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신기루 같은 서울시의 미니 태양광 발전사업
[전문가 진단] 신기루 같은 서울시의 미니 태양광 발전사업
  • 김원표 여의도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승인 2019.06.21 10: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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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017년 ‘2022년 태양의 도시, 서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면서 2022년까지 서울 100만 가구에 미니 태양광 발전시설을 보급하고, 원전 1호기에 해당하는 1GW 태양광 설비용량을 확충한다는 야심찬 ‘태양광 확산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 시행 중이다.

서울을 ‘태양의 도시’로 만든다며 설치비용 대부분을 대주면서 아파트 베란다마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게 한다지만, 숨겨진 비용을 포함해 경제성을 분석해보면 설치가구가 오히려 손해 보고, 실사용 전력 생산은 보잘 것 없는 비효율적, 예산 낭비적, 전시성 사업임이 드러난다.

1GW의 태양광 발전량의 절반을 웃도는 551MW을 100만 가구에 미니 태양광 발전 시설을 보급해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4가구 중 1가구, 공공임대주택은 2가구 중 1가구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시민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서울시는 이러한 가정용 태양광 보급사업에 2018년부터 5년간 시비, 국비, 민자 포함 약 1조 원을 조성,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미니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비용 대부분을 시민의 혈세로 지원하는 사실상 공짜 태양광 패널 보급 사업이라는 이야기다.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미니 태양광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미니 태양광

2018년 62만 원 상당의 300W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경우 서울시 보조금 42만 원(1400/W)과 자치구 보조금 10만 원(건당) 도합 52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자부담 10만 원으로 설치가 가능(보조율 84%)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8년 말까지 서울지역에 이미 총 17만 가구(베란다형 7만 3000가구, 주택형 3만 8000가구, 건물형 5만 8000가구) 118MW 규모의 태양광 미니발전 시설이 설치됐고, 올해 245억 원의 시비를 지원하여 총 12만 2000가구에 51.4MW 규모의 미니 태양광 발전시설을 신규 보급할 예정이다.

탁상행정으로 막대한 세금 낭비

그러나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태양광 모듈은 실제 효율이 제조사가 표시한 효율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저조한 발전효율을 낼 수밖에 없어 애당초 경제성이 실현 불가능하다.

태양광 모듈로 발전된 직류전력을 인버터를 통해 교류전력으로 변환하는 태양광 발전은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효율이 중요한데 태양광 모듈의 효율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하락한다. 아울러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의 특성상 새의 분비물, 황사, 먼지 등의 오염 제거가 곤란하며 인버터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율 감소한다는 점이 간과되어 있다.

서울은 태양광 발전의 가장 중요한 입지 조건인 일사량 면에서 전국적으로 매우 부적합한 지역에 속한다. 아울러 공동주택은 주변 건물이나 나무 등에 의한 그림자 등 발전을 저해하는 음영요소가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조사가 표시한 태양광 모듈의 효율은 태양광을 가장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효율인데(경사각: 지면에서 30~40도, 방향: 정남에서 동으로 10도, 서로 20도 이내) 아파트는 안전과 아래층과의 음영 발생 때문에 경사각 70도 정도로 설치할 수밖에 없다. 이때 효율은 50%밖에 달성되지 않는다. 방향각도 고정되어 있어 효율을 위한 변경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실현된 발전량도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발전이 실시간 발전, 실시간 사용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일부만 사용 가능하고 실시간 사용되지 못한 잉여전력은 상계처리 되지 못해 설치 가구주가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보통 가정은 태양광 발전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간헐적으로 압축기가 가동하는 수준의 전력을 사용하는 냉장고 기타 보온밥솥, 대기전력 정도 사용하는 데 그친다는 점도 문제다. TV, 컴퓨터, 전등, 청소기, 세탁기, 보일러 온수, 전자레인지, 헤어드라이어, 휴대폰 충전, 전기레인지 등 대부분의 가정용 전력은 통상 태양광 발전시설이 가동하지 않는 아침과 저녁시간에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태양광 패널 수명이 다하는 20년간 최소로 잡아도 최초 설치비용과 맞먹거나 그것을 상회하는 추가적인 관리운영 비용 등 숨겨진 비용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밖에도 태양광 모듈 수명이 20년이나 인버터는 그 절반에 지나지 않아 최소 1회 이상 교체 비용 발생한다는 점, 20년 동안 최소 1회 거주 이전하다면 그에 따른 철거 및 재설치 비용(국토교통부의 ‘2017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평균거주기간이 6.7년), 20년 이후 태양광 모듈 및 인버터 폐기 비용, 무상보증 수리 기간(5년) 이후 15년간의 수리보수비용 등 발생하며, 태양광 패널과 인버터의 시설, 교체, 수리, 철거 작업은 상당한 수준의 전기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 작업도구와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반드시 관련 전문가가 출장 시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불타는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ESS). 무분별한 태양광 발전은 산림훼손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저장장치도 위험요소다.
불타는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ESS). 무분별한 태양광 발전은 산림훼손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저장장치도 위험요소다.

경제성 없는 미니 태양광 발전 사업

서울시 태양광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250W 태양광 패널 설치시 월 24kWh의 전력을 생산하여 월 평균 5130원, 연 6만 1560원, 20년 기준 123만 1200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선전하나, 이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발전량과 경제성이다.

