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가 주는 메시지
홍콩 시위가 주는 메시지
  • 전계운 Students For Liberty Korea 고문
  • 승인 2019.06.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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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계운 Students For Liberty Korea 고문
전계운 Students For Liberty Korea 고문

6월 9일 촉발된 홍콩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 사태의 양상이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두시위에 참가한 103만 명의 홍콩인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홍콩 여당과 캐리람 행정장관은 법안 표결을 잠정 연기했을 뿐이다.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따라서 중국정부의 요구가 있다면 홍콩 내에서도 범죄인을 중국으로 송환해 중국법을 적용해 처벌이 가능하다. 이 법안을 악용한다면 정치적 이유로—중국의 체제에 반대하는 이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체포와 처벌도 불가능하지 않게 된다. 중국정부의 성격이 매우 폭력적이고 압제적이며 권리 침해적인 면을 가지고 있음과 그들이 류샤오보(劉曉波) 같은 중국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를 어떻게 다루었는지의 전례를 미루어 볼 때 시위에 참여한 홍콩인들이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합당한 이유라 할 수 있다.

단순히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는 시위인가?

이번 대규모 시위는 단순히 범죄인 인도조례에 반대하는 목적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홍콩의 수장 캐리람(林郑月娥) 행정장관은 2년 전 취임 직후에 중국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개정한 ‘국가법(國家法)’을 강력히 지지한 전력이 있다. 이 법안은 중국 국가 ‘의용행진곡’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에 대한 모독 혹은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가사를 풍자하거나 악의적으로 바꿀 수 없으며 국기 또한 중앙 정부가 지정하는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 어떠한 곳에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했으며 이를 어길 시엔 처벌 조항을 15일 구류에서 3년 징역형으로 강화했다.

홍콩 내의 수많은 지식인들이 이를 두고 반대하거나 비난하는 성명서를 냈지만 2017년 9월 1일 이 법안은 홍콩 기본법안 부칙 제3조에 붙이는 것으로 가결되었고 그해 10월 1일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행중에 있다. 현재 시위대가 반대하는 법안은 중앙정부의 홍콩의 수월한 통제를 위한 여러 작업 중 하나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다.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연설에서 시진핑이 "홍콩을 전면적으로 관리하고 통치할 권한을 확고히 하겠다.”고 공언 한 것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안이 나온 배경이라고 여겨지는 살인사건은 단지 피상적인 면으로 보아야 한다.

2014년 중국 정부의 내정간섭에 반대하기 위해 시작된 우산시위가 무자비한 권력에 의해 좌절된 것에 이어 국가법 사건으로 두 번째로 홍콩인들은 자유를 잃는 좌절감을 맛보았다. 그리고 현재 홍콩인들은 중앙정부의 다른 면에 대한 통제 시도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이번 시위는 중국 정부의 홍콩에 대한 예속화의 시도에 대한 저항—더 이상 자유와 권리의 침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시위로 보아야만 한다. 실제로 2014년 우산시위의 주축이 학생-청년층임이었음을 비추어보았을 때 이번의 시위 참여 층들은 역시 주축이 학생-청년층이지만, 주부들, 회사원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 더 나아가 기업차원에서 휴업을 하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이를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시위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가?

첫째, 한국 정부가 HTTPS 차단, 가짜뉴스 처벌법, 유튜브 규제 및 검열 시도를 통해 시민적 자유를 침해하고 권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을 방관하며 검열로부터 우회하려는 것에만 만족하는 태도, 나의 생업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홍콩인들은 정부의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자유를 그리고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사실 박근혜 정부시절에 국정교과서나 테러방지법에 반대했던 사례들이 한국에 시민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 행동했던 사례가 존재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 오히려 반대로, 한국 시민들은 자유 침해적인 정책들을 방관하거나 용인하거나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국가법과 감시법처럼 종말엔 정부가 여러분들의 삶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여러분들은 대처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둘째, 독립을 원하는 누구든 그들의 권리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독립하길 원할 때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듯이, 마찬가지로 홍콩인들의 그들이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기를 원할 때 존중해주어야 한다. 이는 관용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권리로써 대하는 것이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홍콩인들은 중국정부로부터 직접 지배를 받기를 원하지 않으며 정체성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홍콩의 예에만 한정해서가 아닌 어떤 국가나 정부로부터 독립하길 원하는 시민들이 있다면 그들은 요구할 수 있으며 허용해야만 한다.

세 번째, 민주주의는 절대로 자유를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자는 홍콩발 시위를 두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주장한다. 마치 민주주의를 자유와 동일시 여기는 듯한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틀렸다. 민주주의는 어떤 특정 사안을 두고 투표로 결정하는 사안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사안에 대한 각 개별의 동의여부에 관계없이—단지 득표율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다수결의 원리—정치 시스템일 뿐이다. 물론, 좋은(good)투표로 정부의 권력에 제약을 가하거나 악법으로부터 자유를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민주적인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했다는 명분 아래 정부와 정치인에 의해 자행된 수 없이 많은 권리침해적인 법과 정책들을 살펴본다면, 사람들이 자신들 스스로 자유와 권리를 지켜낼 수 있는 도덕심과 지적이해가 없는 한, 민주주의 시스템자체는 자유를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자명하다.

홍콩 시위대에 가하고 있는 정부의 폭력을 보라. 홍콩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 중앙정부의 권력이 홍콩을 예속시키기 위해 홍콩인의 자유와 권리를 하나씩 강탈하는 것처럼 우리도 HTTPS 차단과 같은 정책처럼 우리의 사생활에 정부의 권력이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이는 정권이 문제이니 정권을 교체하면 문제가 해결이 된다고 주장한다. 허나 이는 근시안적인 주장이다. 정권이 아니라 정부 권력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경각심을 가지고 권리 및 자유 침해적인 모든 문제에 대처하고 저항하며 장기적으로는 정부에 의존하는 태도를 버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 할 수 있겠다.

전계운 Students For Liberty Korea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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