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5시간’ 의혹에 유튜버와 싸우는 청와대·민주당, 과거 잊었나?
‘문재인 5시간’ 의혹에 유튜버와 싸우는 청와대·민주당, 과거 잊었나?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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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7시간’ 가짜뉴스 허위조작정보 살포 기억 생생한데…“내로남불”

강원도 산불 대화재 진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5시간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 등에 대해 청와대가 강력대응 의사를 밝혔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청와대 내에 ‘허위조작정보 대응팀’을 구성해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노 비서실장은 이날 현안 점검 회의에서 “강원 산불 화재 당일 문 대통령 행적에 대한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해서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엄정한 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도 전날인 10일 오전 대구 한국감정원에서 열린 예산정책간담회에서 “한국당이 강원도 산불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면서 허위조작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산불이 났을 때 문 대통령이 언론인들과 술을 마셨다는 가짜뉴스를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도 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행위를 앞으로 계속한다면 저희 당에서도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한국당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당 김순례 의원 등 일부가 시간대 별 산불진화 과정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글을 공유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덫을 깔았다고 생각한다. 동해 산불을 정부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면 그 깔아 놓은 덫이 산불처럼 번졌을 것"이라며 한국당의 행동을 ”악의적인 범죄적 수준의 모략“으로 규정했다. 이어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겠다“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9일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의 유튜브 ‘진성호 방송’과, 아스팔트 우파 활동가 출신 신혜식 대표가 운영하는 ‘신의한수’ 등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식 대표는 ‘신의한수’에서 지난 5일 0시20분 청와대 지하벙커(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대책회의 주재 차 나타난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술 한잔 먹고 자다 나온 얼굴 아니면 시술을 받고 나온 것 아니냐”고 논평했었고, 진성호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의 5시간 부재를 추궁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에 일부 언론과 여론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가짜뉴스를 살포했던 것과 비교하며 내로남불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대통령이 산불이 난지 5시간 만에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 나타난 건 사실”이라며 “과거 박근혜대통령 때 1분 단위로 행적을 밝혀야 한다고 문제 삼던 게 생각나는데 문대통령도 최소한 10분 단위로는 얘기할 수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온라인상에 돌고 있는 문재인 5시간 의혹 제기는 박근혜 7시간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것”이라며 “의혹 제기하며 행적 밝히라는 국민들이나 방송에 대고 분개하지 마시고 과거 가짜뉴스부터 문제제기하고 자신이나 여당 집권세력이 한 말을 다 취소하고 사과한 다음에 분개하는 게 수순이다. 안 그러면 ‘문재인 내로남불’이 아예 대명사가 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6년 12월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자리에서 감초주사 등을 언급하며 “주사를 맞은 분은 대통령으로 추정되는데, 심각한 약물 중독 상태라고 봐야 한다”, “세월호 당시 대통령이 중앙재난본부에 등장했을 때, 자다 깨어난 얼굴이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이 영양 주사에다가 마취제, 프로포폴이나 케타민이나 에토미데이트 셋 중 하나인 마취제를 넣어서 대통령을 몇 시간 동안 숙면을 취하게 한 상태였을 것이다. 4월 16일에 대통령의 몸에 이 주삿바늘을 꽂은 사람이 있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 5시간 의혹 제기한 유튜브 채널, 진성호 방송
관련 의혹 제기한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관련 의혹 제기한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문재인 대통령 "대통령 24시간은 공공재, 공개해야" 대국민 약속

신의한수 등에서 음주의혹을 제기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안 의원의 주장은 허위로 드러났다.

당시 허위정보에 의한 가짜뉴스와 악의적 루머에 불과한 의혹들을 사실처럼 제기한 의원들이 여럿 있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주술적 멘토’라거나 사교(邪敎·사이비 종교)로 의심하는 말도 있다”며 “최씨가 굿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썼다는 JTBC 보도를 인용 "'시크릿가든' 청와대와 길라임 대통령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고, 추미애 당시 대표는 “대통령이 그렇게 드라마에 심취한 나머지 우주의 기운도 역시 길라임처럼 받으셨구나. 그래서 가명도 길라임을 쓰셨구나”라고 비꼰바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통령 일정 공개를 공약했다. 지난 2017년 1월 좌담회에서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해 대통령의 일과가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공약은 민주당 등 야당과 좌파진영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이 정확하지 않다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통령의 일정이 국민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의 24시간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며 “공공재이기 때문에 공개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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