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한국경제 ] 역성장 쇼크에 빠진 文경제, 위축경제의 징후와 6가지 원인
[ 위기의 한국경제 ] 역성장 쇼크에 빠진 文경제, 위축경제의 징후와 6가지 원인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9.05.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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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마이너스 아웃풋 갭 : 2012년 이후 7년 연속 실질GDP가 잠재GDP 하회

[①공공영역확대] 정부지출 최근 3년 간 GDP 증가율보다 2배 가량 빨라

[②기업성장규제] 성장할수록 규제 증가 →성장기피

[③시장칸막이규제] 산업경쟁력 및 신산업 발굴 저해

[④생산가능인구 감소·低생산성] 10년 후 336만명 감소, 노동생산성은 비교열위

[⑤기업가정신 후퇴] 2016년 대비 기업가정신 지수 10단계 하락

[⑥주력산업 위축·신산업 출현 지연] 주력산업 노쇠화, 미래신산업도 기대難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우리경제가 전분기대비 -0.3%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4월 25일 밝혔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우리경제가 전분기대비 -0.3%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4월 25일 밝혔다.

지난 4월 26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들은 상당히 낯선 정례 브리핑을 들어야 했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3%라는 숫자 때문이었다.젊은 출입기자들의 기억 속에 성장률 마이너스(-)는 2017년 4분기에 한 번이 전부였다. 탄핵 정국이 몰고 온 여파였고, 이듬해인 2018년 1분기에 성장률은 곧바로 회복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적어도 2%대는 성장할 것이라 낙관했던 한국은행의 브리핑 자료에 -0.3%라는 역성장이 뜬금이 없었기 때문. 무엇보다 세계 경제가 순항하고 있었고 미국 경제는 3% 성장을, 일본은 전후 최대 호경기를 구가하던 중이었다. 그런 가운데 우리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되었다는 것은 ‘역성장’을 했다는 것이고 자동차에 비유하면 속도가 줄은 것이 아니라, 아예 뒤로 후진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하지만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경제에 우려할 만한 것은 없다’는 관점을 표명했다.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보다 더 공포스러운 것은 16년만에 한국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단지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마이너스 성장은 앞으로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지옥의 입구에 들어선 징후라는 분석이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2일 국내 민간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민간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화되면서 국부 창출 능력이 축소되어 저성장 구도가 상시화, 장기화되는 ‘위축경제’(Shrinking Economy)에 직면해 있음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2012년부터 7년 연속 실질GDP가 잠재GDP를 하회하는 마이너스 ‘아웃풋 갭’(실질GDP 증가율과 잠재성장률과의 차이로 플러스일 경우 인플레이션, 마이너스일 경우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음)이 발생하면서 위축경제로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한경연이 지적한 위축경제 요인은 민간영역의 축소를 가져온 ①공공영역 확대, ②기업성장 규제, ③시장칸막이 규제 등과 함께 사회구조적 변화를 불러온 ④생산가능인구 감소·낮은 노동생산성, ⑤기업가정신의 후퇴 등이 있다. 여기에 국제경쟁질서 대응미흡으로 ⑥주력산업의 경쟁력 위축·신산업 출현 지연된 점이다.
 

민간영역 축소를 불러온 공공영역 확대와 규제

자본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는 시장경제에서 민간과 공공 모두 부를 창출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공공지출을 늘리게 되면 민간 부문에서 생산의 기회가 줄고 코스트가 올라간다. 그 결과 민간 생산 영역이 공공지출에 의해 축소되는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가 발생하게 된다.

그 이유는 정부의 재원이 민간에서 조달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생산 지출에 조달하는 재원은 세금과 공공부채 뿐이다. 따라서 세금을 늘리면 민간 소득이 감소하고 공공부채를 늘리면 민간이 투자에 사용할 자금이 줄어든다.

결국 ’황소 제 이불 뜯어 먹는‘ 결과가 되는 것이 구축효과라는 것. 한경원의 분석에 의하면 정부의 공공지출은 최근 3년간 GDP증가율보다 2배 가량 빨라졌다. 정부지출 규모는 2016년 384.9조 원에서 2019년 469.6조 원으로 2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GDP가 1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을 감안할 때, 정부지출의 증가속도는 매우 가파른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경연 역시 정부지출이 GDP 대비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세수부족에 따른 조세 및 국채발행 증가, 민간의 가용자금 감소로 인한 투자 및 소비여력 감소 등의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규제 역시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 우리 경제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그리고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규제 수가 크게 증가하여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더 벌 수 있고 더 고용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스스로 매출과 성장을 자제하는 ‘난쟁이 증후군’마저 등장하고 있다.

