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한 야당 이사의 이상한 행보
KBS이사회 한 야당 이사의 이상한 행보
  • 박한명 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9.05.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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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이 김태일 이사 추천 철회하면 해결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KBS 공영노조가 이사회의 김태일 이사 KBS 방송출연을 문제 삼았다. 5월 4일 <패스트트랙 후폭풍 국회는 어디로> 주제의 심야토론에 나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마치 한조, 한편처럼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 고성국 정치평론가를 상대로 토론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충분히 시비를 가릴만한 사안이다.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첫째 김태일 이사 이전에 KBS 이사 신분인 자가 KBS 방송에 출연해 특정 정당 편을 드는 일이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필자 기억으로는 그런 경우는 없었다. 혹시 있었다면 필자에 알려주기 바란다.

김태일 이사의 프로그램 출연은 매우 부적절하고 부당한 특혜에 다름 아니다. KBS 감독 기관인 이사회 이사로서 부당한 압력을 넣어 프로그램에 출연했는지, 그게 아니라면 어떤 경위로 출연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 설령 제작진이 출연을 요청했어도 본인이 거절했었어야 옳다. 혹시 본인은 전문가를 자처할지 모르나 정치토론 전문가는 김 이사 말고도 많다. 그렇지 않고 몇 차례나 방송에 출연했다는 사실은 김태일 이사 스스로 자기 신분에 대한 최소한의 자각도 없었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둘째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방송법 제46조(이사회의 설치 및 운영 등)에는 “공사는 공사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사 경영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으로 이사회를 둔다.”고 돼 있다. KBS 이사회는 한국방송공사 KBS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 역할을 하는 이사회의 이사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이미 KBS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일이다.

KBS의 예산과 자금계획을 세우고 결산, 손익금 처리와 같은 주요 사항을 심의, 의결하고 또 때로는 감사 요청까지 하는 역할을 하는 이사회 이사가 개인적 이득이 될 수 있는 방송출연을 한다면 그런 객관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한가. KBS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사가 KBS 프로그램과 직원들을 제대로 감시하고 감독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소가 웃을 노릇이다. 출연이 불가피한 경우도 아닌데 매우 정치적인 프로그램에 나와 그때마다 특정 정당 편을 든다는 인상을 주는 것부터 매우 부적절하다.

바른미래당 추천 목적이 여당 이중대인가

셋째 김태일 이사는 KBS 이사회의 7대 4 여야 구도를 무너뜨리고 있다. 물론 방송법에는 이사장 포함 이사회는 단지 11인의 이사들로 구성한다고만 돼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 측이 7명, 야당이 4인을 추천해온 것은 그동안 지켜온 관행으로, 방송 권력에 대한 4인의 견제 몫을 여야가 합의해 보장한 것이다. 김태일 이사는 견제 역할보다 여당 편을 들면서 1인의 야당 이사 몫을 없애는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견제 역할을 해야 할 야당 추천 이사의 이런 식의 행위는 현행 이사회 구조를 만든 기본 취지를 무너뜨리는 것이고 여당 2중대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특히나 현 정권 들어 방송의 편파가 극심하게 좌로 기운 상태에서 김태일 이사가 할 일은 명백하다. 어쭙잖은 양비론을 편다거나 여당 편을 들게 아니라 지금 잘못 가는 공영방송의 보도나 경영면에서 권력 견제라는 근본정신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세 가지 측면에서 김태일 이사의 이사가 직무를 계속수행해선 안 된다고 본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김태일 이사가 지금이라도 사퇴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양심적 행위는 기대하기 힘드니 바른미래당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김태일 이사 추천을 철회하면 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이 KBS 이사를 추천할 때 여당 이중대 역할을 바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관제방송, 정권의 나팔수로 타락한 KBS 방송 권력을 견제할 이사 추천권을 다른 야당에게 돌려주면 된다. 그것이 애국적이고 바른미래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바른미래당이 KBS의 편파보도를 비판하면서 자당이 추천한 이사가 KBS 견제를 잘못하고 있는 현실을 구경만 한다면 진심을 의심받을 수 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와 특히 안철수 전 대표나 유승민 전 대표가 심각히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전 미디어펜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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