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 본 한미동맹의 현주소 “미국은 한국에 정보 주기 꺼려”
외신기자 본 한미동맹의 현주소 “미국은 한국에 정보 주기 꺼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4.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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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라는 미국의 통신사 블룸버그가 보도한 제목의 기사를 인용 발언해 논란이 됐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보도를 했던 한인 외신기자인 이유경 기자 개인 신상을 발표해 신변 안전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 4월 13일 한미우호협회(회장 황진하) 대화의 모임은 한국 주재 한인 외신기자인 정헌의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와 신현희 로이터통신 기자를 초청해 한미동맹과 남북한 문제 등 취재 경험을 듣는 강연회를 가졌다. 이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하노이회담 결렬 후 개점휴업 상태인 개성남북연락사무소. 워싱턴 정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대북 제재 공조를 허물려고 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노이회담 결렬 후 개점휴업 상태인 개성남북연락사무소. 워싱턴 정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대북 제재 공조를 허물려고 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신현희 로이터 통신기자
 

기자 생활 처음에는 선배들로부터 좌파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였다. 북핵 문제가 현안이지만 북한을 도와줄 것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외교부를 출입하고 안보 문제를 취재하면서 보수화되는 경향이 있다. 통신사는 특성상 전체 기사가 나가기 전에 속보를 여러 번 내보내고 이를 취합해 종합으로 보낸다.

김정은 신년사 발표 때 2보에서 김정은이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기사를 썼다가 문재인 팬클럽에서 항의를 받았다. 트럼프와 또 만나겠다는 얘기를 함께 쓰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물론 후에 종합기사에서는 다뤘다. 그때 신상을 털고 김치녀네 검은머리 외국인이네 하며 공격을 받았다.
 

미국과의 정보 공유가 안 되는 현실

블룸버그 기자 기사는 잘못된 것이 없다. 제목은 90% 이상 데스크가 잡는다. 독자는 그렇다쳐도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얘기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당내 정책적 협의도 하지 않고 대변인실에서 의견을 모아 나왔다고 한다.

하노이 회담의 경우, 한국 정부는 정보가 부족하고 미국과 공유가 안 돼 외교부 실무자도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싱가포르회담에서 트럼프가 김정은과 쉽게 합의하는 것을 보고 낙관했다. 반면에 미국은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합의해준 것을 문제시했다. 그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우려 대상이었다. 하노이회담에서 비건, 볼턴 등 테크노크라트의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반영돼 트럼프가 중심을 잡은 것으로 본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지만 이견을 확인한 회담이었다. 한미관계에서 외교 협의나 조정 등 실패를 노출한 것이다.

개성남북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청와대 외교 안보 통일 관계자 대책회의 때 논란이 있었다. 남북한 문제이고 제재 위반이 아니니 미국에 얘기하지 말자는 사람이 있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개성 연락사무소, 철도 건설 등을 미국과 처음부터 협의하지 않으면 추진이 어렵고 남북관계 진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재, 장비를 반출하려면 미국과 상의해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대북제재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

조명균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일해 문재인 정부와 국정철학을 같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외교부 관계자도 아니면서 남북경협을 추진하지 않고 제재 문제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 내부와 통일부 내에서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작년 12월부터 조명균 장관의 경질설이 돌았다.
 

청와대와 엇박자 조명균 전 장관

이 문제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회의 내용을 보고 받고 미국과 협의해야 무리 없이 될 것이라며 협의를 지시해 미국과 상의했다. 미국과 협의 전에 이미 언론에 보도가 많이 나와 미국이 탐탁하지 않아 하며 물자, 장비 등에 관해 문제를 제기해서 당초 7월 개설이 늦어졌다.

남북군사합의도 마찬가지이다. 군사 채널을 통해 사전 언급이 있었다고는 하나 남북정상회담 1주일 전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알게 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남북군사합의는 많은 요소가 있고 불가역적이다. 남북한 관계, 한미관계, 한일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취소했다가 복원하는 것은 무척 힘이 들고 오래 걸린다. 팀스피리트가 없어지고 키리졸브로 되는 데 10년이 걸렸다. 미국 불만의 하나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이다. 지상군이 작전을 하면 항공기를 이용한 근접항공지원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제한 받는다. 북한보다 우세한 미군의 공군력을 고려할 때 작전의 폭이 줄어드는 것이다.

미북 싱가포르회담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마치 조건 없는 비핵화를 할 것처럼 얘기했다. 이후 폼페이오가 북한에 3번 갔는데 실제 그렇지 않았다. 그때는 이미 회담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미국은 비핵화가 쉽지 않고 환상이라고 판단했지만 한국이 당사자이기도 하고 분명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서 미국도 기대를 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당국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줬다. 이것이 하노이회담 결렬의 원인이 된 것이다.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아이디어를 만든다기보다 얘기를 듣는 사람이다. 한국이 계속 아이디어를 줬다. 그러나 미국은 그 후 어떻게 할 것인지 한국에 알려주지 않았다. 미국은 한국과 협의하면 한국이 이를 받아 남북관계에 써먹으려 한다고 인식해 통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느 정도 현실 인식을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정책이 좌우되는 것 같다. 미국의 경우 볼턴 보좌관, 비건 대표, 폼페이오 장관이 원래 강경파이지만 담당한 업무에서 무엇인가를 만들려다 보니 소신대로 못하는 입장이다. 북한에 대해 철저하지 못하다고 비판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 시점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회담에서 드라마틱하게 한 것은 잘했다. 8월까지는 숨고르기로 갈 것으로 본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을지포커스가디언을 재개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블룸버그 통신 기사 캡처.
문재인 대통령을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블룸버그 통신 기사 캡처.

“한미동맹 진실 보도에 네티즌들 항의 많아”


정헌의 월스트리트 기자

한미관계 위기가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취재에서 느껴지지 않는다. 고위 관계자나 정치인 차원에서 한미관계는 원만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6.25전쟁 때인 1952-1953년 철원의 화살머리고지, 연천 등에서 전투했던 88세 미군 참전자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21세의 수색중대 동료가 죽어가며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이보다 안 좋을 수 없는 한미관계

2003년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발전상을 보고 많은 사람에게서 자유 대한을 지켜준 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심지어 무릎을 꿇고 고마움을 나타낸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주한미군 장교들의 반응을 취재한 적이 있다. 작년 5월 한미연합공군훈련인 맥스썬더 훈련 때 미 공군 대령으로부터 한국군과의 관계가 서방동맹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용산기지의 미군 대령은 한미관계를 형제로 표현했다. 한미 양국이 사이가 나쁠 때가 있어도 적 앞에서는 협력할 것이라는 희망을 나타냈다.

반면 최근 서울에서 미국 외교관계자로부터 외교 마찰 문제에 대해 들었다. 청와대를 방문하면 보통 실무자들이 같이 들어가는데 청와대에서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아 당황했다고 한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금처럼 한미관계가 좋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 과거에는 좋은 면과 좋지 않은 면이 함께 있었다면 지금은 안 좋은 면만 부각된다는 것이다.

비핵화 문제에서 한국 정부나 북한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영향을 배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상대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싱가포르회담에서 미군 유해 송환 얘기가 나왔을 때 영국과 북한이 수교를 하며 영국군 유해를 송환한다며 동물 뼈를 보냈다고 언급한 태영호 공사 책에 언급된 내용을 다룬 적이 있다. 태 공사는 관계자들의 실수였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외교관으로서 부끄러웠다고 말한 부분을 보도했다. 이후 온라인상으로 네티즌의 항의를 받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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