자님이 말씀하시는 거는 보통 사람이 이렇게 했다면 아문 문제가 아니다?”

최경영 “그렇다. 보통 사람은 아무 문제가 될 게 없다. 그런데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과 소통을 하는 것이죠. 기자들과 소통하는 게 아니고 국민과 소통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국민의 정서와 감정을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중략) 제가 십 몇 년 전부터 고위공직자 재산 보도에 관해 해왔고 방송사 최초로 대형 프로젝트로 굉장히 많이 했다...거기에서 더 큰 원칙은 뭐였냐면 누가 부자였다고 비판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강남에 누가 집을 갖고 있다. 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상당히 많은 그런 형태가 나타나고 있는데, 강남에 무슨 장하성 실장이 아파트를 갖고 있고 재산이 100억이 넘고 이게 문제라는 식의 보도가 정부 초기부터 계속 나왔다. 좀 이상한 보도다. 과거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때는 이런 보도가 없었다. (후략)”

국민 바보 취급하고 권력에 아부한 KBS의 타락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 흉내를 내는 것인지 KBS가 김의겸의 투기를 투기라 하지 못하고 투자다, 언론 탓이다 온갖 핑계를 동원해가며 눈물겹게 쉴드 친 바로 다음날 조선일보는 KBS에 강펀치를 날리는 특종을 한다. 김의겸이 구입한 상가 건물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10억원의 금액을 대출받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은행이 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상가점포를 늘려 임대료를 더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대출서류를 꾸몄다는 의혹을 보도한 것이다.

최경영이 ‘과거 이명박근혜 정부에서는 언론이 고위공직자들, 기자들 투기보도 안했다’ ‘조선일보, 매경 등 언론사 탓이다’ 대략 이런 식으로 국민을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 취급했지만 김의겸은 이미 방송 전 시민단체에 의해 공직부패 혐의로 신고 된 상태였다. 이후에도 다른 시민단체가 김의겸을 ‘부패 방지 및 국민 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배임죄 내지 특정경제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런 마당에 필자가 최경영의 헛소리를 일일이 지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KBS는 권력을 보호하려 숱한 의혹이 제기된 청와대 전 고위공직자를 일방적으로 비호했다. 김의겸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걸 투기로 보는 국민이, 언론이 문제라는 태도다. 졸지에 개돼지 취급받은 국민이 이런 KBS를 그냥 둘까. 권력 감시는커녕 권력을 따르는 KBS가 정상적이라고 볼까. KBS ‘오늘밤 김제동’은 방심위 제소감이다.

또 한 가지 더. KBS는 오늘밤 김제동에 나와 열심히 김의겸을 비호한 최경영이 KBS 수준이란 것도 증명했다. 언제부터 KBS 수준이 최경영 수준으로까지 전락했나. 그리고 최경영은 공부 좀 더해야 하지 않을까. 기자공부 다시 해야 할 사람은 대통령에게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가”라고 질문한 김 모 기자가 아니라 본인이다. 권력 중심부를 향해 상투적 질문조차 못하는 그 진한 아부 근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전 미디어펜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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