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100세 시대 당신이 알아야 할 변신자산 이야기
[리뷰]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100세 시대 당신이 알아야 할 변신자산 이야기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7.18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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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직장인들의 최고 고민은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100세 시대에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까’의 문제로 귀결된다. 60세 정년까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40, 50대 직장인은 자의든 타의든 전직, 조기퇴직, 창업 등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한다. 

“누구나 퇴직은 원하진 않죠. 하지만 어차피 순응할 수밖에 없겠지요. 근데 경험하지 못해 참 낯설고 어려워요. 너무나 익숙한 회사에서 내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은 곧 내 존재가 사라지는 것과 같겠지요. 잊혀 진다는 것은 존재가 없어지는 것으로 죽음과 같은 겁니다. 내가 안 죽어 봐서 모르겠지만 죽음의 공포와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 글은 어느 50대 직장인의 말이다. 얼마 전 프로야구 고참 선수들이 전성기가 지나면서 찾아오는 ‘에이징 커브(Aging Curve)’, 즉 나이가 들면서 실력이 하향곡선을 보이는 현상이 화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에게도 에이징 커브와 같은 시기가 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직장인들도 40에 들어서면서 에이징 커브 현상과 같은 ‘마음의 정년 상태’에 빠진다. 

마음의 정년 상태란 조기퇴직, 임금피크제 등으로 40, 50대들의 장래는 더욱 불투명해 지면서 40대부터 승진에서 누락되고, 월급도둑으로 여겨지면서 일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한 매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40, 50대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은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94%가 퇴직 후에도 지속적으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생직장은 옛말이 되었다. 마음의 정년 상태에 빠진 40, 50대들은 홀로 장래에 대한 불안함과 고민으로 밤잠을 설친다.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 1위인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다. 

저자는 이런 심각한 중장년층의 문제가 지금까지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만 치부되어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개인에게 있겠지만, 기업과 국가의 정책이 뒤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노동수명 60년 시대, 청년실업 문제처럼 40, 50대의 지속가능한 일과 소득 문제도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또한 개인도 자신을 점검하고 장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 노동수명 60년 시대에는 일자리와 일 방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대 경제학자 칼 프레이(C. Frey)와 인공지능 전문가 마이클 오스본(M. Osborne)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에 있는 직업의 약 47%가 AI(인공지능)로 자동화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는 2055년에 전 세계 일자리의 절반이 자동화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특히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은 자동화되는 일자리에 종사하는 노동자 비율이 전체 노동자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우리는 예상할 수 없고 쉽게 대처할 수 없는 시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40, 50대 직장인들은 7가지 인생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바로 승진의 벽, 능력의 벽, 전직의 벽, 안정의 벽, 가족의 벽, 장수의 벽, 마음의 벽이다. 이 7가지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면 40대 이후에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절망을 받아들이기는 힘든 일이지만 지금까지 유지했던 삶의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새로운 인생이 열린다. 이제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지금까지 익숙했던 가치관, 명예와 체면, 안정된 소득, 직책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저자는 7가지 인생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중요하게 여겨왔던 유형자산(부동산과 금융자산, 사회적 지위 등)보다 변신자산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변신자산은 다음의 5가지이다. 열린 마음, 평판, 지식의 재무장, 건강, 인생 가치관이다. 변신자산은 자신만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발견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적어도 10년 차 이상의 직장인이라면 꼭 점검해야 할 인생자산이다. 

이러한 변신자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옥스퍼드대 크롬볼츠 교수는 계획된 우연성이란 이론을 주장했다. 개인 커리어의 80%는 예상치 못한 우발적 요인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장래의 인생에서 필요한 재학습과 도전, 기회를 찾는 다양한 작은 실천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를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어 가는 사고방식이다. 우연성이 다음과 같은 5가 지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 일어나기 쉽다고 하였다. 

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다. (호기심) 
② 실패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시도한다. (지속성) 
③ 자세와 상황을 항상 바꾼다. (유연성) 
④ 기회는 반드시 오고,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낙관성) 
⑤ 결과를 알 수 없어도 행동한다. (모험심) 

인간의 흥미, 가치관, 상황 등은 끊임없이 바뀐다. 언제든, 어떤 상황이든 열린 자세를 갖고 행동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타파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장래 커리어를 스스로 개척하는 사람들은 이런 5가지 소질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이러한 자세를 통해 삶을 바꿔나가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커리어 플래토’(임금 상승과 승진에 멀어진 직장인에게 찾아오는 정체 상태)에 빠지며, 장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에 의지하거나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과 태도로 일관하다가 퇴직을 앞둔 시점이나 퇴직 후 장래를 준비한다.

결국 50대 이후 인생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길어진 인생은 축복이 아닌 엄청난 시련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그렇기 때문에 재직시절에 차근차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현역 시절에 지속 가능한 일 방식을 습득해야만 ‘장시간 노동사회’에서 ‘장기간 노동사회’로 가는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 저자는 지금 다니는 회사를 무조건 그만두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활용해 일의 의미를 다시 찾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40대는 인생의 노동수명으로 보면 중간 지점에 있다. 회사에서 일할 시간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긴 안목으로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준비하면 된다.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는 “은퇴”를 준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단순히 재취업이나 전직을 다룬 서적도 아니다. 독립생산자(Independent producer), 복직(複職)의 발상, 병행 커리어(parallel career) 전략, 잠재능력 찾기, 범용기술(portable skill), 스몰 스텝의 원리 등 우리게는 생소하지만, 인생 100세 시대에 오랫동안 일하고 자기답게 인생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자신’을 찾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노동수명 60년 시대에 어떻게 장래 커리어를 설계해 나갈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였다. 저자 또한 대한민국의 평범한 50대이다. 평범한 사람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저자의 진심이 담긴 글은 대한민국 40, 50대라면 누구에게나 공감과 용기를 줄 것이다. 책에서 제시한 다양한 장래 설계방식은 반드시 40대의 직장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자기답고 행복한 인생을 꿈꾸는 20대, 30대의 직장인도 직장환경 변화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파악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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