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공부머리 독서법....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교육의 모든 것
[서평] 공부머리 독서법....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교육의 모든 것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9.17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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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승필은 독서교육전문가이자 어린이·청소년 지식도서 작가. 세 아이에게 늘 책을 읽어주는 다정한 아빠이기도 하다. 한참 호기심 많던 첫째 아이와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 이야기, 사람이 뭐야?》를 써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을 받았다.

책이라곤 거들떠보지 않았던 전교 꼴찌 초등학생 시절, 우연히 집어 들었다가 눈이 퉁퉁 붓도록 울며 몇 번이나 다시 읽게 된 《플랜더스의 개》를 ‘인생 책’으로 꼽는다. 그렇게 독서의 첫발을 뗀 뒤 교과서도 술술 잘 읽게 되고 우등생이 되는 경험을 하면서 “나도 해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를 깨달았고, 결국 작가의 꿈도 이루었다.

대치동에서 논술 강사 생활을 시작해 12년째 독서 논술 교육에 몸담고 있으며, 전국 도서관, 학교 등지를 돌며 학부모, 사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책 읽기랑 공부가 무슨 상관이냐고? 공부머리 독서법’을 강연 중이다. 학부모를 위한 독서교육 인터넷카페 ‘공부머리 독서법’의 운영자이자 독서교육 팟캐스트 <노란책방>에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에밀 졸라 씨, 진실이란 무엇인가요?》(책마루), 《세상이 깜짝 놀란 우리 역사 진기록》(뜨인돌어린이), 《굽이굽이 이어진 아름다운 우리 강산》(주니어RHK)외 여러 권이 있다. 교육 잡지 《우리 교육》에 독서 문화 칼럼을 연재 중이며 《어린이 동산》, 《어린이 좋은 생각 웃음꽃》 등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연재했다.

“어렸을 때 그림책 진짜 많이 읽어줬거든요.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더니 책을 안 읽어요.”

“읽으라는 책은 안 읽고 학습만화만 봐서 걱정이에요.”

“책은 많이 읽는데, 국어 성적도 안 나오고 수학 문제는 읽어도 이해를 못해요. 뭐가 문제일까요?”

어린이책 작가이자 독서교육 전문가인 공독쌤 최승필 작가가 학부모들로부터 매일같이 듣는 하소연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책 잘 읽는 아이로 키울 수 있나요?”라는 고민과 질문의 바탕에는 만만치 않은 독서교육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에게 책 좀 읽혀보려고 하면 요리조리 핑계를 대며 피하기 일쑤고, 겨우 책상에 앉혀놔도 책을 구경하는 수준으로 후딱 읽어치운다. 게다가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바쁘다. 학교에 학원에 공부까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아이들과 매일 책을 읽는 최승필 작가는 이런 독서교육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게다가 저자가 직접 경험한 우리 아이들의 독서 현실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중학교 수학 문제를 풀고 원어민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초등 우등생들조차 자기 학년의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현격히 낮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낮은 언어능력을 가진 초등 우등생들은 중학교에 올라가면 반드시 성적이 떨어졌다.

매년 반복되는 초등 우등생들의 몰락 현상을 보면서 저자는 독서와 공부의 상관관계를 12년에 걸쳐 연구했다. 그렇게 축적된 실제 사례와 데이터를 집약한 책이 바로 《공부머리 독서법》이다.

사실 우리 아이들의 어린 시절 독서량은 결코 적지 않다. 영유아기 때부터 과학, 사회, 역사 분야의 전집을 고루 섭렵하고, 초등학교에는 ‘필독서’라는 이름의 도서리스트가 존재하며 학습지 선생님의 정기적인 독서 관리까지 받는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이 왜 교과서조차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읽기 열등 상태에 빠졌을까?

문제는 우리 아이들의 주요한 공부 방식이 ‘듣는 공부’라는데 있다. 듣고 이해하는 방식의 공부는 저학년 때는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교과의 양이 늘어나면 한계가 생긴다. 읽고 이해하면 금방 해치울 공부도 듣고 이해하려면 몇 배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더군다나 어려서부터 ‘듣는 공부’에 시간을 빼앗겨 읽고 이해하는 독서를 할 시간이 없는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은 치명적이다. 공부가 ‘교과서’라는 책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임을 생각하면 ‘읽고 이해하는 언어능력’을 키우는 일이 시급하다.

《공부머리 독서법》에는 교육 현장에서 직접 현실을 마주한 저자의 안타까움과 절박함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야기책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독서의 많고 많은 가치와 효용 대신 ‘공부’에 집중해 독서교육의 원리와 방법을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학교 교육 현장에 놓여 있는 아이들에게 독서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 ‘공부’이기 때문이다.

언어능력이 낮은 아이들에게 공독쌤이 내린 처방은 ‘푹 빠져서 읽게 되는 이야기책’이었다. 얼핏 생각하면 교과 연계 도서나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재미있는 이야기책 독서를 했을 때 성적 상승효과가 가장 좋았다. 지식도서는 독서 효과가 좋은 책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지식도서를 읽어낼 수 없을 정도로 언어능력이 낮았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의 머릿속에서는 주요 장면과 줄거리, 인물들의 관계 같은 정보들이 집처럼 구축된다. 연령대에 맞는 이야기책을 읽고 머릿속에 집을 지을 수 있는 아이는 교과서를 읽을 때도 내용을 이해하고, 자기 방식대로 개념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독서는 성인까지 꾸준히 이어져야 할 습관이지만, 대부분 청소년이 되기 전에 그 싹이 꺾이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독서교육은 풀코스 마라톤처럼 오랜 시간 어렵게 달려야 하는 문제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공독쌤 최승필 작가는 말한다. 진정한 독서법은 가정에서도 실행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법이라고. 아이와 책 읽기를 두고 씨름하다가 지칠 때면 《공부머리 독서법》을 곁에 두고 펼쳐서 읽어보길 권한다. 풀코스마라톤처럼 느껴지는 독서교육을 페이스메이커처럼 옆에서 지켜주며 든든하게 의욕을 돋워 주리라 확신한다. 그렇게 몇 번을 거듭하다보면 마라톤처럼 느껴졌던 우리 아이의 책 읽기가 매일 걷고 싶은 길로 바뀌는 데 의외로 긴 시간이 들지 않을 것이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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