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천 년의 공부 :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필요할 때, 맹자를 읽는다
[리뷰] 이천 년의 공부 :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필요할 때, 맹자를 읽는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5.30 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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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누구나 고난에 처한다. 맹자는 온갖 문제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에게 ‘고난에 맞설 정신적인 힘’을 길러주려 노력했던 철학자다. 헛된 것에 흔들리는 이에게 “욕심을 줄이고 하늘이 준 선한 본성을 키워나가라”고 조언하고, 고난에 힘들어하는 이에게 “고난은 하늘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연단이다”라고 격려한다.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에게는 “두 번을 돌이켜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쳐라. 만약 그래도 상대가 변하지 않는다면 관계를 단절하고 두 번 다시는 상관하지 말라”는 단호함도 보인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굳건하게 하라고 가르친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말라. 회피하지도 포기하지도 말라.” 고난의 돌파자로서, 정의의 수호자로서, 사랑의 힘을 가르쳐준 스승으로서, 백성의 보호자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의 진정한 모습이다.

이 책은 맹자가 전국시대라는 지극히 혼란한 시대를 어떻게 돌파했는지 그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비굴해지지 않고 세상을 사는 법과 잘못된 정의에 맞서는 지혜와 온갖 유혹과 미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법을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돈이나 명예 앞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위를 차지하려다가 짐승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이천 년 전, 무력으로 세력을 과시하는 게 당연시되던 전국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전국시대는 치열한 경쟁의 시대였다. 유가, 법가, 도가 등은 모두 자신의 계책을 취하도록 왕을 설득하기 위해 열심히 학문을 다듬고 천하를 주유한 이들의 기록이다. 전국시대 당시 가장 눈에 띄던 이들은 종횡가였다.

그들은 현란한 말솜씨와 뛰어난 외교술, 각종 권모술수를 동원해 수많은 나라의 왕을 자기편으로 만들었다. 맹자 역시 권력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어떠한 어려움 앞에서도 소신만은 버리지 않았다. 이러한 태도가 오히려 당시 최고 권력인 왕조차 맹자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소신을 지킨 태도 덕에 오늘날 맹자는 공자의 다음가는 성인으로 인정받고, 그가 지켜낸 유학은 동양철학의 뿌리이자 동양의 세계관으로 깊은 영향을 끼쳤다. 반면에 각종 권모술수로 권력의 비위만 맞추며 출세를 찾던 종횡가는 단지 옛날의 철학과 사상으로만 남았을 뿐이다. 

맹자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나아가 자신의 학문과 이념까지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신념만큼은 버리지 않겠다는 곧은 마음, 즉 호연지기(浩然之氣) 덕분이었다. 이 책은 맹자의 호연지기를 통해 스스로에게 비겁해지지 않으면서도 어려움과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안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능력이 빼어나도 상대의 공감과 믿음을 얻지 못하면 뜻을 펼칠 수 없다. 맹자는 이를 잘 이해한 인물이다. 맹자가 절대 권력인 왕 앞에서 당당했던 이유는 자신의 실력을 믿었기 때문이지만, 확실한 대안을 들고 협상 테이블에 나섰기 때문이기도 하다. 맹자는 왕을 설득할 자신이 있었고, 탄탄한 증거와 탁월한 말솜씨로 자신의 주장을 증명해내었다.

한번은 처음 만난 양혜왕이 ‘당신은 내 나라를 이롭게 할 만한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 맹자는 ‘인의(仁義)의 철학’을 말한다. 당시는 칼로 상대를 제압하는 약육강식이 당연시되던 시대였으나 맹자는 “상대를 이익으로만 대하면 상대 역시 나를 이익으로만 대한다”는 논리로 왕을 설득했다.

비록 양혜왕이 맹자의 의견을 전적으로 정치에 반영하지는 못했으나, 맹자의 의견에 꾸준히 귀를 기울이고 지속적으로 만나며 가르침을 청했다. 이처럼 맹자는 자신의 뛰어난 실력과 합리적인 이론, 설득력 있는 말솜씨로 자신의 입지를 점차 넓혔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논변(論辨) 능력이 어떻게 맹자를 빛나게 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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