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방백서에 드러난 북한군의 전력....백서에 KN-02은 북한 미사일이라고 적시하고도 ‘모르쇠’
2018 국방백서에 드러난 북한군의 전력....백서에 KN-02은 북한 미사일이라고 적시하고도 ‘모르쇠’
  • 고성혁 미래한국 전문기자
  • 승인 2019.05.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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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가 끝난 5월 7일 국방부 브리핑실, 여느 때보다 기자들이 많이 왔다. 5월 4일 북한이 이른바 ‘불상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에 대한 기자들이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합참은 처음에는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발사체로 용어를 변경했다. 오히려 그것이 논란을 가중 시켰다. 기자들의 질문에 합참 대변인의 해명은 ‘분석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발언권을 얻어 필자도 질문을 했다. “분석중이라고 하는데 그럼 언제쯤 분석이 끝날 예정입니까?” 합참 대변인의 답변은 “아직 시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기자가 질문했다. “로켓에 유도장치가 장착되면 미사일인데 현재 합참이 파악하고 있는 미사일과 로켓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도 합참 대변인의 답변은 “확인해서 별도로 말씀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가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작년 북한 건군절 열병식 때 나왔던 KN-02는 미사일입니까 아니면 방사포입니까?” 라는 질문에도 합참 대변인은 “확인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자 발끈한 기자는 “국방백서에도 KN-02에 대해 나오는데 그것도 몰라요?” 재차 질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참 대변인은 끝내 “확인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로 일관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발간된 국방배서는 2018년 12월에 발간되었다. 이번 2018 국방백서에는 북한에 대한 주적개념이 빠진 것이 확인되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5월 4일 2년만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또 다시 2018 국방백서가 화제에 올랐다. 2010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명확하게 규정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발간된 2016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에 대해 일차적인 안보위협으로 규정하였다’고 서술했다.

그러나 2018 국방백서에는 주적개념을 북한으로 한정시키지 않았다. 2018 국방백서 p33~34에는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포괄적으로 정의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 합참은 ‛불상의 발사체’라고 하면서 분석 중이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 합참은 ‛불상의 발사체’라고 하면서 분석 중이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다.

2018 국방백서가 설명하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

2018 국방백서 p25~26에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은 ‘전략군’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나온다. 국방백서 내용을 옮겨보면 북한은 전략로케트사령부를 ‘전략군’으로 확대 개편하여 별도의 군종사령부로 운용하고 있으며 사령부 예하에 9개 미사일여단을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략군은 중국군의 로켓군, 러시아군의 전략미사일군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전략적 공격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핵, 탄도미사일, 화생방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하여 1980년대 중반 사거리 300km의 스커드-B와 500km의 스커드-C를 배치하였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사거리 1300km의 노동 미사일을 배치하였고 그 후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한 스커드-ER을 배치하였다.

2007년에는 사거리 3000km 이상의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발사 없이 배치하여 한반도를 포함한 주변국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전략군의 설명과 함께 북한이 현재 개발 또는 보유 중인 탄도미사일 종류를 도표로 게재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불상의 발사체’인 단거리 미사일이 2018 국방백서 p26에 [도표1-6]에 명확하게 올라와 있다. 사거리 300~1000km의 단거리 신형고체 미사일로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과정도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작전배치되었거나 개발 중인 미사일에 대한 시험발사를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2017년에는 북극성-2형, 화성-12/14/15형 미사일 등을 시험발사하였다.

특히 2017년 5월과 8월, 9월에는 화성-12형을 북태평양으로 발사하였으며, 7월과 11월에는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화성-14형과 15형을 시험발사하였다”라고 국방백서 p26에 서술되어 있다. 그런데도 합참은 미사일이라고 바로 말을 못하고 ‘불상의 발사체’라고 하면서 ‘확인중’이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다.

2018 국방백서에 게재된 북한의 미사일 전력.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로 추정된다.
2018 국방백서에 게재된 북한의 미사일 전력.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로 추정된다.

300mm 방사포인가 미사일인가? 북한 육군의 전력

북한은 신형 고체 미사일 외에 300mm 방사포도 다수 발사했다. 발사 장면과 목표물 타격 사진도 공개했다. 이것을 두고도 미사일이나 로켓이냐 방사포냐 말들이 많다. 북한이 말하는 방사포는 우리 군의 표현으로 말하면 ‘다연장 로켓’이다. 과거 소련의 ‘카투사’와 같은 무기다.

따라서 방사포라고 해서 ‘포’가 아니라 ‘로켓’이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북한의 300mm 방사포(로켓) 사실상 미사일로 봐야 한다. 무기로서 미사일이라는 정의는 로켓 추진체에 폭발탄두가 장착된 상태에서 유도(guide)장치가 부착되면 그것이 미사일이다. 북한의 신형 300mm 방사포는 GPS유도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외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연감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300mm 방사포는 중국의 302mm WS-1B 방사포를 모방해 생산한 것으로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WS-1B의 제원이 최대속도 마하5.2 최대 고도는 20~60km 사거리는 60~180km이기 때문에 북한의 신형 방사포 역시 대략 비슷한 성능으로 볼 수 있다.

