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에 뿌리박힌 ‘이승만 혐오’....언론노조 ‘이념편향’ DNA가 원인
공영방송 KBS에 뿌리박힌 ‘이승만 혐오’....언론노조 ‘이념편향’ DNA가 원인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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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공사 KBS가 건국대통령 이승만 혐오증을 드러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역사적 사실과도 다르게 매도한 도올 김용옥 씨의 주장을 변변한 반론도 없이 일방적으로 내보낸 방송을 통해서다.

발단은 김 씨가 배우 유아인 씨와 공동 진행한 KBS1TV 강연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 3월 16일 방송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괴뢰”라고 말하며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여론은 들끓었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이승만학당 등 6개 단체는 3월 26일 ‘대한민국 건국역사를 왜곡하는 KBS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공영방송의 본분을 위배한 반국가적 망동”이라며 “양승동 사장은 관련자를 문책하고 즉각 사퇴하라.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언론회도 이날 “KBS가 공영방송임을 망각하고 있다”며 “김 교수의 이념과 정치적 성향이 익히 잘 알려졌는데, 공영방송인 KBS가 주말 황금시간대에 도올을 포진시켜 역사 강의로 전파를 타게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 자산인 TV 전파를 타면서 왜곡되거나 편향된 강의를 한다면, 그것은 교양이 아니라 선동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역시 이와 관련, “국가정체성에 대한 역사를 왜곡하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반국가적 범죄행위”라고 25일 밝혔다.
 

KBS1TV 도올아인 오방간다, 3월 16일 방송에서 도올 김용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향한 망언을 쏟아내 파문을 일으켰다.
KBS1TV 도올아인 오방간다, 3월 16일 방송에서 도올 김용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향한 망언을 쏟아내 파문을 일으켰다.

김용옥의 이승만 매도, 시청료 거부 움직임 불러

김종문 KBS시청료거부운동본부장은 “<오늘밤 김제동> 사태로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KBS가 반성하지 않고 이승만 대통령을 괴뢰,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김용옥 씨 발언을 그대로 방송해 또 다시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며 4월 10일 KBS 앞 대규모 규탄집회를 예고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이날 시청료거부운동본부는 KBS에 시청료거부신청자 2차 명단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23일에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KBS를 향해 “더 이상 우리는 이런 저질 반(反)국가 방송을 위해 수신료를 낼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이 의원은 ‘반론도 소개했으니 문제 없다’는 KBS 측의 입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자유민주주의는 국민들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파괴할 자유까지 보장하지 않다”고 말했다.

KBS는 김용옥 씨의 이승만 매도 파문이 일자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고 시청자에게 평가를 맡기는 형식으로 진행한다”며 “표현이 거칠 수 있지만, 이번 경우에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으로 다른 진행자 유아인의 반론도 소개했으므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KBS가 반론이라고 제시한 유아인의 ‘굳이 묘를 이장할 필요가 있느냐. 역사적 사실로, 교훈으로 삼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은 전체적으로 동조의 맥락이지 반론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KBS 내부의 이 같은 일방 흐름을 지적하는 자정의 목소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공영노조는 “(KBS의)심의규정이나 제작가이드라인에 따른 게이트키핑이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한국 공영방송이자 국가기간방송인 KBS의 혐오 알레르기 반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용옥 씨의 발언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 김 씨의 발언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방송한 KBS의 의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KBS, 이승만 허위 사실도 버젓이 보도

2015년 6월 24일 KBS 뉴스9은 단독 타이틀을 달아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日 망명 타진’이라는 보도를 했다. 요지는, ‘6·25전쟁 직후 다나카 타쓰오(田中龍夫) 당시 야마구치현(縣) 지사가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1950년 6월 27일에, 한국 정부가 6만 명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현에 세우고 싶어한다’는 전보(電報)를 받았다’는 것이다.

같은 날 KBS는 인터넷 판으로 <[단독] “이승만 정부, 일본 망명 요청설” 사실이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갔다. KBS는 다음날인 6월 25일에도 <전쟁통에 지도자는 망명 시도…선조와 이승만(석OO 기자)>이라는 제목의 인터넷 기사를 내보내며 이승만 대통령을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피해 북쪽으로 도주했던 조선 14대 왕 선조에 빗대며 부정적 인식을 극대화했다. 공영방송 KBS가 허위사실로 여론을 선동했던 것.

