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 전 직원대상 양승동 사장 신임투표…‘조국 보도참사’ 후폭풍
KBS노동조합, 전 직원대상 양승동 사장 신임투표…‘조국 보도참사’ 후폭풍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9.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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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언론’, ‘민주당 기관지’ 여론비판 속 한겨레-MBC-KBS 등 기자들 깨어나나?

이른바 조국 보도참사가 양승동 KBS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라는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킨 모양새다.

KBS노동조합(1노조, 언론노조는 2노조)은 조합원을 포함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양승동 KBS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양승동 사장 체제 들어 몇 년간 누적된 적자 경영 문제에 더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 보도 과정에서 과거 발언 일부가 삭제된 채 방송되자 제작 자율성 침해라는 내부 비판 등이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6일부터 24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양 사장에 대한 신임 또는 불신임 투표를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투표는 100% 모바일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편파, 왜곡보도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던 양 사장은 공식 임명된 지 약 9개월 만에 신임 투표가 부쳐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 사장은 고대영 전 KBS 사장이 사실상 강제 해임된 이후 지난해 4월 취임해 전임 사장 잔여 임기를 채우고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재임명됐다.

KBS1노조인 KBS노동조합은 지난 1월 급여공제 기준 자료상 1천195명의 조합원이 소속돼 KBS 내 총 3개 노조 가운데 두 번째로 조합원이 많다. KBS에는 이외에도 2천143명이 가입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우파노조인 KBS공영노동조합이 있다.

KBS노동조합은 지난 7월부터 비대위를 소집하고 현 경영진의 경영 실패를 지적해왔다. 또한 최근 조국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취재 자율성 훼손 논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특히 지난 3일 KBS 1TV <시사기획 창-조국으로 조국을 보다> 방송 전 제작진이 비판 조로 내보내려 한 과거 발언들을 데스크에 의해 절반 이상 삭제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 장관의 내로남불 발언은 당초 원고에 쓰였던 12개에서 7개가 데스크에 의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발한 제작진은 3개의 발췌문을 더 넣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데스크는 이를 거부하고 2개만 추가해 최종적으로 12개의 발췌문 중 7개만 올라가게 됐다고 한다.

노조는 또한 해당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게 오히려 조 장관 지지 집회 녹취와 지지자 인터뷰를 내보냈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앞서 KBS공영노조 역시 수차례 성명을 내어 비판했다.

공영노조는 전날도 성명을 내고 “‘시사기획 창’이 정권에 부담되는 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방송시간을 매주 화요일 밤 10시에서 토요일 밤 8시로 옮긴다고 한다. 사실상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MBC노동조합(위원장 허무호·이하 MBC노조)은 지난 6일 ‘침묵하는 기자들, 추락하는 MBC’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조국 보도 참사’에 항의하는 한겨레 기자들의 성명을 MBC는 오늘 질식할 듯한 수치심으로 받아들인다”며 “자사 보도가 부족했다고 자성하는 한겨레 기자들의 성명을 접하고 그 보도마저 부러워했던 MBC 구성원들은 부끄러움과 좌절감에 몸서리친다”고 개탄했다.

MBC노조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 초기 모든 매체가 비리 의혹을 제기할 때 MBC는 ‘아직 확인된 게 없다’며 이를 홀로 외면해왔다”며 “그 뒤 각종 보도가 물결을 이루자 겨우 리포트 수를 채웠지만 내용은 면피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주요 의혹은 빠뜨리고, 해명은 키우고, 조국 당시 후보자에게 불리한 증언자의 정치성향 논란을 길게 보도했다”면서 “뒤늦게 취재에 뛰어든 KBS도 단독보도를 하는데, MBC는 언감생심 남의 기사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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