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 “서훈-양정철 비공개 회동에 MBC 기자 동석, 동업자로 본 것”
MBC노동조합 “서훈-양정철 비공개 회동에 MBC 기자 동석, 동업자로 본 것”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5.29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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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국장, 무엇이 부적절하고 국민의 의혹을 받는 것인지 이해조차 못하고 있는 듯”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비공개 만남 자리에 공영방송 MBC 기자가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MBC노동조합(3노조)은 29일 성명을 통해 “MBC 국장급 기자가 회동에 참석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국정원장과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더구나 그 자리에 MBC 국장급 기자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회사 구성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밀 정보수집 기관의 장과 여당의 선거전략 기획자가 남의 눈을 피해 만난 사실은 여당 스스로도 신중하지 못했다고 평한다. 더구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누구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이라며 “국정원장이 그런 사람과 만나 ‘외국생활의 소회와 개인적 인연,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는 김현경 MBC 국장의 설명을 그대로 믿을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총선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는 김현경 국장의 주장을 반박한 셈이다.

노조는 또한 “MBC의 국장급 기자가 회동에 합석한 것도 부적절했다. 기자란 어느 상황에서든 정보가 있으면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직업”이라며 “그런데 정치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자리에 MBC 기자를 불렀다는 것은 그를 기자가 아닌 동업자 내지 내부자로 여긴 결과라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당사자인 김현경 국장은 ‘누구와 누가 만난다는 사실만으로 소동이 발생해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며 “도대체 기자로 국장까지 오른 사람이 무엇이 부적절하고 국민의 의혹을 받는 것인지 이해조차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그러면서 “국정원장과 여당 총선 지휘부 인사가 비공개 회동하는 것은 국민의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경솔하고 경우에 따라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발 좀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조는 “박성제 보도국장이 이끄는 MBC 보도국의 이번 사건을 대한 태도도 안타까웠다”면서 “5월 27일 거의 모든 언론사들이 국정원장과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을 중요 기사로 다루는 가운데 MBC만은 뉴스데스크에서 일종의 가십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그러다 다음날 김현경 국장의 해명이 나오자 일반 리포트로 바꾸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발생은 가십이고 해명은 스트레이트 기사로 다룬 것”이라며 “이래서 MBC가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 이하 성명서 전문 -

[MBC노조 성명] 국장급 기자가 자초한 의혹조차 이해를 못하나?

국정원장과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더구나 그 자리에 MBC 국장급 기자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회사 구성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비밀 정보수집 기관의 장과 여당의 선거전략 기획자가 남의 눈을 피해 만난 사실은 여당 스스로도 신중하지 못했다고 평한다. 더구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누구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이다. 국정원장이 그런 사람과 만나 ‘외국생활의 소회와 개인적 인연,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는 김현경 MBC 국장의 설명을 그대로 믿을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국정원장이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는 민주연구원장에게 이미 실시된 국정원 개혁만 설명하고 총선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게 과연 설득력이 있는가? 많은 국민들은 모임의 실제 목적과 대화 내용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

MBC의 국장급 기자가 회동에 합석한 것도 부적절했다. 기자란 어느 상황에서든 정보가 있으면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직업이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자리에 MBC 기자를 불렀다는 것은 그를 기자가 아닌 동업자 내지 내부자로 여긴 결과라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도 당사자인 김현경 국장은 ‘누구와 누가 만난다는 사실만으로 소동이 발생해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도대체 기자로 국장까지 오른 사람이 무엇이 부적절하고 국민의 의혹을 받는 것인지 이해조차 못하고 있는 듯하다. MBC의 수준이 어찌 이리 되었나. 국정원장과 여당 총선 지휘부 인사가 비공개 회동하는 것은 국민의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경솔하고 경우에 따라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발 좀 인식해주기 바란다.

박성제 보도국장이 이끄는 MBC 보도국의 이번 사건을 대한 태도도 안타까웠다. 5월 27일 거의 모든 언론사들이 국정원장과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을 중요 기사로 다루는 가운데 MBC만은 뉴스데스크에서 일종의 가십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그러다 다음날 김현경 국장의 해명이 나오자 일반 리포트로 바꾸었다. 사건 발생은 가십이고 해명은 스트레이트 기사로 다룬 것이다. 이래서 MBC가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2019년 5월 29일

MBC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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