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 - 시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는 비즈니스
권순철의 유통칼럼 - 시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는 비즈니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0.0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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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은 인식 체계는 많이 다르다. 시간과 공간은 어떻게 인식되어 왔을까?

동아시아의 인식체계에서 시간과 공간을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했다. 동양에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우주(宇宙)로 집약된다. 우(宇)는 공간적 개념이고, 주(宙)는 시간적 개념이다. 공간적 개념인 우(宇)와 시간적 개념인 주(宙)를 합하여 우주(宇宙)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사용했다. 공간적 개념인 우(宇)를 앞에 둠으로써 공간을 더 중시했을 것이라고 유추해볼 수 있다.

서양의 과학적 인식체계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분리된 개념으로 이해했다. 시간이란 개념은 물질이나 사건이 공간에서 이동하거나 변화하는 흐름을 파악하는 좌표로 이해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등장한 이후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시공간(時空間)의 연속된 것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권순철 홈넘버 상무, 유통칼럼니스트
권순철 홈넘버 상무, 유통칼럼니스트

그렇다면 비즈니스 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뉴스기사를 보면, 비즈니스를 설명할 때 플랫폼경제, 공유경제,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클라우드, 데이터경제, 비즈니스 생태계 등의 단어가 많이 사용된다. 단어와 단어 사이에는 관계성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 플랫폼 경제가 공유경제를 품으며 비즈니스 생태계 변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렇게 공유경제라는 단어가 비즈니스 생태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전까지는 주요 관심은 시간이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KTX이다. KTX가 도입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고객이 ‘편안한 여행을 위해 새마을호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사람들이 KTX가 도입되자 ‘빠른 여행을 위해 KTX를 선택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 즈음 영업사원의 주요 멘트들은 ‘이 기계를 도입하면 시간당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인력을 줄일 수 있고, 의사결정 시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등이었다.

공유경제라는 말이 우리의 일상 언어로 들어온 뒤에는 우리의 주요 관심은 공간이었다. 차량을 공유하는 방식만 봐도 택시처럼 운전기사가 딸린 차, 렌터카처럼 시간제 임대형 차, 방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합승하는 카풀 등 다양하다. 또한, 차량에서 시작된 이동 수단의 공유는 자전거,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 승합차, 대형버스 등으로 빠르게 확장됐다.

위기를 인식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난달 자율주행 선두기업 중 하나인 앱티브(APTIV)와 20억달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뉴스 기사를 보면, 연구개발 합작법인의 자본금 20억달러는 전액 현대그룹사가 나누어 부담한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출자한다.

공유경제 서비스의 핵심은 옷, 책, 공구, 장난감, 액세서리, 명품 등 일반상품보다는 오피스, 숙박, 주방, 자동차 등 공간이다. 본질적인 것이 선행하고 부수적인 것이 후행하듯이 공유경제의 핵심인 공간의 공유가 선행하면 자연스럽게 상품의 공유시장도 열릴 것이라고 예측해보는 것은 여렵지 않을 것이다.

공유경제와 공간 그리고 유통이라는 단어들을 연결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창고이다. 유통에서 공유경제의 핵심은 창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언가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시스템이 선행되어야 한다. 창고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보안관제시스템, 재고관리시스템, 통합택배운송장출력시스템 등 창고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솔루션이 있어야 하고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은 유통에서도 시간에서 공간으로 비즈니스의 장(field)이 바뀔 때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시스템들로는 창고를 공유하기에 부족하다. 진짜 창고를 공유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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