KBS는 6월 28일까지 제목만 약간 바꾼 채 관련 보도를 계속 내보냈다. 여론이 들끓어도 버티던 KBS는 10여일 후인 7월 3일에야 <이승만 기념사업회, ‘일 망명 정부 요청설’ 부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으며 “KBS가 (6월 24일에) 보도한 야마구치현 기록은 망명정부 요청이 전쟁 초기 상황으로 묘사돼 있을 뿐 보도에서 나온 6월 27일이란 날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라고 KBS 기자가 날짜를 조작해 넣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나마 정상적인 정정보도라기보다 이승만 기념사업회의 반론보도 형식을 띤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정보도에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KBS가 단독을 달아 내보낸 첫 보도는 이승만 대통령이 전쟁 이틀 만에 자기 살려고 도망치려 했다는 식으로 해석됐고, 이를 인용한 많은 정치·사회인사 등을 통해 확산되며 전쟁 당시 자세한 전후 사정과 흐름을 모르는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이승만 대통령은 비겁자이자 친일 인사라는 왜곡된 이미지가 형성된 뒤였다. 공영방송 KBS의 공신력과 영향력에 힘입어 국민에게 큰 영향력을 미쳤던 것.

이승만 대통령이 망명정부를 요청했다는 야마구치현 기록은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것이다. 일본 외무성의 공식적인 문서나 한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망명을 요청했다는 자료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이승만대통령기념사업회는 “이승만 대통령이 정부의 제주 이전도 반대했는데 일본 망명정부를 타진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인수 이승만기념사업회 상임고문은 KBS 인터뷰에서 “6·25 사변 중에서도 항상 권총을 옆에다 놓으시고 주무셨어요. 결국 싸우고 죽는다 이것이지”라며 “이땅에 일본인들이 오게 되면 공산당에 겨누었던 총을 그놈들한테 먼저 겨누겠다고 그러셨거든요”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 야마구치현 지사이자 전 통산성 장관인 다나카 다쓰오가 쓴 회고록과 미 국무부가 발행한 <미국 외교관계>를 근거로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 <미국대외관계>의 문구는 “신성모 국방장관이 이승만 대통령과 내각을 일본에 망명정부로 세울 수 있는지 여부를 내게 타진했다. 이에 대해 나(무초 주한 미대사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두 기록 어디에도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혹은 공식적으로 일본 망명을 문의한 부분은 없다.
 

KBS는 2015년 6월 24일 ‘이승만 정부의 일본 망명 정부 요청설’을 보도하였지만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였다.
KBS는 2015년 6월 24일 ‘이승만 정부의 일본 망명 정부 요청설’을 보도하였지만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였다.

공영방송 KBS, 대한민국 건국도 부정?

이밖에도 KBS는 2015년 국권 회복의 의미가 있는 1948년 8월 15일이 아닌 일제가 물러난 1945년 8월 15일을 기준으로 <광복 70년 미래 30년, 대한민국 100년의 드라마> 슬로건을 내걸고 프로그램 제작 및 개편을 진행 “이승만의 주도로 대한민국이 건국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2015년 이승만 일본 망명설이란 대형 오보사건으로 국민적 질타를 받았던 KBS가 2019년 도올 김용옥을 통해 간접적이지만 치명적인 이승만 매도에 나선 것은 문재인 정부가 시도하는 역사뒤집기의 한 단면으로 보인다.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서울대 명예교수)는 2월 25일 열린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학술대회’에서 다음과 같이 규명한 바 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다. 민중, 민족주의의 난동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갖가지 기념사업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 3·1운동의 법통을 대표하는 인격(人格) 이승만 임시대통령, 우리의 초대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지우고 있다. 3·1운동을 ‘민중주의’로 날치기하고 있다. 임시정부의 법통에 악착같이 도전한 김원봉 무리를 독립운동사(史)의 주인공으로 환생시키고 있다.”

KBS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출신 양승동 사장 및 경영진을 비롯해 언론노조에 사실상 운영되는 본격적인 ‘노영방송’으로 변질됐다는 점도 KBS의 이승만 혐오를 드러내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들어 KBS는 북한 김정은을 찬양(오늘밤 김제동)하거나 더 노골적으로 비난(도올아인 오방간다)하는 흐름을 보이며 극단으로 가고 있다.

KBS본부노조가 속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미 강령과 규약규정을 통해 스스로의 극단적인 이념 편향성을 자랑해왔다.

강령에는 “우리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기치로 비민주적 법 사회제도의 개혁과 인간의 존엄성 보장, 자유-평등 실현의 한길에 힘차게 나선다”는 내용을 뒀다. 규정과 규약에는 정치위원회를 두고 ▲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및 진보정당 활동 관련 교육선전 목적의 사업을 진행하며 ▲ 조합 산하 본부·지부·분회는 정치활동 강화를 위해 지부 정치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한 정치위원회는 조합 정치활동에 대한 지도, 자문을 위해 그 산하에 교수, 변호사 등의 전문가, 노동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진보적 인사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둘 수 있다고 돼 있다. 애초 노조의 설립 목적과 지향성이 특정 이념정파로만 한계를 둔 것이다.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정책협약을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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