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의 ‘적반하장 언론관’에 대한 소감
언론노조의 ‘적반하장 언론관’에 대한 소감
  • 박한명 미디어비평가
  • 승인 2019.05.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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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노조 비난한 언론노조, 법이 아닌 토론으로 국민 앞에 증명하라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가 5월 8일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문재인 민생파탄 좌파독재 2년 집중 해부 대토론회’에 참석한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의 명예훼손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한다. 성 위원장이 허위사실 가짜뉴스로 자신들을 비방했기 때문이란다. 언론노조가 허위사실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내용들은 뭘까. 노조 성명에 의하면 ‘언론노조는 오직 정권 교체에만 관심이 있는 집단’ 이라거나 ‘방송 3사의 뉴스가 누군가에 의해 기획되고 있다’라는 발언,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을 칭송하는 집단’ 등이 대표적이다.

언론노조는 또 우파 진영을 더 튼튼히 하고 여론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공영방송사의 사장을 교체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이 방송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도 공영방송 기자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운 정치적 발언이자 허위사실 유포이며 성 위원장이 마치 한국당 당원이나 대변인이 할 법한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언론노조의 이런 주장에 공영노조가 반박 성명을 냈고, 양자 간에 법적 대응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으니 과연 어느 쪽 주장이 진실인지 드러날 것이다. 그와 별개로 필자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 언론노조의 성명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억지인지 간단히 짚고자 한다. 언론노조 파업으로 방송사가 몸살을 크게 앓을 때마다 불편을 겪었던 많은 국민들은 그때마다 황당한 기분을 느꼈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고액연봉으로 서민들은 쳐다도 못 볼 꿈의 직장인인 방송사 언론인들이 무엇이 부족해서 파업을 할까, 해서 들여다보면 언론노조의 요구사항이나 파업의 본질이 임금이나 근로조건 개선과 같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KBS 언론노조원들이 김인규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95일간 파업하며 내걸었던 명분이 공정방송이었다. 김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이라는 점을 트집 잡은 것이었지만 실상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언론노조 입맛대로 좌편향 방송이 더 이상 어려워질 것을 걱정한 정치파업 성격이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 조직개편 문제나 편파방송 이유로 고대영 사장 사퇴를 요구한 파업의 성격도 비슷했다. 이웃집 MBC 김재철 사장 때 최장기 언론노조 파업이나 김장겸 사장 파업도 마찬가지다. 2012년 4월 총선 때 MBC 소속 언론노조원 3명이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 낙선을 위해 불법 선거운동하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은 언론노조의 성격을 그대로 증명했다.

파업기간 중 이런 짓을 하고도 반성이나 사과를 한 적이 없는 언론노조에, 설령 공영노조가 정권교체에만 관심 있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해서 그 비판이 허위라고만 몰아붙일 수 있나. 마치 특정 당원이나 하수인들이나 할 법한 불법선거운동을 공영방송 언론인이라는 자들이 버젓이 저지른 전과까지 있는데, 언론노조가 공영노조 위원장에 한국당 당원이니 대변인 같다느니 그런 비판을 한다는 것이 코미디다.

‘자기모순’ 언론노조, 국민에 부끄럽지 않나

언론노조가 ‘방송 3사의 뉴스가 누군가에 의해 기획되고 있다’는 성 위원장 말에 발끈해 음모론 운운한 것도 적반하장이라고 생각한다. 고 장자연 사건 목격자를 자처한 윤지오 방송출연 건은 지상파 3사가 반성문을 써야할 보도참사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윤지오는 그저 장자연의 죽음을 타인들의 주목을 받는데 이용한 사건 본질과 무관한 한 개인일 뿐이다. 그의 거짓말이 속속 다 드러났는데도 그가 방송에서 한 거짓말을 지상파는 정정 보도했나. 윤지오는 장자연 리스트를 본 적도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지상파는 장자연 죽음을 이용해 후원까지 받은 파렴치한이라고 주장하는 윤지오 반대편 쪽 사람들을 출연시켜 똑같은 분량으로 반론, 정정 보도를 해주었나. 지상파는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언론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비정상적인 태도를 보이니 기획방송 아니냐는 지적까지 당하는 것이다. KBS MBC SBS가 먼저 해야 할 일을 했는데도 그런 비난을 했다면 모를까 언론노조가 공영노조를 비난할 자격은 없는 것이다.

언론노조는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을 칭송하는 집단’이란 성 위원장의 비판도 명예훼손이라는데 이 주장도 황당한 억지다. KBS가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장이라는 작자의 인터뷰를 그대로 방송했다가 국민들이 그렇게 질타하는데도 문제없다고 뻔뻔하게 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남북정상회담 때나 미북 회담과 관련해서 언론노조가 사실상 지배하는 공영방송들이 쉴 틈 없이 쏟아낸 ‘목불인견’ 대통령 찬양기사와 김정은 옹호기사, 현실왜곡 기사들이 지상파 홈페이지 인터넷과 SNS 유튜브 등 도처에 널렸다.

언론노조 출신 사장이 앉아 있는 KBS와 MBC의 보도를 도저히 못 보겠다는 국민들이 하루하루 늘어 폭락한 시청률이 증거이고 그 결과 날로 악화되는 경영 적자상태가 또한 증거다. 권력 견제가 언론의 역할이라는 과거 자기 말도 뒤집고 방송과 SNS를 통해 자기편 옹호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언론노조원들의 자기모순 행태를 많은 국민이 지금도 목격하고 있는데, 언론노조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언론노조가 공영노조가 60여명의 소수 노조라는 것을 무슨 약점처럼 트집을 잡고 공영노조가 KBS를 대표하는 언론인인양 행세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며 깔본 것도 고약하다. 툭하면 소수, 약자 타령하는 언론노조의 본심이 드러낸 것 아닌가. 약자인 사내 소수노조 의사 뜻도 무시하고 적폐기구를 만들어 횡포를 부린 다수 노조다운 말이다. 입만 열면 약자 타령에, 사회적 약자를 핑계로 제 멋대로 보도하면서 정작 강자인 자신들은 사내 약자들을 상대로 갑질하지 않았던가. 사내 약자들도 존중 못하는 갑질과 횡포의 달인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언론노조가 그럼 KBS를 대표한단 말인가.

머릿수가 힘이라면 언론노조는 앞으로 약자 코스프레 하지 말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공영노조가 자유한국당 토론회에 나가 토론한 것이 불만인 모양인데, 그럼 토론회 다시 하면 된다. 한국당은 언론토론회 다시 열어 언론노조 초청하고, 언론노조 위원장은 받아들여 토론하면 된다. 문재인 정부 언론장악인지 언론정상화인지, KBS가 지금 어용언론인지 아닌지 끝장토론으로 붙어보기 바란다. 그런 뒤에야 진짜 저급한 언론관을 가진 쪽이 공영노조인지 언론노조인지 결판날 것이다.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미디어연대정책위원장(전 미디어펜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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