네티즌들이 베란다 거치형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터넷상에서 크게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전문가를 동원, 검증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경제성이 전혀 없는 전시성 사업을 중단하라는 네티즌들의 주장에 대해 아직도 제대로 된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분석에 의하면 260W 태양광 패널시 설치가구는 자가 부담 7만 원 외에도 20년간 40만(고장 없을시)~50만 원 수준의 추가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 모듈을 남향의 음영이 전혀 지지 않는 곳에 설치하고 20년 동안 한 번도 고장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경우 태양광 발전을 통한 20년간 절감 전력량이 2400kWh이라는 이야기다.

이를 누진제 2단계 구간 전기요금(187.9원/kWh)으로 계산하면 설치가구는 자신이 투자한 원금만 겨우 회수하는 수준인 51만 2741원의 절감액과 4만 2741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20년 동안 이사를 2회 하거나 모듈이나 인버터가 한번만 고장이 발생해도 원금 회수도 되지 않으며 만일 누진제가 폐지되면 설치 가구주는 원금의 절반도 회수하기 힘들게 된다.

마찬가지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고장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서울시와 지자체 지원 금액을 포함한 총투자비 기준으로 경제성을 추정해보면 20년간 총투자비는 93만 4000원, 베란다 거치형태양광 발전원가는 272원/kWh으로 원전 발전단가의 60원의 4.5배, 임야 태양광 발전원가 150원의 약 2배, 여기에 막대한 태양광 폐기물 처리비용은 별도라는 점에서 거의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사업임을 알 수 있다.

설치가구는 태양광 패널의 가림에 의한 전망 포기, 아파트 벽면 도색시 안전 위협과 도색 비용 증가, 외부·내부 배선 연결에 의한 내부 미관 훼손, 채광 방해 등의 외부 손실을 감수해야 되며, 18kg의 중량의 패널이 태풍이나 돌풍에 의한 파손되지 않고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그나마 최적 설치를 가정한 위의 경우는 다행한 경우로 현재 서울시 도심에 설치된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패널은 발전효율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동향이나 서향에 설치되거나 주변 동들에 의해 그림자가 지는 곳이나 나무에 의해 태양광 발전이 방해 받는 저층에 설치된 경우가 50%를 넘으며, 이런 경우는 현저히 떨어지는 발전량으로 설치가구는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다. 실제로 무분별한 베란다 태양광 패널 설치에도 서울시와 구청의 지원금이 현장 확인 없이 설치 업자가 청구만 하면 지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 늦기 전에 미니 태양광 발전사업이 중단되어야 하는 이유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미니 태양광 발전소 사업은 과학과 공학에 무지한 모택동이 대약진운동 시기에 벌인 기상천외한 용광로 건설 운동의 판박이라 할 수 있다. 모택동은 공업화를 앞당기기 위해 산업의 쌀인 ‘철’을 만든다면서 마을마다, 집 뒤뜰마다 소규모 용광로를 놓도록 하여 물경 100만 개가 넘는 용광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작 용광로에서 만들어진 것은 불순물이 잔뜩 들어가 어디에도 쓰지 못하는 쓰레기 철이었고, 벌목한 나무로 연료를 조달한 탓에 산이 헐벗어 홍수와 산사태가 빈발하고, 멀쩡한 농기구까지 녹여 쇠를 만든 탓에 들판에 벼가 익어도 벨 낫이 없어 굶주리는 참혹한 결과를 빚었다.

모택동은 역사상 최악의 실패로 끝난 대약진운동에 대해 자아비판하고 결국 주석직에서 물러났다. 태양광 확산 5개년 계획의 목표를 1GW 규모의 태양광 발전량으로 책정한 것은 이 사업이 박원순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1GW급 원전1기를 줄인다는 이른바 ‘원전하나줄이기운동’의 연장선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뜻한다.

교육적인 차원을 넘어 가가호호 미니 태양광 발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원전을 대체할 전력을 생산한다는 충격적인 발상은 환경원리주의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우리나라 탈핵운동이 얼마나 비과학적이고 낭만적인 토대 위에서 전개되고 있는지, 또 얼마나 쉽게 미신과 광기로 이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또한 좌파 성향 인사 주도 협동조합 3곳이 서울시 미니태양광 발전 사업 보조금을 절반 이상 가져간다는 사실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허인회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녹색드림협동조합,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해드림사회적협동조합이 최근 5년간(2014년~2018년 6월) 설치한 미니태양광(베란다형) 설치 보조금 248억 6000만 원 가운데 50.1%에 해당하는 124억 4000만 원을 수령했다.

서울시민의 혈세가 줄줄 세고 있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인 태양광 미니발전 사업은 박원순 시장의 대권놀음과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있다. 미니 태양광 발전 사업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패배한 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독주하고 있는 서울시정의 견제되지 않는 권력이 낳은 비극이다.

미니 태양광 발전사업의 경제성과 효과성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과 평가를 위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증 토론회를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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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2019-06-21 19:37:03
ㅋㅋㅋㅋ 미래한국 완전 꼰대신문이네
태양광설치 문제도있는거지만 원전에너지 대체하려면
어느정도는 설치되어야 하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