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읽을수록 빠져드는 생각 독서
[리뷰] 읽을수록 빠져드는 생각 독서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7.09 0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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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경진은 어느 날 등 떠밀려 나간 글쓰기 대회에서 장원을 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은 읽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쓰는 것에 남다른 재주가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날부터 매일매일 무엇인가 쓰고 있다. 20년 가까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서비스를 혁신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을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뒤늦게 찾은 재능과 어릴 적부터 즐거웠던 독서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책을 재미있게 읽고 싶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 더 자신만의 것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읽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 

모바일 서비스 기획자로 디자인 씽킹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고 방법론을 교육해왔다. 모토로라 코리아와 마크로밀엠브레인을 거쳐 SK텔레콤 사업전략실에서 일했다. 삼성전자, LG CNS, CJ E&M,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수의 기업에서 디자인 씽킹 방법론을 강의했으며, 연세대학교, 홍익대학교, 사회혁신디자인심포지엄, 웹월드모바일컨퍼런스, HCI학회, 헬스케어앱연구회 등 학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SK플래닛 지속경영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디지털 타임스》 《한국경제》 《K-Design》 《월간그래픽디자인》에 글을 썼다.

다른 사람들은 책을 어떻게 읽을까? 나는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 그런데 왜 읽고 나서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는 걸까. 어떤 사람들은 너무 재미있어 밤새 읽었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에 빠져들어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느라 만사가 뒷전이라는데…….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떻게 읽는 것이 잘 읽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책을 선택하는 방법, 하나의 주제를 여러 채널을 통해 읽는 방법 등에 관해 이야기하며, 읽고, 찾아보고, 메모하고, 자신의 느낌을 끄적거리면서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을 볼 때 세게 펼치지도 않고 조심스럽게 읽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자는 일단 책을 펼치면 책 표지를 넘겨 가운데 부분을 꾹꾹 누른다고 한다.

편하게 보면서 책과 실컷 놀아보겠다는 의미로 말이다. 눈으로만 읽어 흘려보내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책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저자의 특별한 독서법과, 그렇게 읽은 열두 권의 책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촘촘하게 담겨 있다.  지적 호기심에 답하고 기록하며 ‘생각해낸’ 사실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책을 읽다가 중요한 단어가 나오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스마트폰을 들고 인터넷을 검색해본다. 그러다 알게 된 이야기들이 더해지고, 그렇게 한 권을 읽고 나면 책이 말하는 것 위에 내가 찾아본 호기심의 결과물들이 얹어져 나만의 책이야기를 얻게 된다. 

책이 말해주는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호기심을 발동시켜 보는 것이다. 호기심을 가지면 궁금함이 생기고, 궁금함이 생길 때 잠시 책을 내려놓고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더 알게 된다. 그 이야기들이 책의 이야기와 만날 때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는데, 바로 ‘아하’가 나오는 순간이며 유쾌하고 즐거움에 짜릿해지는 순간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작은 실마리를 붙잡고 관심을 기울여 이리저리 해석해보는 것이다. 이 책은 독서의 맛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들이 좀 더 자신만의 것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책을 읽기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책읽기에 정답은 없지만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를 자신이 정하고 만들어갈 수 있어야 좋은 독서다. 자신만의 책읽기를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독서인데, 책을 대할 때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다면 책을 읽는 방식이 달라져 얻는 것도 달라진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삶의 지혜를 얻는다거나, 인간에 대한 통찰을 얻는다거나, 또는 지금 당면한 어떤 문제를 이해하는 관점을 얻는다거나 하는 저마다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느냐에 따라, 어떤 책인지 파악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며 읽느냐에 따라 읽는 재미와 얻어지는 것이 달라진다. 이런 능동적인 독서가 익숙해지면 스스로의 성장에 놀랄 것이며, 한 권 한 권 쌓일수록 깊어지는 통찰은 진정 독서로만 얻을 수 있는 기쁨이다. 

책에 몰입하게 되면 문득문득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다. 호기심을 잔뜩 유발하여 알아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하기도 하고,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주어 행동으로 옮기게도 한다. 이렇게 문득 떠오른 것을, 찾아보고, 뜬금없이 빠져든다. 

책을 읽다 보면 내용과는 무관하지만 어떤 단어가 문득 떠오르고, 그 단어를 검색해서 찾아보고 하나씩 알게 되면서 빠져들어 책에 대한 관심이 폭발한다. 속도는 조금 느릴 수 있지만 더 많은 흥밋거리가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어진다. 

사실 어떤 책들은 빠져들기까지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배경을 찾아보며, 책에 나온 인물과 사건을 더 알게 되면 책의 내용이 풍부해지고, 책을 통해 얻는 것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렇게 책을 읽는다면 어떤 책이든, 무슨 이야기가 나오든 그것을 재미있게 즐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궁금증은 지식이나 정보를 통해 답을 얻을 수도 있고, 어떤 궁금증은 생각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것도 있다. 분명한 것은 뜬금없는 질문과 호기심에 대한 답을 찾느라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찾아보거나 다른 책을 찾아보다 보면 끝내 그 답을 얻든 그러지 못하든 간에 책에 대한 흥미는 배가된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딴 길로 새어 놀다놀다 돌아온 책은, 지금까지 읽던 그 책이 아니다. 훨씬 더 나의 마음에 가까워지고 주제 외에도 대화를 나눌 것이 많아진 책이 되어 있다. 이렇게 책읽기를 통해 자신만의 통찰을 만나게 되면, 그 통찰이 때로는 삶의 위로가 되고 때로는 삶의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재미를 책에 메모라도 해둔다면 그 책이 온전히 나만의 책으로 재탄생하는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다. 

책이 말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생각을 널리 펼쳐볼 수 있다면 그것이 자신만의 책이 되는 것이다. 한 권을 완독하거나,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거나, 유명한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겠지만, 책을 읽기 전의 자신에게 없던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생겨나서 커지고 통찰이 되어 삶에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독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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