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 “혜택은 임원이 보고 책임은 직원에게 지라니…수긍 어려워”
MBC노동조합 “혜택은 임원이 보고 책임은 직원에게 지라니…수긍 어려워”
  • 미래한국 편집부
  • 승인 2019.09.20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영진이 경영책임을 먼저 져야 한다”

시청률 추락 등으로 영업적자에 시달리는 MBC의 최승호 사장 등 경영진이 밝힌 ‘2019년 비상경영 방안’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경영진이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비용 등을 삭감하면서 고통 분담을 강조하지만, 정작 임원들은 책임을 나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MBC노동조합은 20일 성명을 내어 “경영책임은 경영진이 먼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최승호 사장 등 현 경영진이 회사 비용으로 운전기사 딸린 고급 승용차를 타고 비서가 있는 넓은 사무실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것은 경영에 전념하고 그 책임을 지라는 뜻”이라며 “그런데 혜택은 임원들이 보고 책임은 직원들이 나누어지라면 누가 수긍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미국의 아이아코카는 파산 위기에 놓인 크라이슬러를 구하기 위해 연봉 1달러만 받고 회장에 취임했다. 그 정도는 못 하더라도 경영진이라면 경영책임은 먼저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하 성명 전문 -

[MBC노조 성명] 경영 책임은 경영진이 먼저 져야 한다.

임금을 줄이겠다고 한다. 업무추진비를 깎겠다고 한다. 사내복지기금도 삭감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성과임금제를 도입하고 임금피크제 적용은 늘리겠다고 한다. 최승호 사장 등 현 경영진이 제시한 ‘2019년 비상경영 방안’이다.

작년에도 직원 임금을 줄였는데 그래서 경영이 개선됐는가? 또다시 천억 원대 적자가 반복되면 다른 데서 해결책을 찾아야지 또 월급을 깎아 적자를 900억 원대로 줄인다는 게 정상적인 경영인가?

최승호 사장과 조능희 기획조정본부장 등 현 경영진은 성과임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업무 능력보다 정치 성향과 친소 관계를 중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현 경영진이 어떤 임금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가뜩이나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MBC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저임금에 시달리는 회사로 만들지 않을지 대단히 우려된다. 성과임금제를 도입하려면 먼저 공정한 업무 평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

현 경영진에게 성과임금제를 도입해 공정하게 시행할 의지가 있다면, 먼저 경쟁력 없는 프로그램 제작비를 삭감하고 출연자를 교체할 용기부터 보여라. 프로그램 기획비 회의비 등이 어떻게 쓰이는지 사내에 공개할 용기부터 보여라. 그게 경영 합리화의 출발점이다.

이달부터 평직원들 업무추진비가 월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줄었다. 그 돈으로 업무추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차치하고, 어려운 회사 살림에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 그런데 임원들이 아무 이유 없이 받는 월 수백만 원의 현금 특활비는 왜 그대로 놔두는 것인가? MBC노조에서 수차례 지적했음에도 현 경영진은 모르쇠로 일관해 왔는데, 몇 달 뒤 새로 들어올 차기 임원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특활비를 폐지하는 게 옳다.

또한 현 경영진은 직원들 특별상여 100%를 영업흑자가 달성되면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현 경영진의 지난 실적으로 보아 언제 MBC가 영업흑자가 되겠는가. ‘소말리아가 선진국이 되면 주겠다’는 시답잖은 농담을 듣는 느낌이다. 그리고 경영책임을 경영진이 져야지 왜 직원 보수와 연동시키는가.

최승호 사장 등 현 경영진이 회사 비용으로 운전기사 딸린 고급 승용차를 타고 비서가 있는 넓은 사무실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것은 경영에 전념하고 그 책임을 지라는 뜻이다. 그런데 혜택은 임원들이 보고 책임은 직원들이 나누어지라면 누가 수긍하겠는가? 미국의 아이아코카는 파산 위기에 놓인 크라이슬러를 구하기 위해 연봉 1달러만 받고 회장에 취임했다. 그 정도는 못 하더라도 경영진이라면 경영책임은 먼저 져야 한다.

2019년 9월 20일

MBC노동조합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