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불안, 망상, 분노, 기억상실에 빠진 뇌에 대한 가장 생생한 탐구
[신간]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불안, 망상, 분노, 기억상실에 빠진 뇌에 대한 가장 생생한 탐구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5.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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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 산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나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30년간 뇌를 연구해온 뇌 과학자가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극적으로 일상으로 돌아왔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 뇌은행원장 바버라 립스카는 자신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정신질환의 양상을 직접 경험하면서 뇌가 어떻게 그 기이하고 당혹스러운 증상을 만들어내는지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정신이 이상하고 무시무시하게 변하는” 경험을 한 저자는 30년간 살던 익숙한 동네에서 길을 잃고 3분 전에 뭘 했는지도 까먹으며 자기가 곧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은 깡그리 무시하면서 아침식사 메뉴 같은 사소한 이슈에 집착한다. 누군가가 나를 독살하려 한다는 망상에 시달렸다. 간단한 산수 문제 앞에서 생각이 멈췄다. 전화 거는 법이 기억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정신이 망가져가면서도, 자신이 정신질환에 빠져들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흔히 정신질환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사고방식만 바꾸면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암이 마음먹는다고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듯 정신질환도 마음먹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저자는 지난 30년간 동물과 인간의 뇌를 해부하고 정신질환의 원인을 연구한 신경과학자다. 특히 조현병이 발생하는 뇌의 핵심 부위가 어디인지를 밝혀낸 인물로 조현병 연구의 세계적 전문가다. 2015년 전이성 흑색종 진단을 받고 자신이 평생 연구해온 정신질환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됐다. 뇌 과학자의 전문성과 정신질환자의 실제 경험이 버무려진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때로는 과학의 언어로, 때로는 절절한 정신질환 생존자의 이야기로 담아낸다.

그 당혹스러운 과정을 적어나간 이 책은 정신질환이 어떤 것인지, 그 내부에서 병을 살펴보고 돌아올 수 있었던 ‘생존자’의 절절하고도 생생한 투쟁기다. 조현병 환자와 그 가족에게 건네는 가장 ‘과학적인’ 위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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