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잘린 이유....“북한 비핵화 개념 남북이 다르다”는 조명균 경질, 북 눈치 봤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잘린 이유....“북한 비핵화 개념 남북이 다르다”는 조명균 경질, 북 눈치 봤나?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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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청문보고서 불발에도 4월 8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2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노딜 협상으로 마무리되면서 개점휴업 중인 남북 교류 국면을 적극적으로 타개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제를 고리로 평화를 공고화하고 평화를 바탕으로 다시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미·북 교착상태 속에 남북 교류 역시 동력을 잃은 상황이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제재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제재 무용론’을 주장해온 김연철 장관을 두 번째 통일부 장관으로 선택한 것에 대한 우려가 많다.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완화 불가’를 못 박아 향후 한미갈등이 표면화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사진 = 연합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에 앞서 3월 13일 춘천시와 강원대가 마련한 남북교류협력아카데미 입학식에서 김연철 후보자의 발탁 배경에 대해 “미국과 관계없이 한반도 정세를 밀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그렇게 하신 것은 신한반도 체제와 평화프로세스를 소신 있게 할 사람을 뽑은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정황 탓에 이임식도 없이 떠난 조명균 전 장관 경질 사유를 놓고 여러 말이 오갔다. 조 전 장관은 특히 올해 1월 9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협특위에 참석해 “북한이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우리가 목표로 하는 북한의 비핵화하고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 개념이 우리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었다.

그전까지는 비핵화 개념에 대해 미국과 남북한 모두 차이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작년 3월 대북특사를 다녀온 뒤 “북측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역시 작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완전한 비핵화, 북한이 완전히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표현이라고 평가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 직후 “김정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고 했다.

조명균 장관의 경질은 이 같은 청와대 흐름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도 조 전 장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왔다. 지난 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0여분 이상 회의장에 늦게 나타난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 닮아서 저렇게 된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해 9월 문을 연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설과 관련해 남측 초대 사무소장 직급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설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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