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공부의 미래...디지털 시대,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관한 모든 것
[서평] 공부의 미래...디지털 시대,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관한 모든 것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08 0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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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리더들이 주목하는 미래 교육의 핵심은 무엇인가? 

‘디지털 시대의 공부’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인공지능이 모든 지식을 알려준다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코딩 학원을 다녀야 할까? 인터넷으로 필요한 강의를 모두 들을 수 있다면 학교나 교사는 왜 필요할까? 무엇보다도, 이러한 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최고의 학습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공부의 미래》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실용적인 안내서다. 주요 교육 심리 이론과 실리콘밸리 리더들의 교육관, 다양한 교육 현장의 사례 등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교육에서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디지털 기술이 가져다준 교육의 새로운 공식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미래 교육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각을 제공해줄 책이다. 
 

2018년 3월,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 발표 장소로 시카고의 한 공립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이전까지 신제품 발표 행사가 대부분 애플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것을 생각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로,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애플의 의도를 잘 드러낸 것이었다. 비단 애플뿐만이 아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음 격전지는 교실”이라며 거대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학습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언급했다. (2018년 3월 26일자)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리더들과 세계 최고의 테크놀로지 기업들은 왜 이토록 교육에 주목하는 것일까? 기술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이 학습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모바일기기뿐 아니라 3D프린터,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등 현재 개발되고 있는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은 오랫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개인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으며, 학습자와의 관련성을 높여 자기주도적 학습을 이끌어낸다.

이 책은 교육이론가들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강조하던 모든 것을 기술이 실현할 수 있고, 학습자가 지닌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보여준다. 

테슬라모터스 CEO 일런 머스크는 베이징 TV와의 인터뷰에서 “문제해결 방법을 가르치는 것, 그리고 도구가 아니라 문제에 대해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오늘날 가장 주된 학습자인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어떤 것인지를 잘 드러낸다. 태어날 때부터 엄청난 정보에 노출되어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지식을 암기하는 형태의 학습은 무의미하다. 그들은 무수한 정보를 활용해 유튜브나 브이로그 등 온라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콘텐츠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가 되고 싶은 적극적인 학습자다. 이들에게는 그들 자신을 다루는 교육, 자신과 관련 있는 것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형태의 학습이 필요하다. 

이런 학습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한 이들이 실리콘밸리 리더들이다. 테크놀로지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그들은 창의성과 협력, 도전을 중시하며 그것을 잘 발휘하는 인재들이 얼마나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내는지 직접 목격했다. 이것이 비숙련 노동자를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한 ‘평균의 학습을 위한 표준 교육’, 시험에 준비하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던 이전 시대의 학습과 오늘날의 학습 방식이 달라야만 하는 이유다.

이 책은 일런 머스크, 스티브 워즈니악, 마크 저커버그 부부 등 실리콘밸리 리더들의 교육관을 인용하면서 최신 지식을 배우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문제 해결에 사용할지를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노동력을 준비시키는 것이 아닌 삶을 준비시키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전 기반 학습(Challenge Based Learning)’은 애플의 ACOT(Apple Classrooms of Tomorrow) 연구를 통해 탄생한 교수법으로, 학습 과정이 학습자에게 관련성이 있으면서 창의성과 협력과 도전을 요구하는 유연한 교육 방법이다. 도전 기반 학습은 학습자가 단순한 콘텐츠 소비자에서 벗어나 콘텐츠 생산자, 창작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고 자신과 관련 있는 일을 다루고 싶어 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도전 기반 학습이 무엇이고 어떤 특성이 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널리 알려진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애플Ⅱ 컴퓨터가 출시된 초기, 존 카우치는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에 애플Ⅱ 컴퓨터 2대를 기증했다. 학교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벽장 속에 넣어두고는 자유시간에만 컴퓨터를 이용하도록 했다. 얼마 후 컴퓨터를 추가 구매해 벽장에 넣을 수 없을 만큼 컴퓨터가 늘어나자, 교육 과정에 컴퓨터 수업을 개설하기로 하고는 IBM에 근무하던 학부모에게 커리큘럼을 의뢰했다. 그 학부모는 컴퓨터 설명서 1면을 그대로 베껴 몇몇 낱말을 지운 다음 학생들에게 빈칸을 채우도록 했다. 

이 에피소드는 우리가 학습자를 위해 제대로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지 되묻게 한다. 지금도 교실에 기술을 도입할 때, 그것이 학습자의 동기부여를 높이거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수단이 아니라 인터넷 검색이나 문제지 인쇄 등 이전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던 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단지 아이들의 손에 디지털 기기를 쥐어준다고 해서 갑자기 창의성과 자발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도입 방식은 오히려 기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디지털 기기를 다뤄야 할 아이들에 대한 믿음 역시 무너지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학습에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흔히 갖게 되는 환상과 오해를 언급하면서, 기술 도입의 주요 모델인 TCPK와 SAMR을 인용해 바람직한 기술 도입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려준다.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다양한 기술들이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내 최고의 성과를 이루는 데 이용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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