한경연의 보고에 의하면 중소기업에서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 자산규모 1000억 원을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18건의 규제가 즉각 추가로 적용되고, 중견기업에서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하면 63건의 규제가 추가된다. 최근에는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규제, 일반지주회사 금융회사 보유금지 규제 등으로 기업들이 규모 확대 보다는 지분 쪼개기, 계열사 매각 등에 나서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낮은 노동생산성, 감소하는 생산가능인구, 그리고 기업가정신 후퇴

한국 경제에 근본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 중에는 진보 정치세력이 ‘노동계급주의’에 함몰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노동주의는 자본주의를 ‘악마의 맷돌’로 종종 비유하며 노동투쟁을 선동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노조에 의해 이득을 보는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6.6%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주로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노조들의 철밥통 지키기 게임으로 타락한 노동운동으로 인해 한국 경제는 생산인구 절벽과 함께 심각한 성장 잠재력 훼손을 입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는 앞으로 10년 후인 2029년 3427만 명으로 2016년 3763만 명 대비 336만 명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핵심생산인구(25~49세)는 2029년 1722만 명으로 2016년 1963만 명 대비 241만 명(12.3%)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2016년 기준 물가수준을 반영한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2.9달러로 OECD 평균 47.2달러보다 낮고, 취업자당 노동생산성도 6만 8011달러로 OECD 평균 7만 8735달러보다 낮다.특히 문재인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른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의 핵심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초래하고 있는 경제적 실패는 고스란히 서민과 경제적 약자층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 문제가 심각한 것은 우리 경제에서 근로자의 약 80%가 중소기업에 고용되어 있다는 점이 말해주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자본생산성이 높아 임금도 높기에 최저임금 인상이 다소 급격해도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최저임금의 근로자들을 주로 고용하고 있는 자영업과 중소기업들의 경우 문재인 정부 하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그 결과 고용참사가 발생하면서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4월 발표된 통계청 2018년 가계지출조사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당시 박상영 복지통계과장은 일자리 상관관계에 대해 “가구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근로소득”이라며 “대략 18~20%, 약 5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사업소득과 3분의 1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고용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설 것으로 보는 관점 가운데는 사회 전반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도 자리한다. 이러한 반기업 정서는 문재인 정부들어 더 심화된 측면이 있지만, 이전 보수 정부 하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민주화라는 개념 없는 경제정책과 사회적경제라는 반시장, 반기업적인 아젠다가 보수가 집권한 체제에서 당당하게 표출되었다는 점은 보수 정치세력 내에서 심도 있는 반성과 비판, 그리고 대안이 제기되어야 할 문제다.

이와 관련해 한경연은 우리 사회에서 2016년 대비, 기업가정신 지수가 10단계나 하락한 점을 지적한다. 한경원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기업가정신을 뒷받침하는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가 취약하여 건강한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50~65%에 달하는 과도한 상속세율은 경영권 승계 시 기업의 존치 여부를 위협하여 기업가정신을 훼손시키고 있으며, 정부가 도입을 검토 중인 협력이익공유제는 기업의 이윤동기를 위축시키고 혁신활동이나 효율성 제고 노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2018년 암웨이 국가별 기업가정신 지수에서 한국 순위는 2016년 23위에서 2018년 33위로 불과 2년 만에 10단계나 하락했다는 점은 기업들이 더 이상 한국에서 희망을 가지기 어렵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기업가 정신의 후퇴와 맞물려 주력산업 노쇠화와 미래 신산업 개발에 대한 기대가 어렵다는 점이다. 주력산업의 경우 고령화와 경쟁력 위축이 동반 진행되고 있다. 유엔에서 발표하는 제조업경쟁력지수에서 한국은 2013년 4위에서 2016년 5위로 떨어진 가운데 2018년 한경연 조사에서 8대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3년 후 조선을 제외하고 모두 경쟁국에게 밀릴 것으로 전망되었다.

미래 신산업 출현도 부진하다. 작년 한경연 조사에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경쟁력은 미국, 중국, 일본 등에 견줘 현재는 물론 5년 후에도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한 2019년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기업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수는 미국이 151개, 중국 82개인 반면 한국은 6개에 불과하다.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메모 - 추경규모 증액, 수출 촉진 등의 메모가 적혀 있다.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메모 - 추경규모 증액, 수출 촉진 등의 메모가 적혀 있다.


경제민주화에서 경제자유화로 ‘거대한 전환’ 이뤄야

한국 경제가 저성장 고질화, 고착화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유경제를 지지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우리 경제의 이념이 바뀌어야 함에 동의한다. 더 이상 시대착오적이고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낡은 생각은 진보적 정치세력에게 ‘노동주의’와 ‘평등분배’론으로 대표된다.

보수적 정치세력이라고 해서 새롭다고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큰 정부 선호’ 태도다. 이는 국가가 힘이 있어야 한다는 국가주의적 사고와 맞물려 거대정부 환상론을 창출한다. 이러한 거대정부 선호론은 보수 정치세력에게 복지국가라는 미망(迷妄)을 가져다줬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 결과 진보와 보수정치세력 간에 누가 더 복지를 잘하느냐는 포퓰리즘 경쟁이 벌어졌던 것이 지난 2012년 대선이었다면 지나친 평가일까. 그 결과 국민들은 ‘공짜점심’에 익숙해졌고, 이렇게 확대된 복지는 결코 줄이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시장경제의 성공 원리는 그런 양육정부(Nany Government)들의 복지경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의 주역인 기업과 부의 창출처인 시장의 확대에 있음을 역사적 사례로 항상 증명해 왔다.

그래서 이제는 ‘작은 정부’가 답이라는 것이고 국가의 힘이란 정부가 작아지고 그 공백을 시민들이 생산의 자유와 소비의 자유, 그리고 선택할 자유(Freedom of Choice)를 가지고 자율과 참여로 메워나갈 때 더 강해진다는 것을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이 깨달아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거대한 전환에 이름을 붙인다면, 아마도 ‘경제자유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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