단거리 미사일은 북한의 전략군에서 운영한다면 방사포는 북한 육군이 운영한다. 이번 2018국방백서 p22에는 300mm 방사포에 대해 중부권지역까지 공격 가능하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국방부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 육군의 지휘부는 총참모부 예하에 10개의 정규 전.후방군단, 2개의 기계화군단, 91수도방어군단(평양방어사령부), 고사포군단, 11군단(전략적 특수전부대, 일명 폭풍군단), 1개 기갑사단, 4개 기계화보병사단, 1개 포병사단 등으로 편성되어 있다.

총참모부는 지휘정보국 신편 등 조직 개편과 통합전술지휘통제체계 구축을 통해 C4I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사이버전 수행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육군 전력의 약 70%를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배치하여 언제든지 기습공격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전방에 배치된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는 수도권 지역에 대한 기습적인 대량 집중 공격이 가능하고 최근 개발이 완료되어 일부 배치된 300mm 방사포는 중부권 지역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또한 122mm와 200mm 견인방사포를 추가 생산하여 전방과 해안 지역에 집중 배치하고 최근에는 사거리 연장탄 및 정밀유도탄 등의 다양한 특수탄을 개발하여 운용하고 있다.
 

국방백서가 말하는 북한의 해·공군

북한 해군은 해군사령부 예하 동·서해 2개 함대사령부, 13개 전대, 2개의 해상저격여단으로 편성되어 있다. 북한 해군은 총 전력의 약 6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하여 상시 기습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소형 고속함정 위주로 편성되어 원해 작전능력이 제한된다.

수상 전력은 유도탄정, 어뢰정, 소형경비정 및 화력지원정 등 대부분 소형 고속함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상작전과 연계하여 지상군 진출을 지원하고 연안 방어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최근 신형 중대형 함정과 다양한 종류의 고속특수선박(VSV37)을 배치하여 수상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수중전력은 로미오급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 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상교통로 교란, 기뢰 부설, 수상함 공격, 특수전 부대의 침투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최근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38) 탑재가 가능한 고래급 잠수함을 건조하는 등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한국군보다 열세에 있는 북한 해군이지만 특수 침투 고속정과 잠수함발사 탄도탄 위협은 우리군의 당면 과제라는 것을 국방백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북한의 공군전력은 한국 공군에 비한다면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북한 공군에 대한 국방백서의 서술 역시 북한 공군은 육군이나 해군에 비한다면 방어적임을 알 수 있다. 북한 공군은 항공 및 반항공사령부 예하 5개 비행사단, 1개 전술수송여단, 2개 공군저격여단, 방공부대 등으로 편성되어 있다.

북한 공군은 북한 전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전력을 배치하고 있으며 총 1640여 대의 공군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투임무기는 810여 대 중 약 4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해 놓고 있어 최소의 준비로 신속하게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한 AN-2기와 헬기를 이용한 대규모 특수전 부대의 침투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정찰 및 공격용 무인기와 경항공기도 생산, 배치하고 있다. 방공체계는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부를 중심으로 항공기, 지대공 미사일, 고사포, 레이더 부대 등으로 통합 구축되어 있다.

전방지역과 동·서부 지역에 SA-240와 SA-541 지대공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으며 평양 지역에는 SA-2와 SA-342 지대공 미사일과 고사포를 집중 배치하여 다중의 대공 방어망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GPS 전파교란기를 포함한 다양한 전자교란 장비를 개발하여 대공방어에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군의 군사전략과 지휘구조는?

북한군의 지휘구조는 1인 독재국가답게 김정은이 인민군 최고사령관,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북한군을 실질적으로 지휘,통제하고 있다. 국무위원회는 북한의 최고정책지도기관으로서 국방전력건설 사업을 비롯한 중요 정책을 결정한다.

최고사령관 예하의 총정치국은 군내 당조직과 정치사상 사업을 관장하고 총참모부는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을 행사하며 인민무력성은 대외적으로 군을 대표하면서 군사외교, 군수, 재정 등 군정권을 행사한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선 노동당 규약에 따라 당의 군사노선과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대책을 토의,결정하며 국방사업 전반을 당적으로 지도한다.

중요한 전쟁물자에 대해 국방백서에는 북한은 전시 약 1~3개월 동안 지원이 가능한 수준의 식량, 유류, 탄약 등을 비축하고 있다고 서술되어 있다. 전시에 군수공장으로 전환되도록 지정된 민수공장은 단시간 내에 전시 동원체제로 전환할 수 있어 전시 군수공장은 300개 이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없을 경우 장기전 수행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결국 국방백서 내용을 보면 군은 북한에 대해 거의 정확하게 분석하고 국방백서에 그 내용을 올렸다. 다만 현실에서 해석하고 언론에 노출시킬 때는 지나치게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대북 문제만큼은 축소 왜곡하려 한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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