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세월호 행적 따졌던 KBS 양승동, 강원도 산불에 “비전문가라 출근 안 해”
박근혜 세월호 행적 따졌던 KBS 양승동, 강원도 산불에 “비전문가라 출근 안 해”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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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노조 “산불뉴스 속보 지시에 무슨 전문지식이 필요…집에서 불구경만 했다는 건가”

KBS 양승동 사장이 강원도 고성 일대 산불이 한창일 때 이 소식을 듣고도 “나는 전문성이 없어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KBS 사장이 직접 방송 현장을 지휘하지는 않지만 사태를 누구보다 예의주시하며 완벽한 방송을 준비해야할 국가재난주관방송사의 최고 리더가 내 할 일이 아니라는 식이어서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KBS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세월호 참사 보도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따지며 공격했었다. 그런 세월호 보도를 반성했던 방송사의 사장이 정작 자신은 비전문가라 출근할 필요가 없었다고 대답한 것이다.

KBS공영노조에 따르면, 양 사장은 고성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 4월 4일 산불 소식을 전달 받고도 “전문성이 있는 실무부서 총괄 본부장이 지시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은 17일 KBS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천영식 이사가 “산불 보고를 몇 시에 받았고, 어디에 있었느냐?”는 질문에 한 답변이다.

이에 대해 KBS공영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양 사장은 KBS에서 PD로 30년 이상 재직한 인물이다. 산불 관련 뉴스 속보를 지시하는데, 그 어떤 전문 지식이 필요하단 말인가”라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의 사장이 대형 산불이 번져, 재난 정도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재난방송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집에서 불구경만 했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 이하 성명 전문 -

<KBS 사장, 산불 당시 “전문성 없어 회사 나오지 않았다?”>

고성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 4월 4일 양승동 KBS 사장은 자신은 산불 소식을 전달 받았지만, “전문성이 있는 실무부서 총괄 본부장이 지시하는 것이 맞다” 고 생각해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났다.

4월 17일 KBS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야권 추천 천영식 이사가 양승동 사장에게 “산불 보고를 몇 시에 받았고, 어디에 있었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양승동 사장은 “밤 9시 43분경에 집에서 보도본부장에게 산불 보고를 받았고, 재난방송 단장이 보도본부장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실무 부서를 총괄하는 보도본부장이 지휘하도록 하는 것이 맞아,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이사회를 취재한 취재진과 이사들로부터 확인된 것이다.

재난 주관방송사의 사장이 전문성이 없어서 본부장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집에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양 사장은 KBS에서 PD로 30년 이상 재직한 인물이다. 산불 관련 뉴스 속보를 지시하는데, 그 어떤 전문 지식이 필요하단 말인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의 사장이 대형 산불이 번져, 재난 정도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재난방송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집에서 불구경만 했다는 것인가.

또 산불은 오후 7시 17분경에 발화되었고, 밤 9시 43 분경이면 산불 대응 3단계에 진입할 시간이었는데도, KBS 보도본부장이 사장에게 이렇게 뒤늦게 보고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홍수와 태풍 피해는 노하우가 쌓여있어서 대처하는 요령이 있었지만 산불은 자주 나는 것이 아니어서 대응이 서툴렀다는 것도 핑계로 보인다.

산불이기 때문에 재난방송을 하는데 특별히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재난방송이라는 것은 정규방송을 끊고, 사고 등의 상황을 당국과 국민들에게 방송을 통해 즉각 알리고,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피 등의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것만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간단한 초기 재난방송도 하지 않고 <오늘밤 김제동>을 내보내다가 KBS는 국민적인 공분을 샀던 것이다.

또 이날 이사회에서 김의철 보도본부장은, “산불 등 기타 재난의 경우 중대본 상황팀장이 판단해서 대형 재난인 경우, 재난방송을 요청할 수 있는데, 당일 방통위와 행안부 등에서 재난방송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긴급한 재난 상황인 경우, 방송사가 판단해서 방송해야지, 관련 기관의 요청이 있어야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식의 보도본부장의 발언은, 책임 회피성이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 뿐 아니라 정필모 KBS 부사장도 “재난 관련된 정부부처와의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판단이 지체되는 문제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재난방송을 제 때에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는 듯한 발언이어서 당시 천영식 이사 등 야권이사들의 질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KBS는 특정 노조에 장악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래서 업무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노조 동아리’와 같은 조직이기 때문에 이런 재난에서도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산불이 번지는 시간에 <오늘밤 김제동> 방송을 하고 있었던 점을 들어, KBS가 문재인 정권에 불리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축소 보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만약 정권에 유리한 것이라면 확대해서 방송했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양승동 체제는 이미 직원들이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더 이상 회사를 망가뜨리지 말고 조용히 물러나라. 이것이 유일한, 최선의 해결책이다.

2019년 4월 16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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