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더 마블 맨....스탠 리의 끝없는 상상력의 비결은?
[신간] 더 마블 맨....스탠 리의 끝없는 상상력의 비결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1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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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밥 배철러는 평생 동안 읽고, 연구하고, 만화책과 당대 미국 대중문화를 공부한 뒤 비로소 이 책을 완성하게 되었다. 태어나 스스로 글을 읽게 되면서 〈스파이더맨〉과 〈어벤져스〉에 재미를 느꼈으며, 이후에는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를 현실에 대입해보는 <왓 이프(What If)> 시리즈에 점차 매료됐다. 스탠 리는 그의 삶 속에 존재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스탠 리 프레젠츠(Stan Lee Presents)’라는 문구는 언제나 그의 마음에 새겨져 있다. 

문화 역사가로 대중문화와 미국 문학, 커뮤니케이션 역사와 관련된 책을 25권 넘게 직접 쓰거나 편집했다. 현재 마이애미대학교의 미디어, 언론 및 영화 부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존 업다이크: 크리티컬 바이오그라피(John Updike: A Critical Biography)》와 《개츠비: 위대한 미국 소설의 문화적 역사(Gatsby: The Cultural History of the Great American Novel)》, 《매드맨: 컬처럴 히스토리(Mad Men: A Cultural History)》 등이 있다.
 

마블 영화들은 영화를 시작할 때 마블(MARVEL) 로고를 보여준다. 주로 그 로고에 만화의 장면을 입혀 보여주는데, 2019년 3월에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에서는 만화 속 그림 대신 한 남자의 얼굴이 쭉 등장하다가 마지막에 “Thank You. Stan!”이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시작되었다. 이것은 2018년 11월에 세상을 떠난 스탠 리에 대한 추모 영상이었다. 마블에게 스탠 리는 어떤 존재였기에 이렇게 추모 영상까지 만들었을까? 그리고 스탠 리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1922년 겨울 뉴욕에서 태어난 스탠 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마블 코믹스의 전신이던 ‘타임리 코믹스’에 입사하였다. 이후 1941년 <캡틴 아메리카> 3편을 통해 처음 작가로 데뷔했는데, 이때 본명인 스탠리 리버 대신 ‘스탠 리’란 필명을 사용했다. 그 이유는 본인이 언젠가 위대한 소설가가 될 거라 생각해 자신의 진짜 이름을 만화에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동료들과 창조한 첫 번째 슈퍼히어로는 1961년에 발표한 ‘판타스틱 4’이다. 이후 그는 스파이더맨, 헐크,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오늘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수많은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키며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스탠 리는 만화계에 여러 영향을 끼쳤다. 먼저 독특한 히어로를 탄생시켰다. 밤을 지키는 배트맨이나 정의로운 외계인 슈퍼맨처럼 나이가 많거나 경직된 인물이 아닌, 방사능 거미에 물려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평범한 10대 소년 히어로 ‘스파이더맨’을 만든 것이다. 스파이더맨은 슈퍼히어로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만화책과 이야기 세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렇게 평범함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은 결국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진짜 사람들처럼 보이기 시작해 독자들의 놀라운 반향과 공감을 일으켰다.
 
또한 팬들과 제작진의 관계를 가깝게 했다. 그는 마블이나 만화책 부서 직원들에 관한 뒷이야기를 친근한 어조의 칼럼으로 써서 만화책 페이지에 실었다. 그렇게 쌓아 올린 연대감은 대중들로 하여금 스탠 리를 마블뿐 아니라 만화책 산업을 대표하는 모습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었다. 모든 독자들에게 그는 항상 재치 있게 말을 건네고, 회사에서 일어나는 소문의 진상을 알고 있는 특별한 삼촌 같았다. 독자들과 작가이자 편집자 사이의 재미있는 교류 덕에 수많은 아이들이 그의 영원한 팬이 되었다. 독자들은 마치 자신이 뉴욕에서 스탠과 그의 작업실 동료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홀대 받던 만화가에서 현대 신화의 창조자로… 
새로운 창작의 아이콘이 되다 


스탠리 리버에서 스탠 리로 변했던 당시, 만화를 저급문화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었던 그는 필명 뒤에 진짜 모습을 숨겼다. 스탠 리는 수십 년에 걸쳐 자신이 날마다 하는 작업이 전혀 위대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가치관을 바꾸고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탄생시킬 것인지를 주체적으로 알아낸 후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시작했고, 만화로 만들어 놀라운 성공을 이루었다.

이후 스탠 리의 활동 영역이 만화계에서 방송 매체로 조금씩 옮겨 가고, 마블의 지위도 세계적인 위대한 기업으로 격상되면서 그는 이제 단순히 작가로만 인정받는 단계를 넘어섰다. 그는 마블의 대변인이었고, 무려 60년 동안 만화책의 얼굴을 담당했던 다재다능한 지휘자였다. 위대한 미국 소설을 쓰고 싶어 했던 스탠 리는 그보다 훨씬 더 큰일을 잘 해냈다. 마블 유니버스는 이제 현대의 신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누구도 의심할 여지없이 스탠 리는 당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창작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이러한 그의 모든 삶과 열정을 비롯해 마블의 역사가 전부 녹아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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