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너무 빨리 아저씨가 되어 버린 사람들을 위하여
[리뷰]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너무 빨리 아저씨가 되어 버린 사람들을 위하여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1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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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야마구치 슈는 1970년 일본 도쿄 출생. 게이오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미술사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최대 광고 회사 덴쓰(電通)를 시작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과 AT 커니(A.T. Kearney)를 거쳐 조직 개발, 혁신, 인재 육성, 리더십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조직개발·인재육성을 전문으로 하는 콘페리헤이그룹(Korn Ferry Hay Group)의 시니어 파트너이자 히토쓰바시 대학교 경영관리연구과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의 전문 분야는 혁신과 조직 개발, 인재 및 리더십 육성이며 ‘인문과학과 경영과학의 교차점’을 테마로 활동 중이다. 게이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수업에는 대부분 출석하지 않고 주로 미술관이나 영화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기에 출석 일수가 부족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주요 도서로는 국내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른 바 있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비롯하여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상위 1%에 다가가고 싶다면 20대에 잔업하지 마라』, 『읽는 대로 일이 된다: 비즈니스맨을 위한 특별한 독서법』, 『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등이 있다.

“나이가 들기 때문에 늙는 것이 아니다. ‘아저씨’란, 호기심을 잃고 겸허함도 잃고 새로운 것에 놀라며 계속 배우겠다는 자세마저 잃어버린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아저씨. 

‘아재’ 혹은 ‘꼰대’라는, 애증이 뒤범벅된 말로도 불리우는 지금 시대의 아저씨들은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시절을 견뎌내고 있다. 이전 세대가 누렸던 많은 것들 - 직장에서의 안정된 은퇴와 노후, 가정에서의 존경과 권위 등은 사라진 지 오래고 남은 것은 나이 든 부모의 봉양과 끝없이 길어지는 자식들 뒷바라지뿐이다.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그나마 지니고 있던 지식과 경험의 가치는 속절없이 떨어져가는데 의학의 발달로 오히려 수명은 길어져만 간다. 이러한 삶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터져나오는 일부 몰지각한 아저씨들의 사건사고 덕분에 오히려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금 50, 60대의 아저씨들은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하면 평생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상실하기 이전에 사회 적응을 마친 ‘마지막 세대’이다. 비록 먹고 살기는 쉽지 않았지만 이전의 세대들은 고도의 경제 성장기를 거치며 사회와 가정에서 그 정점에 올라섰고 화려하게 무대에서 퇴장했다. 지금의 아저씨들은 이들 세대가 들려주었던 그 ‘달콤한 이야기’, 즉 사회가 제시하는 시스템에 올라서기만 하면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다는 환상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이러한 환상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아저씨들은 급속한 혼돈 속에서 상실감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아저씨가 빛나지 않는 사회는 좋아질 수 없다 

청춘 이후의 삶이 종말을 향해 그저 하강선을 긋는 것뿐이라면, 애초에 그 청춘도 밝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100세 시대에 장년부터 노년에 걸친 시기가 아름답고 훌륭하지 못하다면 우리의 인생은 물론 그 사회 역시 매우 암울할 것이다. 이것이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아저씨가 빛나야 하는 이유이다. 

2019년의 시작을 뜨겁게 달군 베스트셀러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이자 현재 일본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지성 야마구치 슈는 신간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에서 현대의 아저씨들이 겪고 있는 상실감과 무력감에 주목했다. 저자는 지금의 50대 혹은 60대 아저씨들이 당면한 문제의 많은 부분은 사회 구조적인 것에 기반하고 있으며 때문에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즉 ‘쇠퇴는 필연’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쇠퇴를 기꺼이 인정한 후에라야 인생 2단계에서 필요한 ‘무기’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다시금 빛날 수 있을까 

이 책이 지닌 미덕은 문제에 대한 현상의 나열이나 지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안과 처방전을 제시했다는 데에 있다. 저자는 내용 곳곳에 ‘쇠퇴하는 아저씨들을 위한 실용적인 처방전’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진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말하는 것은 ‘미의식과 지적 전투력을 높여 유동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미의식’ 즉 나름의 심미안, 도덕관, 세계관, 역사관을 가진 사람은 무엇에든 명확하게 ‘옳다, 옳지 않다’라는 기준선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으로 무장한다면 높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유동성’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고, 이것이 높아지면 속절없는 쇠퇴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자신이 가진 인맥, 자본, 지식, 경험을 이용해 다른 이들을 후원하는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을 하나의 길로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다시 공부를 시작하여 자기 자신의 사회적인 위치를 재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말한다. “이 나이에 공부라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공부야말로 쇠퇴를 늦추고 새롭게 진화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배움이란 본질적으로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무엇에든 호기심을 보이고 새로운 것을 탐욕스럽게 배우려는 사람은 평생 늙지 않는 법이다. 지금까지 우리 인생은 대략 20세 전후까지의 공부를 기초로 60세까지 일하는 모델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는 많은 사람이 80세까지 일할 것이므로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든 다시 공부할 필요가 있다. 

깨어있지 않으면 누구나 쇠퇴한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두가 늙는 것은 아니다. 꼰대라고 조롱받는 의미의 ‘아저씨’란 호기심을 잃고 겸허함도 잃고 새로운 것에 놀라며 계속 배우겠다는 자세마저 잃어버린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에 필요한 가장 간단하고 중요한 처방전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깨어있지 않으면 누구나 쇠퇴하고 퇴화한다. 신간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을 통해 지금 이 사회의 수많은 아저씨들과 시간이 흘러 아저씨가 될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조금 더 현명하게 진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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