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큐레이션....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서평] 큐레이션....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 김민석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9.10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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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스티븐 로젠바움 Steven Rosenbaum은 온라인 최대의 동영상 큐레이션 플랫폼인 매그니파이넷 Magnify.net의 창립자이자 CEO이다. MTV의 획기적인 사용자 제작 콘텐츠 프로그램 [MTV 언필터드]를 만들면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자신을 ‘콘텐츠 큐레이터’라 명명하며 눈부신 성공 전략을 전파했다.

그는 9·11테러를 기록한 영화 [9월의 7일간 Seven Days In September]으로 에미상을 수상한 다큐멘타리 영화 제작자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500시간 이상 분량의 동영상과 총 28명의 영화제작자 및 시민제보자의 시각을 큐레이트하여 완성하였다. 이밖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HBO, CNN, 디스커버리 등에서 히스토리 채널용의 장편 다큐멘타리를 제작했다. 그는 저술가이자 블로거로서 패스트컴퍼니, 허핑턴 포스트, 미디어비즈블로거 등에 새로운 디지털 생활방식 트렌드를 소재로 한 다양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밀려드는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페이스북 포스팅과 트위터 메시지. 여기에 300개도 넘는 TV 채널, 유튜브, 수없이 쏟아지는 책과 잡지 등 콘텐츠는 무한에 가깝다. 넘쳐나는 정보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불안감, 그럼에도 정작 필요한 것은 찾지 못하는 답답함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딜레마가 아닐까?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최근 주목받는 내용이 있다. 바로 큐레이션이다.

과거에는 많은 정보를 얻는 자가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좋은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에서 죽치고 기다릴 필요도, 각종 신문을 받아보며 스크랩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필요한 정보만을 선별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할 정도다.

큐레이션이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큐레이션(curation)이란 말은 비교적 낯선 용어이지만, 실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다. 고전적인 예로, 다른 책이나 잡지에 실린 내용을 적절히 요약ㆍ구성하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들 수 있다. 최신 사례로는 웹상의 다양한 자료를 맛깔스럽게 조합해 내는 파워블로거,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거대한 집단지성을 형성한 위키피디아, 스마트폰을 통해 주제에 따라 유용한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등 무궁무진하다.

수많은 비즈니스 관련 파생어 중에서 ’큐레이션’은 아직 용어의 정의와 활용 면에서 확실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측면이 많다. 이러한 때에 ‘큐레이션’의 개념을 가장 적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이 책의 출간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능수능란한 콘텐츠 큐레이터인 스티븐 로젠바움은 미디어, 광고, 퍼블리싱, 상업, 웹 테크놀로지 분야의 인재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사례를 모아 이 책을 썼다.

여기에는 큐레이션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큐레이션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는 건 어떤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이를 통해 개인이 붙잡을 수 있는 사업적 기회는 무엇이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마케팅과 서비스에 큐레이션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수년 전의 사례와 통계이지만 점점 인플루언서의 역할과 큐레이션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더욱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세스 고딘, 제프 자비스, 아리아나 허핑턴 같은 유명 인물들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효과적인 큐레이션으로 손꼽히는 블로그 네트워크, 잡지, SNS, 브랜드, 웹서비스 등의 사례가 다큐멘터리처럼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어 읽는 재미까지 함께 선사한다. 비즈니스의 목적으로 혹은 정치적ㆍ문화적 의미에서 혁신적 소통 방법을 찾는 이들, 큐레이터의 꿈을 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많은 영감과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다.

박물관 큐레이터가 예술작품을 선정하여 최상의 위치에 전시하듯 ‘콘텐츠 큐레이터’는 수많은 콘텐츠를 보기 좋고 유익하게 구성해 주는 ‘인간 필터’라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큐레이션. 이 책을 통해 그 흐름을 파악하고 큐레이션을 꾸준히 실현한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소통의 가능성이 열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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