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옥스퍼드 과학사...사진과 함께 보는, 과학이 빚어낸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신간] 옥스퍼드 과학사...사진과 함께 보는, 과학이 빚어낸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6.11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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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완 라이스 모루스는 영국 애버리스트위스 대학교 역사학 교수. 케임브리지 임마누엘 칼리지에서 자연과학을 연구하며 과학사에 관심을 키웠고, 특히 빅토리아 시대의 과학사에 관심이 많다. 《마이클 패러데이와 전기의 시대(Michael Faraday and the Electrical Century)》, 《프랑켄슈타인의 아이들(Frankenstein’s Children)》, 《물리학이 왕이 되었을 때(When Physics Became King)》를 비롯해 과학사를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썼다. 13명이 함께 엮어낸 《옥스퍼드 과학사》는 과학사에 대한 그의 열정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오늘날 인간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과학의 역할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과학에서 갈라져 나온 기술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과학의 개념과 가정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는 초석을 제공하고, 우리는 물질 우주와 정신적 삶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에 의존한다.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논의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우리 삶 곳곳에 존재하는 과학은 정확히 무엇일까? 

《옥스퍼드 과학사》의 대표저자 이완 라이스 모루스는 “현대 과학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것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과학은 인간만의 독특한 활동으로, 넓게 보면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의 총합이자 우리가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즉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을 바꾸는 방법들의 집합이기 때문에 과학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옥스퍼드 과학사》가 그리는 과학의 역사는 20세기 중반에 많이 등장했던 큰 그림을 지향하는 과학사 책들과 달리, 13명의 과학사학자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파고들어 한 권으로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그런 면이 과거의 저작물에서 부족했던 분석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고 있으며,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과학지식이 그것이 태동한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과학’하면 특별한 전문 분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높은 탑 안의 고독한 현인이 또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과학자가 자신만의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 이미지는 매력적이지만, 과학을 세상과 동떨어진 고립된 분야로 인식하게 만든다. 하지만 과학은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과학자들만이 이뤄냈던 성과물이 아니다. 과학자의 이름으로 대표되는 성과가 발현되기까지 이름 모를 수많은 사람이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토의하고 실험을 반복하며 과학적 토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수백, 수천 명의 활동을 염두에 두지 않고는 과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과학은 문화의 일부분으로서 인간 친화적 속성(humanity)이 강한, 인간만의 독특한 활동으로 정의될 수 있다.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학이란 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과학이라는 뚜렷한 실체가 없다’로 정리된다. 과학은 통합되고 연속된 신념의 덩어리도 아니고, 단 하나의 과학적 방법을 통해 포착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제대로 과학을 이해하려면 과거에 대해 그리고 다른 문화에 대해 갖고 있는 우월감을 버리고 역사 전반에서 인류가 이뤄냈던 과학을 당시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의 1장과 2장은 고대 지중해 세계의 과학과 고대 동양 세계의 과학을 각기 다룬다. 3장과 4장은 현대 이전의 동양과 중세 서양 및 중동 지역의 과학을 다룬다. 이 기간 동안 이슬람 과학과 기독교 과학의 전통과 실행 방법이 얼마나 밀접하게 서로 얽혀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그다음 5장과 6장에는 과학혁명과 계몽 시대의 과학이 등장한다. 

2부의 7장과 8장, 9장은 현대 과학의 세계관과 관련 제도의 핵심적 특질의 출현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려준다. 실험 문화의 발전, 자연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 생명의 근원에 관한 새로운 사고방식의 출현 등을 다룬다. 10장과 11장은 우주론의 등장과 우주의 지도를 그리는 좀 더 강력하고 체계적인 방법의 발전, 19세기와 20세기의 고도로 기술적이고 이론적인 독특한 추론 문화의 전개에 관해 논의한다. 마지막 장인 12장은 현대에 이르러 과학자나 관련 기관들이 과학에 관해 대중과 소통할 기회와 전략을 어떻게 개발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총 12장에 걸쳐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이 책은 과학이 인간의 활동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과학은 인간이 생산한 것이고, 인간이 문화의 산물이듯 인간이 생산한 과학 역시 문화의 산물이며, 과학의 역사는 자연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인간 문화의 다른 측면들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또한 과학이 집단 활동이었음을 강조한다. 과학의 역사에서 드러나듯 과학은 나머지 세상이 제공하는 문화적, 물질적 자원 없었다면 지금의 과학은 또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뉴턴은 자신의 과학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이룬 것이라고 느꼈을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 일을 하는 수백, 수천의 노동자 군단의 어깨 위에 서 있는 셈이다. 

《옥스퍼드 과학사》에서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동안 ‘과학은 모든 이가 만든 것이고, 그러므로 모든 이의 것’임을 자연스레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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