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 “대통령 단독대담, 예상대로 알맹이 없는 맹탕”
KBS공영노조 “대통령 단독대담, 예상대로 알맹이 없는 맹탕”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5.10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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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취임 전 약속했던 기자회견 해야”

KBS공영노조는 10일 문 대통령의 취임2주년 특별단독회담에 대해 “예상대로 알맹이가 없었다”며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공영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KBS 기자와의 단독대담형식의 회견은 역시 실망스러웠다”며 “핵심을 찌르거나 국민들이 반드시 묻고 싶어 하는 질문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대통령의 답변도 형식적인 발언이 많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궁 성 질문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문대통령의 일방적인 변명 같은 입장을 들어야만 했다”며 “또 갈수록 심각해지는 안보위기 상황에 대한 질문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국가 지도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때가 또 있었는가. 체제위기, 안보위기, 경제위기, 언론장악, 사법부탄압에 이어 입법부까지 통제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때 말이다”라며 “이럴 때 맞이하는 취임 2주년, 대통령은 당연히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현안 전반에 걸쳐 설명하고 또 해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촉구한다. 대통령은 취임 전 약속했던 기자회견을 하라”며 “또 KBS는 대통령에게 80분을 할애한 만큼, 반대 정치 진영에도 반론 차원에서 방송 시간을 배분하라”고 촉구했다.

- 이하 성명 전문 -

(KBS공영노조성명)

KBS대통령 단독대담, 예상대로 내용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KBS 기자와의 단독대담형식의 회견은 역시 실망스러웠다.

핵심을 찌르거나 국민들이 반드시 묻고 싶어 하는 질문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대통령의 답변도 형식적인 발언이 많아 보였다.

기자대담 몇 시간 전에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핵무기 폐기를 장담해온 그동안의 주장에 대해 날카롭게 캐물었어야 했다.

모두가 ‘거짓이 아니었냐’고 말이다. 추궁 성 질문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문대통령의 일방적인 변명 같은 입장을 들어야만 했다.

또 갈수록 심각해지는 안보위기 상황에 대한 질문도 보이지 않았다.

국민들이 가장 관심이 많았던 경제문제에도, 문대통령은 ‘거시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 ‘고용의 질이 나아졌다’ 는 등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을 나열했지만 기자는 과감하게 추가 질문을 하거나 반론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드루킹과 공모한 김경수 도지사의 대선여론조작의혹사건, 김태우 수사관이 폭로한 사건,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장,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의 해외이주 사건, 영부인과 친구인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사건 등 정권과 관련이 있는 비리나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별다른 질문이 없었다.

또한 공영방송에서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조사 등의 ‘보복성 행위’와 이로 인해 수 십 명이 해고되거나 정직 등의 징계를 받은 것 등, 일련의 언론탄압에 대한 질문도 없었다.

김경수 지사를 법정 구속시켰던 판사에 대한 징계 추진 등 사법부의 독립문제도 반드시 물었어야했다.

뜨거운 감자가 된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신설 등의 사안은 오히려 대통령의 일방적인 변명만 듣는 셈이 되었다고 본다.

또 방송후 질문하는 기자의 태도도 논란이 됐다. 건방지게 대통령이 말하고 있는데 끼어든다든지, 특정 표현 등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을 공격한 KBS’라는 프레임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기자가 회견이나 대담의 핵심은 질문의 ‘내용’이지 그 ‘형식’이 아니다.

오히려 기자의 질문 방식을 놓고 마치 KBS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처럼 보여, ‘기자회견’ 대신 ‘KBS의 단독 대담’에 쏟아졌던 세간의 비판을 피해가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생각해보시라.

지금처럼 국가 지도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때가 또 있었는가. 체제위기, 안보위기, 경제위기, 언론장악, 사법부탄압에 이어 입법부까지 통제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때 말이다.

이럴 때 맞이하는 취임 2주년, 대통령은 당연히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현안 전반에 걸쳐 설명하고 또 해명해야 한다.

우리는 촉구한다.

대통령은 취임 전 약속했던 기자회견을 하라.

또 KBS는 대통령에게 80분을 할애한 만큼, 반대 정치 진영에도 반론 차원에서 방송 시간을 배분하라.

방송법 제 6조 9항에는 “방송은 정부 또는 특정 집단의 정책 등을 공표함에 있어서 의견이 다른 집단에게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하고...”라고 명문화했다.

과거 KBS1라디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 연설을 정례적으로 방송했다고 해서, 반대당도 반론 방송을 하지 않았던가.

또 과거 주례 방송을 한 것을 놓고 이명박 정권을 홍보했다면서, 최근 KBS판 적폐청산위원회인 ‘진실과 미래위원회’가 주례 방송을 누가 기획했는지 등을 조사한다며 직원들을 부르지 않았던가.

KBS는 문재인 정권의 방송이 아니라 국민의 방송이라는 사실, 다시 한 번 문재인 대통령과 KBS는 깨닫기 바란다.

2019년 5월 10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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